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역사와 이야기 어우러진 ‘이스라엘 트레일’ 950km
[기고] 역사와 이야기 어우러진 ‘이스라엘 트레일’ 950km
  • 이강근 전 이스라엘한인회장
  • 승인 2020.12.07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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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청년들이 많이 찾아··· 2개월 여정으로 국토종주하는 청년들

이스라엘에 950km 길이의 도보루트가 있다. 이스라엘트레일(Israel Trail)이다. 이스라엘 남북을 관통하는 국토종주길로, 북쪽 헬몬산에서 남쪽 홍해 해변까지 950km의 대장정 길이다.

이 길은 아주 인기가 높다. 애굽(이집트)에서 탈출해 가나안까지 40년간 광야를 헤멘 민족답게 국민 대부분이 걷고 싶어하는 걷기길이다. 남북 직선길이 560km 국토에 불과하지만, 이스라엘트레킹이 950km나 되는 것은 이 길을 따라 이스라엘의 역사적인 고적과 최고의 전망을 가진 명승지들을 두루 거치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스라엘트레일은 이스라엘 전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관광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성경을 아는 이들에게는 생애 최고의 순례길이다.

이스라엘 청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전원 군입대를 한다. 군입대 선호도가 78%이니 고등학교 내내 어느 군대에 입대할지에 관심을 갖는다. 대학은 나중 일로 당장은 관심이 없다. 이스라엘 청년들에게는 전통이 있다. 남녀 모두 고등학교 졸업 후 2-3년간 군복무를 마치면 몇 개월에서 일 년 가까이 국내외 여행을 떠난다. 군제대가 가까우면 이 여행계획에 몰두한다.

이스라엘사회는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보다는 군복무를 어디서 했느냐와 어떤 경험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국가 대사인 대학입시 수능시험 같은 것이 이스라엘에서는 소리 없이 치러진다. 주로 고등학교 내신성적과 일 년에 4차례 볼 수 있는 종합평가시험을 보면 된다. 대학보다는 군대 경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이스라엘 청년들에게 제대 후 가는 해외 여행길이 막혔다. 국내 여행도 반복되는 록다운으로 여행 제한이 많다. 그래서 부쩍 늘어난 것이 트레킹이다. 남북으로 펼쳐진 드넓은 산야를 종주하는 이스라엘트레킹 950km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 헬몬산에서 에일랏까지 주요 장소들을 연결하는 국토종주다. 그중 절반이 네게브를 지나는 광야길이다. 이 길을 따라 펼쳐진 풍광은 여행의 재미도 최고이고, 지나는 코스마다 얽힌 역사적인 지식도 걷는 길을 풍요롭게 한다.

며칠 전 헤브론 남쪽 언덕길에서 2개월 계획으로 한 달째 걷고 있는 청년 두 명을 만났다. 헬몬산 기슭 단키브츠에서 걷기를 시작해 헤브론 남쪽 언덕에 오니 절반을 걸은 셈이다. “어디로 가고 있는 길이에요?” 나의 질문에 상기된 표정으로 “에일랏까지 내려갑니다. 한 달 전 단키브츠에서 시작했어요”라고 답한다. 그의 표정 속에 행복과 의지가 넘쳐나 보인다. 마침 방문한 헤브론 남부에 위치한 친구 집이 이스라엘트레일 32번 구간 길이다. 남북을 오가는 2천년 전 로마 시대 길이 지나는 역사적인 길이기도 하다.

아직도 나에게는 이 트레킹을 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 나의 아들 헌재와 딸 유정이에게도 권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하면 더 좋겠다. Israel Trail 950Km!

필자소개
히브리대 정치학 박사, 아중동한인총연 고문, 유대학연구소장, 전 이스라엘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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