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역사를 증언한다!
사진으로 역사를 증언한다!
  • 월드코리안
  • 승인 2010.08.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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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데스포, 전 AP 사진기자(종군기자)]

한국전쟁 당시 피란길에 오른 평양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폭파된 대동강 철교를 타고 넘어오는 모습, 기억하시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바로 이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전세계에 알린 기자는 이듬해인 1951년 언론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퓰리처상'을 받았던 주인공이  바로 한국전을 포함해 모두 6번의 전쟁을 취재하며 역사를 기록한 종군 사진기자 맥스 데스포 씨이다.

YTN과 중앙일보 주최로 열리는 퓰리처상 사진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한 데스포 씨를 본지 기자가 만났다.

--2000년 6.25 기념행사로 한국을 방문하신 이후 10년 만에 다시 오셨는데, 소감이 어떤가?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다. 그동안 한국에 오는 것을 학수고대 했는데, 이렇게 방문하게 돼 만족스럽다."

--60년 전 전쟁당시 한국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한다면?

"가장 큰 차이점은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새 빌딩과 건축물,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 워싱턴 D.C보다 심한 교통체증 등을 보면서 삶의 활기가 느껴졌다. 그것이 제일 큰 차이점이었고, 지난번 방문했을 때와 또 다른 모습이다."

--평양 시민들이 피란하는 장면을 담은 보도사진 '대동강 철교'로 퓰리처 상을 받았는데, 당시 상황이 생생히 기억나는가?

"아주 놀라운 장면이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폭탄으로 철교는 붕괴되었고, 부서진 철골들이 여기저기 삐져나왔었다. 다리는 피란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부서진 철골 위를 마치 개미떼처럼 기어다녔다. 그들은 유일하게 남은 재산이었을 작은 보따리를 어깨에 짊어맨 채 대동강 이남 지역으로 빠져나왔다."

--사진 기자로 45년, 시사잡지 편집자로 5년을 보내는 동안 모두 6번의 전쟁을 취재했는데, 이렇게 목숨을 걸면서까지 카메라를 들고 계속 전장에 나간 이유는 무엇인가?

"아주 좋은 질문이다. 단순히 말하자면, 목숨을 건다고 생각하지 않고 내 가치관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가장 첫 번째는 뉴스거리가 현장에 있었고, 그것을 취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는 있었지만, 위험이나 돌발상황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었고, 내 생각엔 성공한 것 같다."

--전쟁을 취재할 때, 어떤 점에 가장 초점을 맞췄는가?

"지금 하는 방식과 똑같다.가장 기본적인 원칙인데, 내 앞에 무언가 있다면, 내가 보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본 것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만약에 내 앞에 예쁜 꽃들이 있다면, 그것을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 또한 내 증손자들이 앞에 놀고 있다면, 그대로 담아서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도 카메라를 가지고 나왔는데, 어디를 가든지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니는가?

"때로는 이 카메라가 없으면 벌거 벗은 것처럼 느껴진다. 내게 있어 꼭 필요한 물건이다. 전쟁터에서도 꼭 가지고 돌아왔는데, 어떤 이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느냐며 궁금해 한다. 나는 제 카메라를 볼 때마다 강한 보호 본능을 느낀다."

--올해로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 됐다. 안타깝게도 점점 잊혀지는 전쟁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한국인들이 과거를 돌아봐야 할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배울 것이 정말 많다. 날마다 의미가 있었다. 전쟁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 알게 된다. 한국전과 관련된 행사들에 대해 들을 때마다 매우 슬프다. 대부분의 경우 남북 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 남북 사이의 장벽이 열리면서 차량이 오가고, 이산가족들이 상봉하며, 북한에 식량이 전달되는 등 좋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봤다. 항상 이처럼 양국이 서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전 생존자들이 이에 가장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세대가 많이 바뀌었다. 내 생각엔 앞으로 평화가 지속돼야 한다고 본다.

--끝으로 사진기자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좋은 사진기자라면 가장 먼저 현장에 나가서 무엇을 취재할지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기자는 상황이 어떠한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좋은 사진이 어떤 것인지 인식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사진이란, 편견이 없고 진실을 전달하며 기술적으로 뛰어난 사진을 말한다. 사진기자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나 같은 경우에도 카메라를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달하려 노력했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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