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食현장] 한식의 ‘인문학’ 향연이었던 성북동 전시회
[韓食현장] 한식의 ‘인문학’ 향연이었던 성북동 전시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11.26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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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희 팀장이 중심이 돼 ‘키나’에서 열어··· ‘남반북찬 남북집밥’ 다 선보여
전시팀장을 맡은 황지희 한식대가 

성북동에서 열린 한식대가 전시장인 ‘키나(KINA)’를 찾았을 때 입구에는 ‘남반북찬 남북집밥’ ‘한식재발견’이라고 쓴 두개의 엑스밴드가 놓여있었다.

키나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으며, 돌잔치나 회갑연, 결혼식 등 대관행사를 많이 치르는 성북동의 명소다.

이날 전시회는 ‘황금레시피’라는 책을 내기도 한 황지희 한식대가가 팀장이었다. 그는 ‘만물상’ ‘최고의 요리비결’ 등 TV요리 프로그램으로도 알려진 요리연구가다.

입구에 내건 두 개의 엑스밴드가 상징하듯, 이날 행사는 남한과 북한의 집밥음식을 소개하면서, 한식 면역음식과 치유음식도 선보인 자리였다.

“야외 전시를 준비했는데, 마침 비가 오는 바람에 부랴부랴 실내 전시만 하네요.”

황지희 한식대가가 실내로 안내하며 전시에 참가한 한식대가들을 소개했다.

이번 전시 참여자는 황지희 팀장을 포함해 박지은(한정식), 박양숙(떡케이크), 공효은(식공간연출), 유대성(국밥정식 상차림), 김영슬(한정식), 정두연(한정식), 권정현(식공간연출), 최영미(한정식), 이승미(한정식), 유귀열(김치) 한식대가로 제주와 대구 등 전국에서 올라왔다고 한다.

전시장은 가을풍경이 물씬 풍겼다. 전시된 요리 하나하나가 빼어난 담음새로 눈을 현란하게 했고, 그릇 주변으로는 계절을 느끼게 하는 가을 나뭇잎 소품들이 넉넉히 배치돼 훌륭한 장식을 이루고 있었다.

전시장 입구로 들어서자 정면으로 ‘개성만둣국’ ‘혼돈탕’ ‘북어조림’ ‘고추선’ ‘배추김치’ 같은 이름표를 내건 음식들이 보이고, 옆으로 개성고려고추장공장에서 만든 ‘메주장’과 ‘개성고려고추장’도 전시돼 있었다. 황지희 한식대가는 “평양에서 파는 북한 된장과 고추장을 가져와 전시했다”면서, “북한 고추장과 된장은 우리보다 색깔이 진하다”고 말하고, “맛을 보며, 비교해 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그 왼쪽으로는 의정부에서 ‘두부마을 양반밥상’을 경영하는 박지은 한식대가가 ‘두부전’ 두부스테이크’ ‘명란두부조치’ ‘두부전골’ 등을 먹음직스럽게 전시했고, 최영미 한식대가는 탕평채, 새우샐러드, 가지찜, 보석양갱 등 퓨전한식상차림을 선보였다.

또 떡케익과 수박과 호박에 조각을 한 카빙작품도 전시돼 있었다. 수박과 호박의 겉면 반쪽에 꽃과 그림, 글을 조각한 작품에는 ‘2020 한국식문화세계화대축제’ ‘대한민국 한식포럼’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전주에서 왱이집을 경영하는 유대성 한식대가는 지역특산인 전주콩나물국밥과 왱이모주, 동치미 등을 선보였다.

제주특산을 살린 제주화수분 건강밥상도 이날 선보였다. 풋귤장아찌, 한치전, 메밀조배기, 톳영양밥, 무배추콩국, 번행초, 백고사리와 흑돼지볶음 등 입맛을 다시게 만드는 신선한 이름의 음식들이었다.

이날 전시된 음식을 제대로 소개하자면, 글이 한없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톳영양밥 같은 음식 하나만 해도 재료와 조리법, 영양과 효능, 계절 등을 따지면 얘기 소재가 없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날 성북동의 전시회는 눈코입 등 오감으로 먹고 느끼는 음식 전시회에서 더 나아가, 식재료와 음식의 인문지리까지 담긴 ‘음식인문학향연’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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