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상트페테르부르크 회장 "가스관 북한 통과는 통일환경 조성에 좋은 카드다"
박종수 상트페테르부르크 회장 "가스관 북한 통과는 통일환경 조성에 좋은 카드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1.09.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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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한인사회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각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주류사회로의 진입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각 지역 한인회장님들을 통해 통해 지역 소식을 알아보고, 다른 지역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해 본다. 편집자 주]


 
- 이명박 대통령은 TV 대담에서 가스관 북한 통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국내 에너지 공급선을 북한 통제하에 둘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많다. 박회장께서는 어떻게 보시는가?

"가스관 북한통과는 물론 가능하다. 그리고 해야한다. 당위의 문제다. 이 프로젝트는 한반도 통일환경을 조성하는데 더할나위없이 좋은 카드다. 단순히 경제협력의 차원을 넘어 외교안보적 의미를 포함한 일거양득의 프로젝트다. 첫째로, 우리의 에너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로부터 자원을 도입함으로써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둘째로,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할 수 있다. 비록 가스관이 땅밑으로 통과하지만 이를 관리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다.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북한을 점진적으로 개방시킬 수 있다. 국내 에너지 공급선을 북한 통제하에 둘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은 기우이다.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처럼 남북한 두나라 만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라면 그러한 우려는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나라는 바로 가스 공급국인 러시아다.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은 국내 조야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북한 정권을 만든 모국이 러시아임을 기억해야 하며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물론 북한의 돌출행위에 대비해서 안전장치를 구축해 두어야 한다. 가령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LNG형태의 해상운송 및 가격을 사전 합의 등이다. 원칙이 합의되었기 때문에 추진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서둘러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백년대계이기 때문이다. 가스관 설치와 함께 철도, 송유관 및 전력 분야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남북한-러 3각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다양한 형태의 3각협력 프로젝트는 남북한을 주축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다자로 갈수록 안전은 확보될 수 있겠지만 추진력이 약화된다. 북한의 돌출행동을 견제하면서도 추진력을 낼 수 있는 방법은 3자형태가 비교적 이상적이다"

- 현재 한러간 현안으로 우리 교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양국 국민간 심리적 간극과 정서적 이질성이다. 수교 20년이 지났지만 상호 이해의 정도가 매우 제한적이다. 한러 양국간 여러 분야에서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관계 등과 비교해서 양국간 관계발전이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각이 냉전당시의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마찬가지로 한국이 미국의 군사적 속국이라는 인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위한 논의는 무성하나 현실화 단계에 이르기 까지는 갈길이 멀다 할 것이다. 우리에게 러시아의 가치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19세기말 열강의 각축속에서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관으로 피신해야만 했던 ‘아관파천 375일’의 역사적 의미를 결코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 상트 페테르부르크에는 교민수가 얼마나 되며, 어떤 분들이 한인회를 이루는가?
"현재 고려인 1만여명과 한국인 1천3백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진출함으로써 교민들의 유입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제정러시아 영화기의 수도로서, 현재 러시아 지도층의 연고지로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정부가 2025년까지 서유럽 수준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내외 투자가들의 관심대상이다. 한인회를 구성하고 있는 분들은 자영업자들 뿐만 아니라, 연구원, 지상사원, 유학생 및 선교사들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다"

- 박회장은 러시아에 간지 얼마나 되며,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최초로 러시아에 정착한 것은 1990년 8월 31일이었다. 당시 구소련의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유학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그후 1990년대 소련 붕괴 등 격동기를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에서 공부하면서 보냈고 2000년대에는 모스크바공관에서 외교관으로 일했다. 2009년 현지에서 공직을 조기 퇴직하고 제2의 모교인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에서 강의중이다. 그간의 실무경험을 이론적으로 재정리하고 한러관계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10여년 전에 출간했던 졸저(‘러시아와 한국-잃어버린 백년의 기억을 찾아’)에 이어 9월말에 세상에 선보일 저서(‘21세의 북한과 러시아-신화,비화 그리고 진화’)도 이러한 고민의 연속선상에서 나온 성과물이다"

- 그간 한인회가 치런 주요 행사와 향후 행사를 소개해 달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인회가 출범한 것은 지난 4월말이다. 창립총회와 함께 초대회장에 당선된 후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하고 주요 언론들과의 인터뷰 등 한인회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소개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초대 회장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한인회가 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겠다는 공약을 했고 이의 실천을 위해 노력중이다. 한인회가 교민들 상호간 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들간 화합과 소통의 채널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떤 경우든 반목과 갈등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이도 사업상의 이해관계가 없어 이러한 일을 하는데 보다 적합한 여건인 듯 하다. 그리고 이곳은 러시아 초대 공관이 있었고, 애국열사 이범진 초대공사가 일제병탐에 항거하여 자결한 현장이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최초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된 대학이다. 이러한 한민족사의 의미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 달리 하실 말씀이 있다면...
"본인의 졸저 ‘21세기의 북한과 러시아-신화,비화 그리고 진화’(2011년 7월 문광부 간행물윤리위의 우수저작으로 당선, 9월말 출간)에서 한반도 통일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서 남북한-러 3각협력을 강조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역사적 관계를 모르고서는 가스관,TSR-TKR 연결 프로젝트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향후 전개방향을 진단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한반도 문제가 남북한 당사자의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간 관계속에 진행되는 외교 안보의 문제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 정권을 탄생시키고 지원하고 관리해 왔던 러시아의 대한반도 영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면 오판과 오류에서 탈피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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