[미학의 사자성어] 소중대견(小中大見)
[미학의 사자성어] 소중대견(小中大見)
  • 하영균(상도록 작가)
  • 승인 2020.11.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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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뜻은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본다는 말이다. 중국의 속담에 있는 말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속에는 속담 이상의 의미가 숨겨져 있다. 작은 것은 하나의 모든 결정체가 모여 있는 것이다. 이곳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우리는 과학자들이 하는 원자를 보면 그 속에 우주가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세상의 가장 작은 것이지만 그것을 통해서 세계의 움직임을 알 수가 있고 세상을 보는 원리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이와 상반되지만 동일한 의미로 통하는 말이 있다. 이대관소(以大觀小)로 큰마음으로 작은 것을 살핀다는 뜻이다. 즉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의미이다. 때로는 이런 관점도 필요하다.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볼 수도 있어야 하지만 커다란 시각으로 작은 것도 살필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작은 것은 단순히 작은 것이 아니라 응축되어 있는 것이다. 마치 모든 향이 한곳에 모여 있어서 확장되기 전에는 조그만 물방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것이 공기 중으로 펴지는 순간 온 방 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강한 향기를 내어 뿜는다. 이와 같이 작은 것이라고 하여도 큰데 확장이 가능한 것이다. 또 비슷한 비유가 바로 망원경이다. 망원경의 렌즈는 너무나 작다. 우리 눈만 한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온 우주를 볼 수가 있다.

소중대견(小中大見)의 의미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다. 망원경을 통해서 우주를 보듯이 우리는 조그만 아름다움을 통해서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주 작지만, 그 속에 담긴 세상의 아름다움의 원리 그 자체를 보여 줄 수 있을 때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보석이다. 이 보석은 작아도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귀하여서 그런 것도 있고 실제 아름다움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 덩어리로 만든다면 어쩌면 보석일지 모른다. 실제 수 없는 사람들이 보석의 아름다움 자체에 빠진다. 보석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것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세상의 아름다움이 다 보인다고 한다.

가장 작지만 가장 가치가 있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것이 보석이다. 작은 것을 통해서 큰 것을 보는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도 예술작품 중에서도 단순히 한두 가지의 사소한 물건을 그려 놓은 정물화나 한 구절의 시로 이루어진 하이쿠 같은 시는 모든 아름다움의 절정을 표현해 놓은 것이다. 그것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은 긴 문장이나 큰 그림이 아니라 아주 작지만 사소한 것을 통해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 아름다움의 목적이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이라면 그 작고도 별 볼일 없는 것으로도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느끼게 하는 소중대견(小中大見)의 정신인 것이다.

그럼 소중대견(小中大見)의 예술은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제일 처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보석디자인이다. 보석을 다듬고 가공하여 아름다움을 드러내 주는 그런 미학은 확실히 돋보인다. 가끔 명품 보석상 앞을 지날 때 보이는 보석이나 수동 시계의 아름다움은 어디에 내어놓아도 아름답다. 그 가격만큼 아름답다.

또한 시로는 한 문장의 시로 시의 아름다움을 모두 표현해주는 하이쿠나 중국의 사자성어도 그런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또한 네 컷 만평이나 시사만평의 아름다움도 뒤지지 않는다. 세상의 아름다움은 크다고 하여 다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아름다움의 크기는 작품의 크기가 아니라 생각의 크기이다. 그리고 그 큰 생각을 작고도 작은 하나의 예술 속에 놓여 내면 그것이 완성된 형태의 아름다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사소하지만 그것이 아름다움으로 완벽히 마무리될 때 미학은 빛이 나다. 소중대견(小中大見)의 미학적 시각은 예술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가능한 압축시켜 낼 수 있을 때 그 미학적 가치는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예술의 행위는 무의미를 걷어 내고 그 진실한 미적 의미만 남기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서울대학교 농생물학과 졸업, 동아대학교 경영대학원 마케팅 전공 수료, 가치투자 전문 사이트인 아이투자 산업 분석 칼럼 연재(돈 버는 업종분석), 동서대학교 전 겸임교수(신발공학과 신제품 마케팅 전략 담당), 영산대학교 전 겸임교수(신제품 연구소 전담 교수), 부산 정책과제-글로벌 신발 브랜드 M&A 조사 보고서 작성 책임연구원, 2017년 상도록 출판, 2018년 대화 독법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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