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기] 아중동회장단, 코로나극복 남도 단합대회
[동행기] 아중동회장단, 코로나극복 남도 단합대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11.28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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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간 광양-순천-보성에서 골프 및 맛집 순례...광양불고기, 승주염소수육, 벌교꼬막이 일미
순천 승주CC에서
순천 승주CC에서

“꼬막전문집을 찾아오길 잘했네요. 여자만이 있는 벌교에서 꼬막정식을 즐기는 것도 남도 맛집순례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일 듯해요.”

벌교시장 앞의 꼬막요리 전문집에서 꼬막정식으로 점심을 들면서, 누군가 말을 꺼냈다.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회장 김점배)는 11월22일부터 24일까지 2박3일 전남 광양과 순천, 보성을돌며 단합대회를 가졌다.

이태전에는 인천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를 마치고 마찬가지로 2박3일 남도순례를 하는 단합대회를 가졌다. 당시는 대회 이름도 ‘남도맛기행’으로 정해놓고, 고창 선운사 초입의 풍천장어집, 장흥읍 토요시장의 한우삽합집, 상다리 휘어지는 강진의 한정식집, 이순신 장군의 12척의 남은 배를 모아 출항한 장흥 회진항의 된장물회집, 죽향 담양의 청둥오리집을 돌면서 남도 진미를 즐기며 단합대회를 가졌다.

지난해 가을에는 당초 울릉도에서 단합대회를 갖기로 했으나 바닷바람이 강해 강원도 정선과 영월을 돌며, 현지의 맛집을 찾았다.

올해는 12월1일부터 3일 서울 워커힐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2020 세계한인회장대회를 앞두고 한국에 들어와 있는 아프리카중동지역 한인회장들이 정부방역시책에 맞춰 소규모 회동을 한 것이다.

각기 승용차를 이용해 첫날은 광양만 국제여객터미널 앞에 있는 락희호텔에 여장을 풀고, 광양불고기로 유명한 음식점 ‘금목서’를 찾았다.

“정원에 나무를 보지 못하셨나요. 나무 이름이 금목서입니다.”

가게 이름이 특이해서 물어보자, 가게 주인이 이렇게 소개를 했다. 정원에는 마치 난초처럼 여러 줄기가 한꺼번에 치솟아오른 나무가 서 있었다.

“전설에 나오는 달나라 계수나무로 유명한 금목서”라고 소개한 안내석에는 “예로부터 사랑채 앞에 즐겨심어 선비의 꽃이라 일컫던 금목서는 그윽한 향이 만리까지 이어진다 하여 ‘만리향’이라 한다”는 설명까지 붙어 있었다.

이 날의 관심은 나무보다는 맛이었다. 광양불고기를 현지에서 먹어본다는 생각에 모두 기대를 걸고 입맛을 다셨다.

“우리 집만의 독특한 방식입니다. 다른 집은 숯불위에 고기를 펼쳐놓고 굽는데, 우리는 뭉텅이로 올려서 자주 뒤집으면서 구워요.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아 별미지요.”

가게 사장님이 직접 나서서 이렇게 설명하며, 고기를 구워보였다. 고기 육질도 좋았고, 현지의 입새주도 입맛을 도왔다. 이날 저녁비용은 김점배회장이 부담했다.

광양만을 가로지르는 이순신대교를 배경으로
광양만을 가로지르는 이순신대교를 배경으로

이튿날부터는 골프 라운딩이 연이어 예정돼 있었다. 순천 승주컨트리클럽에서 11시 티업을 시작으로 아중동회장단은 3개조를 만들어 라운딩을 하기로 돼 있었다. 아중동회장단은 호텔에서 조식을 하고는 각기 골프장으로 향했다. 김점배 회장은 먼저 출발해 광양에서 유명한 기정떡을 사와서 골프카트마다 실어줬다.

“승주CC가 정말 좋군요. 잘 만든 고급 골프장이네요.”

골프장을 둘러보며 김부진 전 나이지리아한인회장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승주CC는 남해의 여자만이 내려다 보이는 곳은 가슴을 탁트이게 했다. 이날 숙소는 승주CC에 딸려있는 골프텔이었다. 숙소는 클럽하우스에서 700m 거리에 있었다.

아중동회장단은 3개조로 나눠서 라운딩을 마치고는 숙소에 짐도 풀지 않은 채 만찬장으로 향했다. 클럽하우스는 코로나로 인해 사우나 시설을 가동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일행들은 모두 라운딩 차림 그대로 저녁 장소로 갔다.

“순천에서 유명한 한정식집을 가려 했는데 코로나가 발생했다고 손님을 받지 않네요. 대신 골프장 주변에 있는 식당으로 정했어요.”

아중동총연 사무총장을 맡은 전상호 시리아한인회장이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식당은 ‘염소고기’ 전문집으로, 골프장에서 승용차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염소고기 수육과 탕을 시키고, 또 소고기 떡갈비 구이를 시켰습니다. 많이 드세요.”

이날은 여자분들한테 특히 좋다는 염소고기로 함포고복한 날이었다. 옆에 앉은 김종익 전 남아공한인회장이 자신은 입이 짧다면서, 수육과 탕에 젓가락을 갖다 대지 않았던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중동총연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회장은 이날 저녁 식비는 기꺼이 부담을 자청해, "실로 모범이 된다"는 칭찬을 들었다.

승주 염소고기 전문식당에서
승주 염소고기 전문식당에서

이튿날은 오전 8시20분부터 골프 티업이었다. 이날은 조편성을 새로이 했다. 시합을 해서, 시상식을 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 바람에 팀마다 살짝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행들은 라운딩에 앞서 아침 7시반 클럽하우스 2층 식당에서 우거지탕으로 조찬을 들었다.

이날은 날씨가 무척 좋았다. 전날은 바람도 차갑고, 날도 흐렸으나, 이날은 햇빛이 쨍쨍한데다 바람 한점 없어 라운딩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일행은 전날처럼 세 개 팀으로 조를 편성해 중간에 휴식도 없이 18홀을 돌았다. 그리고는 락카문도 열지 않은채 각기 승용차로 점심 식사 장소인 보성 벌교로 향했다. 승주CC에서 벌교까지는 30분이 걸렸다.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다. 저자인 조정래 작가의 생가도 벌교에 있다. 벌교 읍내로 들어서자 ‘조정래태백산맥문학관'으로 가는 안내표지도 보였다. 오찬 장소는 벌교시장 입구에 있는 꼬막정식집이었다. 마침 장날이어서 일행은 장터에서 강정엿도 사고, 꽈배기와 도넛도 샀다.

오찬은 꼬막요리 일색으로 이뤄진 꼬막정식이었다. 삶은 참꼬막과 새꼬막, 은박지로 싸서 구운 새꼬막, 꼬막두부탕, 꼬막지지미, 꼬막탕수육, 꼬막 막젓에다 꼬막무침까지 나왔다.

“참꼬막을 남기시네요. 한 알에 천원씩이나 가는데요. 여자만에서 갓 잡아온 꼬막입니다.”

꼬막에 질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우리 일행에게 주인장이 핀잔 같은 조언을 했다. 그러자 참꼬막에 손들이 갔으나 여전히 꼬막은 남았다. 밥상위는 꼬막천지였다.

이날 점심은 전상호 아중동총연 사무총장이 냈다. 전총장은 여성용 화장솔도 준비해 사람마다 돌렸으며, 김점배 회장은 건미역과 마른멸치 한박스를 담은 쇼핑백을 참여자 전원에 선물로 전달했다.

이틀간의 골프라운딩과 3일에 걸친 남도 맛기행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기자는 돌아오는 길에 태백산맥문학관을 찾았으나, 코로나로 인해 관내 참관은 되지 않았다. 대신 주변에 있는 현부자집, 소화집 등을 둘러보고는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벌교에 있는 '조정래태백산맥문학관' 전경
벌교에 있는 '조정래태백산맥문학관' 전경
벌교 장터에서
벌교 장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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