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대통령 취임식 ‘비표’도 연줄?… 연줄 찾기 문화 언제까지
[수첩] 대통령 취임식 ‘비표’도 연줄?… 연줄 찾기 문화 언제까지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22.05.2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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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위에 신청했다가 취임식 입장 못하기도… 청와대 내사설도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해외에서 오신 분들인데, 국회에 들어가지 못한다네요. 취임식에 참여할 방법이 없을까요?”

5월 10일 여의도 하늘에 눈썹무지개가 뜨기 전,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날아들었다. 다급한 목소리였다. 그의 지인들이 인수위의 모 씨를 믿고 취임식에 참여하기 위해 왔다가, 비표를 구하지 못했다는 얘기였다. 그는 다급한 상황에서 지인들한테 이리저리 연락하다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본지에까지 연락해 왔던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에서 많은 사람이 입국했다. 해외동포도 있고, 심지어 외국인도 있었다. 해외공관들에서는 이례적으로 취임식 참여자를 공모했다. 심지어 광고까지 해서 신청자를 받았다. 이렇게 해서 1천여 명의 해외동포들이 취임식 참여를 위해 입국했다.

문제는 신청을 재외공관에 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인수위나 선대위, 당의 누구라는 ‘비선’을 믿고 들어와 취임식 입장을 시도했다. 일부는 손쉽게 입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헛다리를 짚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 대통령 취임 축하모임을 성대하게 개최한 인사들도 후자에 속했다. 취임식 전야인 5월 9일 남산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는 ‘해외동포 세계지도자대회’가 성대하게 열렸다. 해외에서 200명 남짓한 동포들이 이 행사에 참여했다. 이 중에는 외국인도 있었다. 이튿날 대통령 취임식 참여를 앞두고 이날 밤 취임식 축하열기는 뜨거웠다. 가수 태진아도 초청돼 열창을 했다.

하지만 이튿날 악몽이 시작됐다. 이른 아침 힐튼호텔에서 출발한 두 대의 전세버스가 국회 취임식장에 도착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들은 입장이 되지 않으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이 문에서 저 문으로 옮겨가며 문을 두드렸으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일찍이 취임식 입장을 약속한 인사들은 버스에 동승하지도 않았고, 국회 문 앞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이날 버스 탑승자는 노인이 많았다. 이들은 지친 다리를 이끌고 국회 주변을 돌다 결국 포기했다. 취임식장 주변을 맴도는 사이에 행사도 끝나버렸다. 그들은 취임식을 TV로도 지켜보지 못했다.

이들은 일찍이 취임식 참여 신청서를 냈다. 문제는 재외공관이 아니라, 인수위 자문위원한테 냈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해서 신청서 접수가 누락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내사한다는 설도 있다. 여하튼 재외공관이 아니라 ‘비선’으로 신청한 게 허점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재외공관이 아니라 비선을 통해 입장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인수위를 통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이 같은 모습이 정상적일까?

이러다 보니 해외동포 사회에서 ‘연줄’을 찾는 게 일상화돼 있다. 심지어 국회 부근에 상주하면서, 연줄 대는 일을 본업으로 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과연 ‘연줄’ 관행에 마침표를 찍을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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