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외국인의회 선거에 한국인 도전 환영합니다”
“프랑크푸르트 외국인의회 선거에 한국인 도전 환영합니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1.03.09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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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14일 선거에 한국인그룹 선거명부 올라
강여구 전 하이델베르크 외국인의회 의장, 독일 우리신문에 환영의 글 보내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프랑크푸르트시 지방자치선거 외국인의회(KAV Frankfurt) 선거에 한국인 13명으로 채워진 선거명부(Wahlliste)가 올라갔다.

프랑크푸르트 외국인의회선거에 한국인들이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독일 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은희, 송경자, 김성수, 이광훈, 안석순, 최윤정, 장우일, 노순자, 김방지, 김금옥, 김명수, 김숙진, 박계주씨 등은 ‘민주적 합의(Demokratischer Konsens)’라는 그룹을 만들어 선거에 도전한다.

프랑크푸르트 외국인의회 선거는 오는 3월14일 실시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는 총 47개 선거명부 그룹이 출사표를 던졌고, 총 37명이 프랑크푸르트 외국인의회에서 활동하게 된다. 강여규 전 의장은 최근 우리신문에 한국인들의 프랑크푸르트외국인의회 출마를 환영하는 기고문을 보냈다. 다음은 강 전 의장이 우리신문에 보낸 기고문.

강여구 전 하이델베르크 외국인의회 의장[사진=독일 우리신문]
강여구 전 하이델베르크 외국인의회 의장[사진=독일 우리신문]

“프랑크푸르트 외국인의회 선거 출마를 환영합니다”

프랑크푸르트시는 일반적 지역선거 외에, 선거권이 없는 외국인들의 정치적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서 지역 외국인의회(Kommunale Ausländer und Ausländerinnenvertretung)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는 3월14일의 선거에 한국교포 13명이 처음으로 후보그룹(Demokratischer Konsens, DK)을 만들어 선거에 참여하면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선거일까지 마지막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1980년에 독일에 와서 대부분을 하이델베르크에서 사는 교민으로서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외국인의회에서 16년 정도 활동했던 경험자로서 후배들을 응원해 주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외국인의회 선거에 입후보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반가웠습니다. 제가 40년이란 세월을 이곳에서 사는 동안 한국국적 소유자가 이런 외국인의회 선거에 참여했다는 소식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으로서 독일에 살면서 우리는 “그걸 해서 무엇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외국인의회 선거 도전은 결코 폄훼할 일이 아니라, 격려해야 하는 일입니다. 프랑크푸르트 한인 유권자께서는 투표에 참여해 주시고, 다른 외국인 유권자들에게도 널리 알려 표를 모아 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제가 처음 하이델베르크 외국인 의회(Ausländerbeirat)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내게 어디에도 투표할 권리가 없다’는 인식이었습니다. 그 당시 재외 한국 국적자에게는 아예 선거권이 없었고, 독일에서는 독일 국적자가 아니어서 선거권이 없었습니다. 제 삶에서 아주 중요한 무엇이 빠져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독일에서 외국인의 독일사회로의 통합문제(Integration), 그것에 필요한 정치참여,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 지역선거권이 아주 뜨겁게 논의되고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실험들이 시도됐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외국인들이 주역이 되어 유사 의회기구가 설립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때 “아, 저것이 어쩌면 나에게 남아있는 정치적 체험의 기회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사는 이 독일에서 최소 행정단위인 지역(Kommune)에서 외국인의회를 통해 의회제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의견의 수렴과 결정의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내가 의원이 되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1990년에 시의회의 자문기구로 설립된 ‘외국인의회’에 1994년 범국가단체 리스트에 동참하며 후보로 나섰습니다. 처음 2년은 대기 상태로 있다가 1996년부터 의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부의장, 의장 등의 역할을 거쳐(잠시 쉬기도 했음) 마지막 2016년에 의회와 작별했습니다. 이 긴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을 체험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제 삶을 풍부하게 만들었지만, 활동하는 동안 제가 거의 유일한 한국 출신 의원이었다는 것입니다.

여러 외국인 단체들과 대화하고, 시의회 결정과 그것에 따르는 행정절차를 파악하고, 100개국이 넘는 국가의 외국인들이 가져온 문화의 다양성과 혼돈, 주류 사회와 소수인 사회의 공존과 갈등, 그 모든 것들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 등 의회 경험과 관련해 말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참여’라는 주제로 제한해 간략하게 몇 가지만 덧붙이고자 합니다.

제가 보기에 독일 내 우리 한국 교민과 한국인 2세들의 정치참여, 사회 참여가 매우 적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국적과 관계없이 Verein(사회)의 나라라고 불리는 독일에는 각자의 위치에서 참여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교민의 사회, 정치,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참여는 국가 차원으로는 한국과 독일의 관계를 긴밀하게 만들며 상호이해와 평화적 교류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독일 내 한국인은 소수 민족 중에서도 아주 작은 집단에 속합니다. 다양한 민족이 모여 있는 독일에서 우리가 개인의 존엄을 누리며 자존감을 가지고 살려면, 독일 사회 안으로 들어가 적극적인 참여, 그 중에도 정치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권력의 획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내가 사는 사회를 이해하고, 활동공간을 넓히고, 결정구조에 참여하는 행위의 목적은 보다 나은 ‘함께 사는 삶’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 ‘함께’가 ‘공화’란 뜻이며, 그것을 향해 가는 주체적 개인이 바로 민주의 개인일 것입니다. “참여란 내가 서 있는 어느 곳에서도 주제적 개인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이라고 말하기 위해 제가 단순한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 같습니다. 올해 프랑크푸르트에서 교민 중심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이번 외국인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저는 이 37명의 의원을 선정하는 투표에서 여러 명이 당선되기를 바라지만, 이제 시작이니 2명 정도의 당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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