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207] 떡볶이
[아! 대한민국-207] 떡볶이
  •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 승인 2022.04.30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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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주로 학교 근처 분식점에서 비교적 싼 값에 사 먹던 떡볶이가 최근 들어 크게 변신하고 있다. 가격이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종류도 다양해지고, 전문점까지 생겨난 것이다. ‘국민 간식’, ‘길거리음식 1호’, ‘한국인의 소울푸드’ 등으로 불리던 떡볶이가 이제는 더욱 다양해지고 세계화되어 한국 음식문화의 당당한 일익을 담당하기에 이르렀다.

원래 떡볶이는 궁중과 사대부집 안에서 시작되었다. 19세기 말 편찬된 요리책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의하면 조선시대의 떡볶이는 간장 양념에 재운 소고기를 떡, 채소, 표고버섯 등과 같이 볶아서 먹는 고급 궁중음식이었다고 한다. 이 재료들은 당시 일반 서민들이 먹기에는 너무 비싼 고급품이었다. ‘승정원 일기’에는 영조(재위 1724-1776)의 생모 숙빈 최씨가 오병(熬餠)이라는 요리를 좋아했다는 기록이 나오는데, 오병이 볶은 떡이라는 뜻이니 곧 떡볶이를 말하는 것이다.

1800년대에 쓰여 양반가에 전해지는 요리책에도 떡볶이가 나오는데, 대부분 우리가 ‘궁중 떡볶이’라 부르는 간장 양념의 떡볶이와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 “흰떡을 썰어 잠깐 볶은 후 각종 재료를 넣고 물과 간장을 넣어 쪄서 만든다”(시의전서) 또는 “떡을 잘라 기름을 많이 두른 후 가늘게 채 썬 쇠고기와 함께 볶은 요리”라고 그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1924년 출간된 요리책 『조선무쌍 신식 요리제법』에는 흰떡과 고기, 버섯, 달걀, 파, 당근 등을 재료로 간장과 참기름을 넣어서 볶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즐겨 먹는 고추장 떡볶이는 1953년 마복림씨가 고추장처럼 칼칼한 양념이 들어가면 더 맛있겠다고 생각, 가래떡과 야채, 어묵을 춘장과 고추장을 섞은 양념에 볶아서 팔기 시작하면서 널리 퍼지게 되었다. 오늘날 서울의 신당동에 유명한 떡볶이 골목이 탄생하게 된 것은 그때 마복림씨의 가게가 신당동에 있었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요즘은 가히 떡볶이 전성시대로 불릴 만하게 다양화되고 있는데, 소스와 첨가물, 조리법에 따라 종류가 셀 수 없이 많다. 간장, 짜장, 고추장 외에 기름, 카레, 크림, 로제, 치즈, 카르보나라 등 사용되는 소스만도 10여 가지가 넘는다. 여기에 내용물에 따라 라볶이, 쫄볶이, 불닭 떡볶이 등 그 종류만도 수십 가지나 된다. 소스와 내용물을 교차 적용해 떡볶이 종류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변신 덕에 떡볶이는 어엿한 한류음식의 하나가 되었고, 2021년 7월 말 현재 떡볶이를 공식 상호로 붙인 프랜차이즈 기업만도 146개에 달했다. 또 해외 수요도 늘면서 2018년부터 수출이 매년 50% 이상씩 급성장하고 있다. BTS가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해외 언론에 소개되면서 떡볶이가 한류(韓流)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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