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칼럼] 한반도 평화정착,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하자
[하정열칼럼] 한반도 평화정착,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하자
  • 하정열(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 박사)
  • 승인 2021.02.15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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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열(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 박사)
하정열(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 박사)

지난 트럼프 정부에서 확인했듯이 남북한의 문제는 몇 번의 정상회담과 장관급 접촉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상호 간에 이념과 체제의 차이가 크고 서로를 바라보는 불신의 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평화적인 통일을 달성하는 방법은 분단의 현실을 인식하면서 북한핵 등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합의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기존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원칙을 계승하고 있다. 기능주의적 통일방식에 입각하여 통일과정을 화해협력단계, 남북연합단계, 통일국가단계의 3단계로 설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76년의 분단 상황 하에서 남북한 간에 형성된 상호간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는 분야별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先교류 後통일’의 입장을 체계화한 기능주의적인 접근에 따른 점진적인 통합이 중요하다. 남북한이 우선 화해와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다지고, 민족공동체를 건설해 나가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정치통합의 기반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핵문제 등 안보문제에 대한 논의는 주변국과 연계된 국제문제이기 때문에 구조적인 접근이 쉽지 않다. 따라서 우선 쉬운 사안부터 처리해 나가는 지혜가 발휘되어야 한다. 기능주의적인 접근의 필요성은 남북한 간의 현안문제에서 쉽고 의견접근이 가능한 주제를 먼저 다루는 것이 전체의 남북대화의 틀을 곤란에 빠뜨리지 않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지는 데 유리하다.

지금 식량부족 등 경제난에 봉착한 북한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조만간 남한과의 교류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흡수통일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경제 및 인적교류는 활발하게 추진되지는 못할 것이다. 쉽고 분쟁이 적은 것부터 접근하여 접촉을 증대해 나감으로써 부분별로 기능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간접접근방법의 핵심이다. 이는 인도주의 및 경제영역에서 교류협력이 확대되면, 정치 및 군사영역에서의 접촉을 촉진시킬 수 있는 공통분모를 늘려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남북한 간의 정치 및 안보영역은 구조적으로 남북한 양자의 문제가 아닌 남한과 북한 그리고 미국 3자 간의 문제이다. 거기에 중국의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최근 북한은 그들의 체제에 대한 협의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북한의 체제와 정치 및 안보현안에 대하여 남북한 간에 접점을 모색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한 바이든 미국정부라 할지라도 북한 핵문제 해결방안을 쉽게 찾지는 못할 것이다. 따라서 기능주의 접근만으로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의 구축 및 평화통일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여가 전제되는 신기능주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남북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붕괴론적 시각’보다는 ‘변화론적 시각’에 무게중심을 두고,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체육교류의 최종 목적지는 평화적인 통합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와 군사통합에 디딤돌의 역할을 마련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북한이 붕괴한다면, 급변사태 전환계획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1990년의 독일통일도 기능주의에 의한 각 기능망의 활성화가 평화통일의 단초를 마련했다. 이러한 기능망을 구축하지 못한 베트남과 예멘에서는 전쟁이 발발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특히 남북한 간에는 평화적인 환경조성을 가능하게 해주는 경제라는 공통이익이 존재함으로 이를 창출하는 통합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든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기능주의와 신기능주의를 통합하여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평화통일의 길을 다져나가야 한다.

필자소개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 육군소장, 북한학박사, 시인, 화가, 소설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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