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편이 편견에 빠지지 않는 동포사회
[데스크칼럼]편이 편견에 빠지지 않는 동포사회
  • 박완규 편집국장
  • 승인 2010.07.0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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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규 편집국장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자고 깨면 언제나 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자질구레하고 시시한 게임부터 때로는 목숨을 걸만한 큰 게임 앞에 놓인다. 산다는 것은 아마도 이 게임에 끼어드는 일들의 연속일 것이다.

게임이 시작되려면 먼저 편을 짜야만 하고 편이 어떻게 짜여지느냐에 따라 게임은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전개되기도 한다. 한바탕 한 게임의 격전이 끝나게 되면 게임의 구성원들 중 승자는 승리의 쾌감, 패자는 열패감 속에서의 쓴맛, 각자 색깔이 다른 여운을 간직한 채 또 다른 게임으로 들어가고 또 다른 새 편을 짜게 마련이다.

사전에서 '편’이라는 문자로 시작되는 낱말들은 다음과 같다. 편, 편견, 편법, 편집증, 편파, 편승, 편광 등 엄청나게 많은 낱말들. 이 낱말들 대부분은 부정적 의미로 가득 차 있었다. '편’이라는 의미가 빠져들 수 있는 것 중 가장 위험한 낱말로는 '편견’이 있다.

편견의 의미를 다시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사물, 현상에 대하여 적합하지 않은 의견이나 견해를 가지는 태도, 어느 사회나 집단에 속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간직하는 나쁜 감정. 논리적인 비판이나 구체적인 사실의 반증에 의해서도 바꾸기가 어려운 뿌리 깊은 비호의적인 태도나 신념.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경향’ 등으로 풀이하고 있다.

편견은 상대를 헐뜯으려는 경향과 사회 내지 집단의 내부에 전통적으로 이어져 있으며 어린 시절에 가정에서나 다른 연장자와 접촉을 통해서 배우게 된다. 일시적으로 사로잡힐 수도 있다. 방향이 항상 일정한 면에 한정되어 있는 것'들 이었다.

편을 짜게 되면서 빠져드는 편견 때문에 이 사회는 어둡다. 가정이라는 소규모 사회로부터 이웃, 직장은 온통 편이 만들어내는 편견 때문에 비극적 상황을 이룬다.

처음엔 별다른 느낌 없이 편이 되어 일하다가 편견이 굳어지면 바위보다 더 강한 힘으로 단단해져서 상대를 누르고 위협한다. 내편이 아니면 상대는 적이고, 원수이며 이 원수들은 쳐서 없애야 직성이 풀린다. 상대가 파편처럼 부서져 날릴 때까지 편의 힘을 가지고 압박을 가한다. 어느 때는 방송 매체들이 이것을 부추기기도 한다.

미학이론에 의하면 예술이라는 것은 양자 사이의 유사점보다 차이점이 문제시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미'에서 '추'가, '추'에서 '미'가 나왔다는 말은 매우 적절하다고 간주하고 있다.

'이 시대의 차별성에서 정말 미에서 추가 추에서 미가 나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차별성은 예술에서뿐만이 아니라 어느 사회에서도 발전의 도약이 된다. 그러나 이 시대 우리나라의 사회적 상황에서 편과 편 사이의 차별성은 얼음처럼 차가운 장벽을 만들고 있다.

어떤 일을 잘 해내려는 의지보다 누구에게 편승해야 하는가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다. 직장에서도 소속된 단체에서도 이러한 모습들은 이제 아주 자연스러울 정도로 만연되어 있다.

국어사전에 나타난 편에 대한 원래의 의미는 '여러 패로 나눌 때 그 하나하나의 패, 사물이 띠고 있는 어떤 경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편의 의미를 멈추고 사회의 모든 현상들이 편견에 빠져들지 않기를, 굳어지지 않기를 늘 기대하고 있다.

어린아이에서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세대들이 자고 깨면 뉴스를 통해 보고 있는 것은 편을 짜고 편의 힘으로 상대를 누르고 부수고 따돌리는 현상들이다.

교육현장에서 '왕따 학생’이라는 비극적 명칭도 사실은 이 편에 끼어들지 못한 부적응 학생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편이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사회에서 편이 있다고 제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은 과연 무엇일까?

편이 편견에 빠져드는 한 이 사회는 어둡다. 미국 LA의 한인사회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그래서 우리 재외 동포사회는 때때로 반목과 갈등과 불협화음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퇴보 혹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던 게다.

이즈음 전 재외동포에게 도리상영(倒履相迎)의 심정으로 간언하고 싶다. 수세대에 걸쳐 가문끼리 알았던 누세통가(累世通家)의 구성체에 다름아닌 우리 한민족들이 더 이상 편견없는 화해와 화합과 화친의 동포사회로 거듭나기를.

이제 창간의 첫발을 디뎠지만 이종환 발행인의 탁월한 경험과 놀라운 열정이라면 곧 지구촌 재외동포 네트워크의 구심체가 될 것임을 확신하기에 멀쩡한 직장을 때려치고 기꺼이 편집국장 직을 수락한 것이 공심위상(攻心爲上)의 뜻을 펼치려는 이 같은 취지의 발원이며, 교왕과정(矯枉過正)의 경험칙에 비추어 편견없는 대승적 합의의 시금석이 되고자 함이니 부디 혜량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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