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석 대사 “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 기념 다양한 기념행사 준비”
임수석 대사 “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 기념 다양한 기념행사 준비”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1.04.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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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석 주그리스한국대사
임수석 주그리스한국대사

“2021년은 그리스의 독립 200주년 그리고 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 대사관은 올 한해 양국 정부 간 협력하에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1만여명의 병력을 보낸 나라다. 당시 한국과 그리스는 미수교 상태였고, 1947~49년 내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상황임에도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병력을 보냈다. 한국전쟁 당시 그리스 인구가 760만명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그리스의 한국전쟁에 대한 기여는 상당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970년대 초엔 한국 조선업체에 대형 유조선 2척을 발주해 우리나라 조선업 발전을 도운 국가가 그리스다.

“2019년의 경우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선박 전량(14척)을 한국에 발주하는 등 그리스와 한국은 조선·해운 분야 등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임수석 주그리스한국대사는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그리스와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신기할 정도로 공통점이 많은 국가”라고 소개하면서, “양국은 지난 60년간 여러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고, 경제적인 협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사는 올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대사관이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그리스 외교부와 함께 수교 기념로고를 공식 선보이며 ‘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을 공식적으로 알린 대사관은 올해 △한국 도자기 특별 전시회 △그리스 아티키주(우리나라 경기도에 해당)와 한국주간행사 공동 개최 △수교기념 공연 △한국 영화제 △K-Pop 관련 행사 △아테네 국립대에 코리아 코너 설립 등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그리스의 한국전 참전을 기리고 미래세대 간 우의를 더욱 돈독히 다질 수 있도록 아테네 전쟁박물관내 한국전 실물 전시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1991년 외교부에 입부한 임 대사는 러시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영국, 벨기에 등에서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다음은 임수석 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 기념 로고
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 기념 로고

- 그리스의 최근 경제 상황은 어떤지. 한인사회 피해는 없는지.

“코로나가 발발하기 직전까지는 과거의 재정위기를 극복하며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간 3차례에 걸쳐 전국적인 고강도 봉쇄조치 등을 취하면서 2020년 경제는 –8.2%라는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관광 국가인 그리스는 서비스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도 이 점을 인식해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가진 외국 방문객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주요 관광지인 섬 주민들에 대한 백신 우선 접종 등 올해는 관광객 유치를 통해 침체한 경제를 살리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스 한인사회도 코로나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한인사회는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단기체류자보다는 장기체류자가 더 많은 편이고 관광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 최근 그리스의 코로나 상황은 어떤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넘게 고강도 봉쇄조치를 유지해 와서 유럽 내에서 비교적 코로나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약 1천만명의 그리스 인구 중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점차 늘어나 3천~4천명 수준에 달하고 있어 방역 당국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 그리스의 백신 접종 상황은 어떤지. 한인들도 맞고 있는지.

“그리스는 백신 접종 건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면서 ‘면역장벽’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인구 대비 접종 비율을 볼 때 유럽지역 내에선 앞선 편이다. 그리스 전역에 위치한 총 1천여개의 백신 접종센터를 통해 하루 평균 5만여건의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데 4월15일 현재 전체 인구의 약 15%에 해당하는 1,569,569건의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으며, 2차 접종 완료 건수는 764,988건이다. 그리스에 거주하는 재외국민들의 경우, 체류허가증을 갖고 계신 분에 한해서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재외국민들은 그리스 정부가 정한 연령대별 백신 접종 계획에 따라 맞고 있는데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외국인에게 차별 없이 적용되고 있다.”

지난 3월10일 그리스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지난 3월10일 그리스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 코로나로 인한 공관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어려움 중 하나는 우리 국민과 동포분들이 대사관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바로 현장으로 달려갈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대사관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겸임국인 사이프러스, 알바니아 업무도 담당하고 있지만, 작년부터 코로나 확산과 그에 따른 각국의 봉쇄조치로 인해 그리스의 지방 또는 겸임국 방문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대사관은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 국민과 동포분들을 위해 화상 간담회 및 SNS 등을 통해 각 한인회, 지상사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필요한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년에는 해당 국가의 코로나 상황에 맞추어 방역물품을 한인회에 제공했고, 우리 국민과 동포 가족들이 필요로 하는 국산 마스크가 제때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코로나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한 추모 행사를 포함해 문화, 공공외교 부문에서의 다양한 행사들을 모두 취소해야 했다는 것이다. 온라인 방식으로 한식요리 강좌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공공외교 행사로 대체하고 있지만, K-pop 행사나 한국 영화제에서 처럼 현지 국민들의 열정적인 호응을 현장에서 느낄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2019년 6월25일 열렸던 한국전 참전 기념행사.
2019년 6월25일 열렸던 한국전 참전 기념행사.

- 우리에게 그리스는 어떤 나라인가?

“그리스와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신기할 정도로 공통점이 많다. 양국은 북위 38도에 위치해 있고, 똑같이 반도국가, 해양국가다. 근대 역사를 보더라도 수많은 외침과 식민지배, 독립, 내전, 군사정부에 이어 민주화를 이룩한 역사의 궤적도 같다. 웃어른을 공경하고 손님을 환대하는 정서와 풍습도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우리 국민들이 그리스 지방 곳곳을 방문할 때,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스는 우리나라가 어려울 때 안보와 경제면에서 소중한 도움을 준 고마운 나라다. 한국전 당시 5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해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주었다. 또한 우리나라가 전쟁의 참화를 딛고 경제성장을 위해 노력하던 1970년대 초 그리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 조선업체에 대형 유조선 2척을 발주해 우리나라의 조선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 양국이 가장 많이 교역하는 분야는?

“전 세계 선박의 20%를 보유한 그리스는 세계 1위 해운 강국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도 선박이고, 그리스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의 경우, 그리스 선주들이 발주한 선박 중 84.3%(57척)를,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선박은 전량(14척)을 한국 기업들이 수주했다. 그리스의 유력 선주들은 그리스가 한국의 조선업 발전에 기여하고, 한국은 우수한 선박을 만들어 그리스를 도와주고 있다고 말한다. 양국간 실질 협력은 농업, 교통, 물류, ICT 분야로 확대되고 있고, 디지털, 과학기술, 문화, 제약 분야에서의 협력 잠재력도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 그리스와 한국과의 주된 현안은 무엇인지?

“올해 ‘친환경 스마트 조선기자재 웨비나 및 화상상담회’가 5월13일부터 5월28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에서 기업 사절단이 그리스를 방문해 비즈니스 상담회가 진행됐지만,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작년에 이어 올해에는 화상으로 개최되는 것이다. 이번 행사가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우리 조선기자재 업계의 시장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의료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6월 ‘의료기기 화상상담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산 의료기기는 유럽산과 비교해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의료 분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수한 한국 의료기기 제품이 그리스에 많이 수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2019년 열렸던 K-pop 행사
2019년 열렸던 K-pop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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