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피를 부르는 영토분쟁>(549쪽, 아웃룩)은 크게 6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18, 19세기 뒤늦게 영토를 확장한 러시아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분쟁(1부)과 제국의 흔적을 간직한 유럽에서 저강도로 일어나는 분쟁(2부), 뿌리 깊은 팔레스타인 분쟁(3부),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독도 논쟁(4부), 중국해와 오호츠크해 그리고 히말라야의 험준한 산줄기에서 계속되는 아시아 지역 분쟁(5부), 아프리카와 남미, 극(極)지방에서 진행되는 분쟁이 이 책에 들어가 있다.
이 책의 저자 강성주 씨는 MBC에서 기자, 차장, 북경 특파원, 보도국장, 논설위원, 포항 MBC 사장, 그리고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서울 지국장으로 일했다. MBC노동조합 위원장,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한 그는 1991년 걸프전(Gulf War) 취재로 관훈언론상, 한국기자대상을 수상했다.
이 책에 따르면 근대가 시작됐다는 1648년부터 1987년까지 300여 년 동안 지구상에서 발생한 전쟁은 177건이며 이 가운데 85%에 해당하는 149건이 영토문제와 관련돼 있다. 분쟁(分爭)은 보통 전쟁보다 강도나 규모에서 덜한 다툼을 말하는데, 지난 6월 캐나다와 덴마크 간 51년 만에 합의된 북극 한스섬(Hans Island) 분쟁처럼 대화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영토분쟁 대부분은 전쟁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미래를 바꾸거나 뾰족한 대책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벌어지는 위험한 전쟁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고자 이 책을 썼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무엇보다 이 책에서 팔레스타인 분쟁과 한-일 간의 독도 논쟁을 자세히 정리했다. 팔레스타인 분쟁은 그 과정과 원인이 길고 복잡해 영토분쟁의 한 원형으로 간주하고 긴 뿌리를 더듬어 들어갔다. 우리가 직면한 독도 분쟁은 ‘충분히 알아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마음에서 일본 외무성의 주장과 이를 반박하는 우리 학계의 성과를 꼼꼼하게 기록했다. 다른 분쟁의 경우에도 현황과 역사적 배경을 짚어보면서 역사적 맥락, 그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의 상황을 객관의 시각에서 해석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