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⑭] 제2차 산업혁명이 기술노동 사회 만들어
[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⑭] 제2차 산업혁명이 기술노동 사회 만들어
  •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인협회장
  • 승인 2021.09.1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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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산업혁명(第二次 産業革命, Second Industrial Revolution)은 산업 혁명의 두 번째 단계를 표현하는 단어로 일반적으로 1865년부터 1900년까지로 정의된다. 이 기간에는 영국 외에도 독일, 미국의 공업 생산력이 급증해 영국과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들 국가의 기술 혁신을 강조할 때 특히 사용된다. 

2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것은 화학, 전기, 석유 및 철강 분야의 기술 혁신이다. 이 시기에 철도와 증기선이 획기적으로 발달했고 철강업에서는 베서머 법이나 지멘스의 평로가 등장했다. 이들 원자재를 바탕으로 소비재를 대량 생산하는 구조적 측면의 발전과 식료품 및 음료, 의류 등의 제조 기계와 더불어 가공, 운송수단의 혁신, 심지어 오락 분야에서도 영화, 라디오와 축음기가 개발되어 대중의 요구에 부응했다. 이런 혁신은 고용을 촉진시켰다. 

이 시대에 주목할 만한 발명은 증기 동력으로 회전하는 인쇄기이다. 이것은 19세기 초에 발명된 무한 두루마리 제지 기계의 발명에서 발전해온 것이며 기계적 식자는 라이노 타입과 모노 타입이 도입되어 혁신이 일어났다. 이러한 혁신으로 1870년대 종이에 걸려 있던 관세가 철폐됐고, 생산 비용도 저렴해져 기술 관련 서적은 물론 정기 간행물이 줄을 이었다. 

미국에서는 공구의 발전이 다른 기계에서 사용하는 정밀 부품 제조를 가능하게 했다. 소비재 생산을 위해 제조라인이라는 아이디어도 도입됐다. 18세기에 영국에서 개발된 증기기관은 유럽이나 기타 국가에서 산업 혁명의 진행과 함께 19세기에 걸쳐 천천히 보급됐지만 제2차 산업 혁명에서는 일부 국가에서 내연 기관의 실용화가 진행되어, 보급이 폭발적이었다. 

1870년대의 프랑스는 초기 자동차의 원동력으로 내연 기관을 적용하는 시도가 진행됐으며 연료로 석탄 가스 대신 석유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개발됐다. 또한 이후 미국의 헨리 포드가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해 내연 기관을 대량 생산해 미국 사회를 본격적으로 변모시켰다. 이후 ‘가난한 이들의 다리’인 오토바이, 모터 보트 및 펌프가 개발됐다.

제2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보다 많은 도시 노동자가 공장 노동자로 전환됐으며 실업과 저임금 노동력이 일상화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화이트 칼라 노동자의 수가 현저하게 증가해 노동조합에 참여하는 사람의 숫자가 증가해 새로운 분쟁의 요소를 내재한다. 제2차 산업혁명은 독일과 미국의 부상이다. 독일이 제2차 산업 혁명 도중 유럽의 주요 공업국으로 부상했는데 여기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작용했다. 

첫째, 독일은 산업화에서 초창기 영국에 뒤쳐졌지만 공장 등은 영국을 모방함으로써 자본과 노력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독일은 최신 기술을 사용해 진전을 이루었지만 영국은 비교적 오래된 기술을 계속 사용했다. 둘째, 화학 및 기초 연구의 발전은 독일 쪽이 영국보다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셋째, 독일은 카르텔(기업 연합)의 구조가 효율적으로 집약되어 유동 자산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1870년에서 1871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의 승리로 독일이 프랑스로부터 배상금을 받아 이를 철도와 같은 기반 시설에 많은 투자를 한 것도 큰 효과를 보았다. 즉 새로운 제철 기술을 사용한 교통수단을 사용해 대형 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으며 독일이 천연자원의 보고인 알자스로렌 지방을 합병해 많은 생산시설을 확보할 수 있었다. 

미국은 제2차 산업혁명의 핵을 이루는데 이를 대변하는 것은 토머스 에디슨, 니콜라 테슬라와 조지 웨스팅하우스가 이끄는 전기의 이용이다. 

일부 학자들은 생활시간과 작업시간의 연장이야말로 진정한 제2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전기가 인간의 의식주 생활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전기를 통해 생활이 편리해졌고 요리를 위한 에너지공급 방식이 전기에너지로 바뀌어 식생활이 바뀌었다. 의복이 바뀌고 주거공간이 바뀌는 데다 주택은 전기보일러 등으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전기는 밤과 낮을 사라지게 만들어 밤에도 낮과 같은 생활을 이어가게 만들었으며 작업시간을 연장시켰다. 또한 작업 공간이 확대되어 지상이나 지하 공간에서 활동이 가능해지자 작업시간의 연장과 함께 생산성이 높아지게 됐다. 

특히 전기 사용은 다양한 전기제품 개발로 생활을 더욱 편하게 만들었으며 다양한 생활문화를 만들었다. 한마디로 암흑세계를 밝은 세계로 변화시킨 것이다. 학자들은 전기의 도입으로 인간 생활의 3가지 요소를 변화시켰다고 설명한다.

① 생활의 다양성
다양한 상품 개발로 편리한 생활과 다양한 생활을 만들었다. 취미와 성격에 따라 소득수준에 맞는 필요한 상품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생활을 선택하는 범위가 넓어졌다. 다양한 상품은 의식주 변화를 초래해 새로운 트렌드(Trend)를 만들었다. 특히 전기를 통한 편리성은 의복, 식생활, 주택구조 등을 변화시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

② 생활의 기능성
단순한 기구가 다양한 기능을 가진 다기능성으로 개발되자 단순한 생활이 다양한 기능으로 변화됐다. 특히 밤이 되면 모든 생활이 중지됐던 생활이 다양한 전기기구의 발명으로 바뀌었다. 이는 단순히 어둠을 밝혀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활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어 낮 문화보다 밤 문화가 발달되는 계기가 됐다. 새로운 생활에 따라 기능적 생활로 변화된 생활은 또 다른 생활문화를 만들었으며 지속적으로 변모해 갔다.

③ 생활의 생산성
수공업의 소규모 생산이 전기로 인해 대량생산의 공장화로 발전했다. 상품의 다양성과 기능성은 대량생산으로 이어졌고 상품가격의 인하로 많은 사람이 자신의 호주머니에 맞는 상품을 구매했다. 특히 1차 산업으로 만들어진 일자리를 통해 높아진 소득은 2차 산업으로 만들어진 대량생산체계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졌다.

소규모의 이동시장 즉 장마당이 대규모의 정착된 시장으로 형성되면서 시장경제가 성장했다. 국제거래는 상품의 가격과 질에 대한 경쟁으로 이어졌고 이를 위해 공장의 자동화가 촉진됐다. 컨베어시스템은 생산자동화를 촉진시켰고 대량생산으로 인한 일자리가 급증했으며 숙련된 기능공의 수요가 급증해 다양한 기능공이 양성됐다. 

1차 산업혁명의 증기기관 에너지는 석탄이었다. 석탄의 열효율은 일정하지 못했고 석탄공급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다. 공간이 많이 필요한 것은 물론 공해도 만만치 않았다. 전기는 이러한 에너지 공급방식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특히 석탄은 채굴부터 관리까지 많은 인력이 필요했지만 전기는 소수의 인력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했다.

제2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은 일자리의 변화에 있다. 1차 산업혁명의 증기기관이 마부의 일자리를 바꾸었듯이 2차 산업혁명은 노동방식을 관리자 일자리로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마디로 단순노동에서 기술노동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1·2차 산업혁명은 3·4차 산업혁명의 정보시대를 만드는데 촉진제가 됐다. 전기를 통한 정보혁명은 인류 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계기점이면서도 새로운 문화생활을 만든 원동력이다. 이동과 운송수단의 바퀴혁명이 전기로 인한 이동수단과 생산수단으로 바뀌면서 인류생활은 급속하게 변화됐다. 

학자들은 1·2차 산업혁명을 인류의 3대 발명(불, 화폐, 바퀴) 중 하나인 바퀴혁명으로 부른다. 바퀴는 서로의 공간을 이어주는 관계를 만드는 발명이다. 전기는 낮과 밤을 이어준 생활의 바퀴와 같다. 1차 산업혁명은 마차 바퀴를 증기기관 바퀴로 바꾸었고 2차 산업혁명은 전기에너지를 통한 생활환경과 작업환경의 생산방식을 바꾸어주었다.

필자소개
고려대학교·대학원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 및 과학국가박사 학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연구 활동
저서: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 등 10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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