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食현장] 나주 운흥사에 열린 향토음식 전시회
[韓食현장] 나주 운흥사에 열린 향토음식 전시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0.12.14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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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봉 한식대가가 팀장을 맡아 전시··· 초의선사가 출가한 절로 주변에 차나무 많아

“여기는 빨치산들도 많았어요. 그 바람에 큰 절이 다 타버렸지요.”

나주 운흥사 어귀로 접어들 때 청와대 숙수를 지낸 손성실 대한민국 한식포럼 고문이 말을 꺼냈다. 손 고문의 고향이 인근의 남평이라고 했다.

“운흥사 산비탈에는 비자나무도 많아요. 비자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는데, 어릴 때 비자 따러 오기도 했어요.”

운흥사 어귀로 접어들면서 손 고문이 옛 시절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좌우가 갈리는 바람에 동네에서도 적잖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나주 한식대가 전시회는 운흥사의 절 앞마당에서 열렸다. 절 앞마당이라고 하지만, 운흥사는 보통 떠올리는 그런 웅장한 모습의 절이 아니다. 따라서 마당도 절 건물에 바로 붙은 게 아니라 제법 떨어진 곳의 주차장 같은 공터였다. 그 공터에 천막을 치고 전시회를 꾸린 것은 천수봉 한식대가의 발상이었다.

“이 절에 자주 다니면서 시주도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전시회를 이 절에서 하면서 절도 알리고, 우리 호남의 전통음식도 소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시팀장을 맡은 천수봉 한식대가는 이렇게 말하며, 참여자들을 소개했다. 우리가 전시장을 찾은 것은 오후 3시가 지났을 무렵이었다. 서울 광진구에서 오전에 전시회를 참가하고 서둘러 출발했으나, 길이 멀어서 운흥사에 도착했을 때는 늦가을 해가 서산을 향하고 있었다.

나주 전시회에는 향토음식연합회라는 이름으로 모두 29명이 참여해, 다양한 전통 향토음식들을 선보였다.

전통음식연구가인 천수봉 향토음식연합회장, 박애순 차와차담연구소대표, 허이재 서강대 교수, 박진우 부천대교수, 정희범 남해대 교수, 윤영덕 맛뜨락 대표, 정효화 발효화미 대표, 이승민 봉피양 총괄실장, 송진영 보리떡 몽실이 대표, 이순이 참외농원 대표, 김미숙 진주향토약선요리연구소장, 이혜령 발효정원 대표, 김미라 산수정 대표, 송정희 발효음식연구소 대표, 선명숙 사찰약선요리연구소 대표, 김영란 화순향토음식연구소 대표, 이미선 담양영산가든 대표, 서순복 팔각정한정식 대표, 박영심 전통양탕집 대표, 서혜자 송림산장 대표, 남계복 남계복발효연구소 대표, 오명숙 새송정떡갈비 대표, 유미현 발효전통음식 대표, 기옥주 산삼마루 대표, 김현희 맛난갓김치 대표, 황영미 미래팜 대표, 김미자 통나무집사람들 대표, 이옥자 전통찻집 달보드레 대표, 김점숙 전통부각 대표가 전시에 참석한 한식대가들이다.

이들은 각기 만든 음식들을 소개하면서 조리방법 등도 설명했지만, 음식 가짓수가 100여개가 넘어서 그 소개들은 생략한다.

단 모시잎밥알송편, 꽃송편, 비자강정, 동아만두, 호박만두, 야채누룽지, 꽃수과, 호박송편, 입술송편, 초롱송편, 국화절편, 금귤정과, 꽈리떡, 꽃인삼정과 등 떡과 만두, 후식 종류도 눈을 현란하게 만들었다. 너무 정성스럽고 예쁘게 만들어서 입속으로 가져가기가 쉽지 않을 듯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대한민국 한식포럼 충청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박해순 두리두리농원 대표도 참석해 열기를 돋웠다. 박 대표는 천수봉 회장의 행사를 찾아봐야 한다면서 일부러 나주를 방문했다. 박 대표와 천수봉 회장이 이튿날 대구에서 열린 전시장도 찾아 대구의 한식대가들과 교분을 나누기도 했다.

이날 전시회가 야외에서 이뤄진 데다 날씨도 쌀쌀했다. 이 때문에 한식대가복을 입은 전시참가자들의 고생이 더 심했던 것 같았다. 이 때문에 마냥 전시 작품들을 둘러보고 화제를 나누고 싶었지만,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행사장에는 앞마당을 전시장으로 빌려준 운흥사의 주지 스님도 함께해 운흥사의 내력과 운흥사에 자생하는 차나무들에 대해서도 소개를 했다. 조계종 사찰인 운흥사는 신라 때의 도선국사가 창건한 절이다. 조선 시대에는 380여 칸 규모의 대사찰로 고법당, 응진당, 약사전, 미타전 등 15채의 전각과 20개의 암자를 갖추고 있었으나 두 차례의 큰 화재와 6.25를 겪으면서 전각이 대부분 불타 버렸다고 한다.

주지 스님은 “다산 정약용 선생과 차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유명한 초의선사도 이 절에서 출가했다”면서, “지금도 차나무가 워낙 많아, 직접 트랙터도 몰면서 차를 재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지 스님은 우리가 돌아가는 길에 “직접 따서 덖고 발효시킨 차”라면서, 차 한 봉지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우리 일행은 이어 다음 행선지인 대구로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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