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님이 이래서야?”··· 아중동총연, 재외동포영사실장에 허탈감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님이 이래서야?”··· 아중동총연, 재외동포영사실장에 허탈감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12.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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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현희 마다가스카르 한인회장 “외교부에 해명 요청할 것”··· “이헌 실장은 개막식 와서 정면만 주시”
원현희 마다가스카르한인회장.
원현희 마다가스카르한인회장.

“재외동포영사실장이라면 외교부에서도 직급이 높은 간부잖아요. 재외동포 관련 영사업무를 총괄하는 분이고요. 그런데 세계한인회장대회 개막식에 와서 보인 태도를 보면, 정말 이런 분이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재외동포 업무를 돌보는 분인가 눈을 의심할 정도였어요.”

서울 워커힐호텔의 한식점 명월관에서 원현희 마다가스카르한인회장이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이날은 2020 세계한인회장대회 마지막 날이었다. 이 대회에 운영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원 회장은 폐회식을 막 마치고,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과 함께 명월관을 찾았다.

김점배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현희 회장이 털어놓은 자초지종은 이랬다.

2020 세계한인회장대회는 코로나로 인해 온-오프라인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12월1일부터 3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개막식은 1일 오전 10시 워커힐의 비스타홀에서 열렸다. 예년 같으면 개막식에는 전 세계에서 온 400여명의 한인회장으로 가득 찼겠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회의를 중심으로 하는 바람에 개막식에는 불과 4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40여명도 따져보면,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신임 이사장과 오영훈 재외동포재단 기획이사, 재외동포재단 전임 이사장을 지냈던 김봉규 이구홍 김경근 이사장, 그리고 재외동포재단 자문위원 약간명과 동포단체 및 언론 대표, 그리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덕룡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이사장 등 국내 관계자나 내빈이었고, 해외에서는 불과 6명의 한인회장들이 참석했다.

이들 6명은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들 20명 가운데 국내에 들어와 있던 사람으로, 심상만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장, 노성준 러시아CIS한인회총연합회장, 강인희 전임 러시아CIS한인회장,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 원현희 마다가스카르한인회장이 전부였다.

이러다 보니 개막식 자리 배치도 해외에서 온 한인회장 6명을 전면 배치했다. 무대를 보고 맨 앞에 4명씩 앉는 테이블 3개를 배치하고, 맨 가운데 테이블에는 강경화 장관과 김성곤 이사장, 심상만 회장, 강인희 회장이 앉았다. 맨 앞 오른쪽 테이블에는 국민의힘 재외동포위원장이자 국회 외통위 간사를 맡은 김석기 의원, 시계방향으로 이헌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 원현희 회장, 김점배 회장 4명이 앉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헌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이 같은 테이블에 앉은 김점배 회장 및 원현희 회장과는 명함교환은커녕, 눈길 한번 주지 않고 행사 내내 단상 쪽만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눈을 맞추면 목례라도 할 수 있고, 나아가 얘기도 나눌 수 있잖아요. 같은 테이블에 앉은 김석기 의원과는 인사도 나누고 명함도 주고 받으면서, 같은 테이블에서 바로 뒤켠에 앉은 우리한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어요. 그리고 한 시간여의 개막식이 끝난 다음에도 못 본 척하고 일어났어요.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이라면, 동포사회나 영사 문제에 대한 관심에서라도 해외에서 온 우리한테 말 한마디는 걸만한데 말이지요.”

12월1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20 세계한인회장대회 개회식.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한 테이블에 좌석 4개만 배치됐다.
12월1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20 세계한인회장대회 개회식.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한 테이블에 좌석 4개만 배치됐다.

원현희 회장은 “정말 자존심도 상하고 불쾌했다”며 이날 일을 회고했다. 그는 나아가 “재외동포영사실장이 의도적으로 우리를 무시했다고 본다”면서, 이헌 실장과 앞서 있었던 일도 반추해냈다.

아프리카중동총연 회장단은 추석 전인 지난 9월28일 외교부를 방문해, 아프리카중동총연이 자체적으로 매입한 교민용 마스크를 교민사회에 전달하는 상황을 소개하면서, 현지 운송과 통관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외교부 방문에는 김점배 회장, 김종익 전 남아공 회장, 원현희 회장, 전상호 아중동총연 사무총장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이날 이헌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을 만나 현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우리 정부가 해외 반출규제를 하지 않는 마스크 10만장 가량을 국내에 확보해 놓고 있다면서 이를 어떻게 해외에 보낼 수 있을지를 문의했다. 해외에 보내도 현지에서 마스크를 통관하는 데 한 달이 더 걸리고 통관 비용도 턱없이 높게 매겨진다고 실상을 소개하면서 외교부에서 협력할 방안을 찾을 수 있을지 논의했다.

하지만 외교부 측은 이날 “무슨 마스크 문제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마스크는 우리 정부 태스크포스팀이 알아서 해외로 보내고 있으니, 자체로 보내는 것은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아중동 회장단은 이런 반응에 실망해, 전상호 사무총장이 나서서 나중에 본지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런 답 하는 게 재외국민보호과냐?”고 외교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아마 그 기사가 이헌 재외동포영사실장의 비위를 상하게 하지 않았나 싶어요. 저도, 김점배 회장님도 그날 외교부를 갔으니까 얼굴을 기억하겠지요. 하지만 그 기사 때문에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서도 일부러 인사 안 하고 앞만 보고 있었지 않나 생각됩니다.”

원현희 회장은 “하지만 이 일은 해프닝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외교부에서 재외동포 영사업무를 총괄하며 재외동포 영사 및 보호업무를 하고 있는 최고위 관리인 영사실장이 특정 지역 회장들을 상대로 꽁하니 있다는 것은 현지의 한인사회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 될 게 분명하다”면서 “이헌 재외동포영사실장은 개막식 날의 일을 어떤 형태로라도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일의 해명을 위해 강경화 외교부장관 앞으로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에서 항의서한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재외동포영사실장이 이런데, 재외동포영사 업무가 어찌 잘 돌아간다고 볼 수 있겠냐”고 항변했다.

참고로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은 대륙별 연합회에서 2명씩 위촉하고,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세계한인사회의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고, 우리 정부가 교감을 하는 자리라고 하면,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들은 세계한인사회의 주요 현안들을 정부에 전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강경화 장관은 “멀리 마다가스카르에서도 한인회장님이 참석하셨다면서요” 하고 일부러 원현희 회장을 불러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고 한다.

원현희 회장은 이 대회에 운영위원으로 참석하면서도 사례발표자로 참여해, 마다가스카르한인회에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시에 마스크 등 의료용품 800만원을 지원한 내용과 현지인들에게 구호품을 나눈 등의 사연을 담은 한인회 운영 성공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아중동총연도 대구와 경북도에 코로나 성금 2천만원을 보내는 한편, 현지 각국의 교민사회에도 마스크와 진단키트를 보내고 또 여름에는 모국 수재민 돕기 기부행사도 펼치는 등 코로나로 재외동포사회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큰 역할을 했으며, 이러한 내용 일부는 2020 세계한인회장대회 개막식 현장 스크린에 자막으로 소개되기도 있다.

원현희 마다가스카르한인회장과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
원현희 마다가스카르한인회장과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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