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구 대사 “한-벨 수교 120주년 기념 ‘한국문화의 날’ 행사 열어요”
윤순구 대사 “한-벨 수교 120주년 기념 ‘한국문화의 날’ 행사 열어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1.08.02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벨기에 백신 1차 접종률 83%··· 한인들도 백신 접종”
“2020한국-벨기에 교역액, 2019년보다 3억불 증가”
주벨기에한국대사관이 지난 3월 벨기에 시내를 달리는 트램에 한국과 벨기에의 우정을 상징하는 디자인을 입혔다.
주벨기에한국대사관이 지난 3월 벨기에 시내를 달리는 트램에 한국과 벨기에의 우정을 상징하는 디자인을 입혔다.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한국과 벨기에는 역사적, 지리적으로 닮은 점이 참 많습니다. 지리적으로 양국 모두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지만, 우수한 인적자원과 혁신 성장을 토대로 국제사회의 주요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올해는 한국과 벨기에가 수교를 맺은 지 120년이 되는 해이다. 조선은 1883년 영국, 독일과 처음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프랑스와 1886년 수교했다. 그리고 198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1901년 벨기에와 수교를 맺는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벨기에와 수교를 맺은 이유는 대한제국 고종황제가 중립을 통해 독립을 유지하고자 한 ‘벨기에 모델’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당시 대한제국은 일본과 서구 열강들의 침투 위협을 받고 있었고 영세중립국이었던 벨기에와 스위스는 많은 참고가 됐다.

벨기에도 동아시아 진출에 관심이 있어, 1900년 벨기에 국왕은 Leon Vincart를 총영사로 대한제국에 파견한다. 벨기에인 Adhémar Delcoigne가 1903년 대한제국 왕실에서 직책을 수행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국의 정치 상황은 1904년 러-일 전쟁이 시작된 후 빠르게 악화됐으며, 벨기에 영사관은 1918년 문을 닫게 됐다.

벨기에 6.25 전쟁 참전 70주년 기념행사.
벨기에 6.25 전쟁 참전 70주년 기념행사.

“벨기에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자국도 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3,500여명의 군대를 파병한 국가입니다. 이에 앞서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을 때 가장 먼저 이를 승인했습니다. 1997년에는 IMF 위기를 겪고 있던 한국에 유럽 국가 최초로 투자조사단을 파견, 우리나라의 위기 극복 과정에 큰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윤순구 주벨기에유럽연합대한민국대사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각국 재외공관장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본지는 최근 윤 대사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 대사는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외무부에 입부해 주미2등서기관, 주알제리 1등서기관, 주제네바 1등서기관, 주미공사 겸 총영사, 국방부 국제정책관, 주이집트대사, 차관보를 역임했다.

윤 대사는 인터뷰에서 “한국과 벨기에 양국은 현재 경제, 문화, 국제무대 등 다방면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파트너”라면서 “올해는 양국 수교 120주년이 되는 해로서 그간의 우정을 되돌아보고 함께 나아갈 희망찬 미래를 그려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근 벨기에의 코로나19 상황은?

“벨기에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신속하게 백신 접종 캠페인을 전개해 왔으며, 그 결과 7월 말 현재 18세 이상 성인 인구 대상 백신 1차 접종률 83.3%, 접종 완료율 70.1%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EU 평균(70.4%, 57.5%)과 비교해도 높은 접종률이다. 최근에는 델타 변이 확산과 하계 휴가철이 맞물려 확진자가 다소 증가하고 있지만, Alexander De Croo 총리는 벨기에의 높은 백신 접종률 등을 고려, 사회적 거리 완화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열린 한-벨 수교 120주년 기념식.
지난 3월 열린 한-벨 수교 120주년 기념식.

- 벨기에 한인들도 백신을 맞고 있는지

“벨기에 당국은 국적과 무관하게 모든 벨기에 거주자에 대해 같은 기준(연령 및 기저질환 보유 여부 등)을 적용해 백신 접종 캠페인을 진행해 왔으며, 7월 현재 우리 한인들을 포함 벨기에 거주하는 12세 이상 인구는 누구든지 백신 접종이 가능한 상황이다.”

- 벨기에는 어떤 나라인가? 한국과 벨기에의 교역 규모는?

“벨기에는 유럽의 대표적인 강소국이다. EU, NATO 본부가 위치한 유럽의 수도로서, 미래의 유럽을 주도하고 있다. 벨기에는 본래 네덜란드의 남부 지역이었으나 네덜란드 독립 전쟁(1568~1648년) 이후 북부와 분열되면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1793년 프랑스에 합병됐으나 1830년 벨기에 혁명을 통해 독립했다. 지난해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벨기에 교역액은 2019년에 비해 3억불 증가한 42억불이었다. 이는 양국의 의약품 교역 규모 확대가 반영된 것으로 한국과 벨기에 간 경제협력이 어려운 시기에도 여전히 굳건하다는 방증이다. 한국은 벨기에에 기계류, 자동차, 철강, 플라스틱 등을, 벨기에는 한국에 의약품, 유기화학물 등을 수출한다. 코로나19 방역 분야에서도 양국의 교류는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벨기에는 한국산 방역 마스크를 도입했고 한국은 최근 벨기에 화이자 공장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 700만 도즈를 도입했다.”

지난 6월 한-벨 수교120주년 기념 Road to Korea 전시회에서 윤순구 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한-벨 수교120주년 기념 Road to Korea 전시회에서 윤순구 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 벨기에 한인사회에 대해 소개해 달라.

“벨기에에는 2020월 기준 1,206명의 재외국민이 거주하고 있다. 1966년 벨기에한인회가 설립됐으며, 그 외에도 경제인 협의회, 한인 과학기술자협회, 한글학교 등 다양한 단체들이 한인사회 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벨기에엔 3,700여 한인 입양인들도 있으며 한국입양인협회가 주재국 내 비영리 단체로 등록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 한-벨 수교 120주년을 맞아 어떤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올해 3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양국 수교 기념 리셉션을 시작으로 대사관, 문화원이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는 벨기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퀴즈 온 코리아 벨기에’ 행사를 진행했으며, 벨기에 국경일인 지난 7월21일엔 우리 특전사 대표단이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함께 군사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하반기인 9월엔 브뤼셀 시내에 있는 ‘드 부르케르(De Brouckere)’ 광장에서 ‘한국문화의 날’ 행사를 개최해 벨기에 시민들이 한국전통공연, K-Pop 등 한국의 문화공연과 아울러 한국의 길거리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한국영화제, 한국 사찰음 식행사, 한국 궁궐 특별전을 준비 중이며 현지 음악 축제에서 한국 음악가들의 공연도 선보일 예정이다. 12월에는 벨기에 KU Leuven 대학과 함께 ‘한-벨 코로나19 대응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 주재국과 우리나라와의 주된 현안은?

“현재로서는 양국이 계획하고 있는 수교 120주년 기념행사들을 성황리에 진행함으로써 양국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위한 주요 계기들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수교 계기 문화 분야 교류, 인적교류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제통상 분야 전반에서의 협력 증대도 양국의 주요 관심 사안이다. 양국이 이미 코로나19 상황 등 어려운 시기마다 긴밀히 협력해온 경험들을 다수 축적해왔으므로, 대사관이 앞으로도 양국이 굳건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지난 7월13일 열린 ‘2021 Quiz on Korea in Belgium’.
지난 7월13일 열린 ‘2021 Quiz on Korea in Belgiu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