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인을 불쌍히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은 보통사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3일부터 엿새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2010 세계한인입양인대회'를 주최한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 팀 홈(53) 회장은 한국사회의 선입견을 지적했다. "사람들은 입양인을 보면 가난한 집에 태어나 해외로 입양 간 것으로 보고 미안해하거나 불쌍히 여긴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다들 가족을 꾸리고 있고, 직업이 있는 보통사람"이라고 말했다.
팀 홈 회장은 인식이 바뀌기 위해선 입양인과 한국사회의 교류가 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회의 주제를 '모국과의 대화'로 잡고, 한국인과 함께하는 MT(멤버십 트레이닝), 경복궁과 서울일대를 돌아다니며 한국생활을 체험하는 '어메이징 레이스' 등 한국인과 유대관계를 쌓는 프로그램을 새롭게 추가한 것도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한국사회와 입양인이 같이 만나고 토론하고 많이 부딪히다 보면 입양인도 교육을 많이 받고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이들이라고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처음 시작한 세계한인입양인대회는 2001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된 뒤 2004년부터 내리 세번 한국에서 열리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의 모임 개최를 고수하는 것에 대해 "입양인들은 한국에 오고 싶어도 누굴 만나고 뭘 해야 할지 모르며 한국방문 자체를 두려워하는 이도 있다"며 "입양인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함으로써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IKAA가 지난 2007년 미국에서 비영리 법인으로 승인받고 입양인대회가 회를 거듭하면서 점점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자금문제는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IKAA는 각자 직업을 가진 일반 입양인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고 있고, 이 대회 참가자들도 자비로 한국에 오는 실정이다.
그는 입양인들이 한국어에 서툴고 한국 문화에 어색해하는 면이 있지만 한국을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팀 홈 회장은 "한국인들은 저를 보면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스웨덴 출신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스웨덴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한국인이 주변에 없는 환경에서 살았어도 내 한 부분은 한국인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