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월드옥타는 외국인 단체(?)··· 회장은 미국인, 이사장은 호주인, 수석부회장은 중국인
[취재수첩] 월드옥타는 외국인 단체(?)··· 회장은 미국인, 이사장은 호주인, 수석부회장은 중국인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21.02.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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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억원 넘는 국민 예산 집행··· 회장 선거 때는 패 갈려 치열한 공방

“미합중국인 하용화(Ha, Yong Hwa), 호주국인 김성학(Kim, Sung Hak), 중화인민공화국인 남기학(Nam, Jixue)···”

월드옥타(회장 하용화)로부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당해 해명 자료를 준비하다가 이런 내용을 봤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의 법인등기부 등본에 올라있는 등기이사 명단이었다.

월드옥타는 최근 본지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지난 12월23일자로 게재한 “400만불 정부지원 받아 겨우 620만불 수출 도와··· 월드옥타 해외지사화사업의 초라한 성적표”라는 제목의 기사를 두고, 정부지원이 환율을 정확히 따지면 400만불이 아니라 350만불에 가깝다는 등의 내용으로 정정보도를 해달라고 제소한 것이다.

이 중재위 재판에 출석해 밝힐 자료들을 챙기던 중 월드옥타 등기부 등본을 보게 된 것이다. 월드옥타는 2018년 11월 박기출 회장과 박병철 이사장, 장영식 수석부회장이 물러나고, 하용화 회장과 김성학 이사장, 남기학 수석부회장의 현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새로 등기를 했다. 이 등기에는 모두 4명의 이름이 올랐다.

위에서 소개한 3명의 외국인 이사와 한명의 한국인 이사였다. 한국인 이사는 박봉석 현 월드옥타 상근부회장이었다. 그는 코트라(KOTRA) 출신으로 월드옥타 사무국을 주관하는 상근부회장을 맡고 있다. 월드옥타에 집행되는 국고가 코트라를 통해 나가기 때문에 코트라 출신이 상근부회장을 맡는 게 월드옥타의 관례가 됐다.

이 등기부 등본을 보면 월드옥타의 정체성을 알 수 있다. 월드옥타가 외국 국적의 인사들이 이끄는 단체라는 것이다. 대표권을 가지는 회장은 미국 국적인, 넘버 2인 이사장은 호주 국적인, 넘버 3인 수석부회장은 중국 국적인이다. 단 이들은 순수 외국인이 아니라 재외동포라는 점이 다르다.

등기부 등본에는 또 하나 이상한 점이 있다. 수석부회장 이름이 ‘이사 중화인민공화국인 남기학’이라고 적고는 ‘Nam, Jixue’로 적혀 있는 것이다. 중국어로 남기학(南基學)은 ‘난지쉬에(Nan, Jixue)’로 쓴다. 하지만 등기부 등본에는 성은 우리말인 남(Nam)으로 적고, 이름은 중국어인 지쉐(Jixue)로 올려놓았다. 우리말도, 중국어 이름도 아니었다. 중국어를 모르다 보니 생긴 법원의 실수일까?

왼쪽부터 제20대 월드옥타 하용화 회장(미국 국적), 김성학 이사장(호주 국적), 남기학 수석부회장(중국 국적).

사실 월드옥타는 어느 때부터인가 연간예산이 100억원이 넘는 단체라고 자랑해왔다. 정부에서 코트라를 통해 교부되는 20억원의 정부 보조금에다 산자부 해외지사화사업으로 지급되는 40억원, 지자체와 지역 테크노파크와의 공동사업으로 지급되는 정부자금, 나아가 월드옥타 회원들의 모임인 경제인대회와 대표자대회에 지출되는 지방정부의 자금 등을 합치면 100억원이 훌쩍 넘는다는 것이다. 모두 대한민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출되는 돈이다. 그런 규모의 예산을 미합중국인, 호주국인, 중화인민공화국인으로 구성된 집행부가 집행을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월드옥타의 예산 집행에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같다. 이들은 재외동포이기는 하지만 외국국적이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익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견인하는 작업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월드옥타 회장선거가 정치판 수준으로 바뀌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월드옥타 예산이 커진 것과 관련이 깊을 것이다. 회장을 하면 명예는 물론, 100억원이란 예산을 집행하는 권한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회장 선거 때면, 패거리가 갈리고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진다. 무역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세계한인무역협회에 뉴욕에서 보험업을 경영하는 하용화씨가 회장으로 나온 것을 이런 시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국동포들이 회장 선거의 당락을 좌우하는 것도 우려되는 현실이 됐다. 월드옥타는 외연을 넓히는 과정에서 중국 조선족 동포들을 대거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수가 많아지면서 회장 선거에서 중국 조선족 동포들의 입김도 따라서 커진 것이다.

사실 중국 조선족 동포들은 우리나라로 보면 보배 같은 사람들이다. 우리기업이 중국으로 진출할 때 통역인으로, 종업원으로, 상품소비자로, 걸어 다니는 광고판 역할까지 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이 지배하는 나라다. 민족을 내세우다가는 문화대혁명 때처럼 ‘민족 분리주의자’로 내몰릴 위험이 여전히 있다. 외국 정부의 지원을 무턱대고 받았다가는 간첩죄로 몰릴 수도 있다. 조선족 동포들이 그런 위험에 처하는 것을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월드옥타도 이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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