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승의 붓을 따라] 마음으로 떠난 미얀마 여행
[이영승의 붓을 따라] 마음으로 떠난 미얀마 여행
  • 이영승 한국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 승인 2021.05.27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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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핫한 뉴스가 미얀마 쿠데타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이토록 처참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매일 뉴스를 보면서도 나는 미얀마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단지 아는 것이라고는 인도차이나반도의 한 나라로 북한이 테러를 저질렀던 곳이며, 민주투사 아웅 산 수치 여사의 이름을 알 정도다. 퇴직 후 해외여행을 많이도 다녔지만 미얀마는 미처 가보지 못했다. 코로나로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일상이라 이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몸은 갈 수 없으니 이번 기회에 마음이라도 미얀마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미얀마의 옛 국명이 버마였다. 나는 수도가 랭군인 줄 알았는데 2005년 내륙 소도시 네피도로 옮겨졌다. 미얀마는 인도, 중국, 태국과 국경을 마주해 차이나반도의 지리적 요충지다. 1885년부터 영국 식민지배로 있다가 1948년 독립했다. 전성기 한 때는 태국 및 베트남과 반도의 맹주를 다툴 정도로 강성했으며, UN 사무총장 우탄트를 배출하기도 했다. 인구는 5,500만 명으로 베트남과 태국보다 적지만 국토 면적은 남한의 7배 정도로 3국 중 가장 넓다.

고대 인도문헌에 미얀마는 수완나부미(황금의 땅)로 기록되어 있다. 아열대 기후로 3모작 벼농사가 가능하며, 티크(키가 큰 열대성 나무) 생산은 세계 1위고, 루비와 사파이어 등 고품질 보석이 유명하다. 인구는 68%를 차지하는 버마족과 13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얀마는 이토록 넓은 국토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정치 불안과 극심한 민족 갈등으로 지금은 세계 극빈국으로 전락했다.

다 아는 바이지만 40여 년 전 이 나라에서 참혹한 테러사건이 있었다. 1983년 전두환 대통령의 서남아 6개국 순방 시 ‘아웅 산 묘소’ 참배 중 북한의 폭발물 테러로 서석준 부총리 등 수행원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상당한 대참사다. 북한 소행으로 밝혀져 테러범들은 사형당하고, 미얀마는 물론 코스타리카 등 3개국이 북한과 외교를 단절했으며, 미국 등 69개국은 대북한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참으로 끔찍한 민족사의 비극이다.

아웅 산(1915~1947)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혁명가요 정치인이며 군인이다. ‘미얀마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국민적 영웅이며, 현 민족지도자 아웅 산 수치 여사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32세의 젊은 나이로 독립을 6개월 앞두고 정적으로부터 암살당했다. 우리나라는 해방 후 열한분의 대통령이 출현했지만 아웅 산과 같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 지도자가 없으며, 전직 대통령 두 분은 5년째 영어(囹圄)의 몸으로 옥고를 치르고 있다. 국민적 영웅 지도자를 둔 그들이 너무도 부럽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 정치 혼란, 국민 갈등, 남북 대치, 지정학적 국제 정세, 자원 등 어느 것 하나 미얀마보다 나은 것이라고는 없다. 우리가 지금 미얀마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할 때인가? 우리도 미얀마처럼 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정치의 기본은 국민 화합을 이루어 에너지를 하나로 결집시키는 일 일진데 우리의 정치가 과연 그러한가? 자기와 이해관계에 따라 국민을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라 갈등을 부추기고, 자신의 사적 영달만 꾀할 뿐이지 진심으로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정치인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으로 하루가 바쁘게 급변하는데 우리는 보수니 진보니 하며 해묵은 이데올로기에 빠져 과거로 회귀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우리민족은 참으로 길고도 모진 인고의 세월을 살아왔다. 어떻게 이룩한 오늘의 경제발전이요 나라의 위상인가! 우리가 지금 방향 잃은 정치권에 부화뇌동할 때는 절대 아니다. 미얀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이 정신을 바짝 차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하루속히 코로나와 쿠데타가 종식되어 자연이 아름답다는 미얀마 여행을 몸으로 떠나고 싶다.

필자소개
월간 수필문학으로 등단(2014)
한국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수필문학 추천작가회 이사
전 한국전력공사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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