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 ③]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
[아! 대한민국 ③]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11.09.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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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본지 고문의 연재 3탄

김정남 <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종교학에서 흔히 인간을 동물과 하느님의 중간에 있는 존재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인간은 끊임없이 저 낮은 곳에서 저 높은 곳으로, 동물 쪽으로부터 하느님 쪽으로 가려고 노력한다.

하느님 쪽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것이 성인(聖人)이고, 동물 쪽으로 너무 많이 닮아서 ‘X만도 못한 인간’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의 단군설화는 우리 인간의 실존적 존재가 어디에 서있는가를 극명하게 얘기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철학적이요 인문학적이다.

그러나 단군신화가 전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뭐니뭐니해도 ‘홍익인간’일 것이다. 아버지 환인이 아들 환웅이 홍익인간할만함을 굽어보고 이에 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는 것이다. 두루 인간을 이롭게 하고 재세이화(在世理化)하기 위하여 나라를 세운 것이다. 두루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가장 명쾌하게 해설한 사람이 백범 김구라고 생각한다. 그는 「백범일지」 白凡日誌의 마지막 결론이라 할 ‘나의 소원’에서 이렇게 말한다. 홍익인간, 이란 이러이러한 것이라고 꼭 집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홍익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설파하고 있다. 지루하지만 인용해 보겠다.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평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인류가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우리 국조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또 우리 민족의 재주와 정신과 과거의 단련이 이 사명을 달하기에 넉넉하고, 우리 국토의 위치와 기타의 조건이 그러하며, 또 1차, 2차의 세계대전을 치른 인류의 요구가 그러하며, 지금 우리의 새로 탄 시기가 그러하다고 믿는다. 우리 민족이 주연배우로 세계의 무대에 등장할 날이 눈 앞에 보이지 아니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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