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時論] 국빈방문이 성과를 내려면
[전대열時論] 국빈방문이 성과를 내려면
  • 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 승인 2023.05.0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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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될 만한 사건과 사고가 너무나 많이 쏟아진다. 그 중에서도 국민이 가장 큰 관심을 보여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이었다. 국가원수가 외국을 방문할 때에는 반드시 실무방문이냐 국빈방문이냐 하는 문제가 사전에 합의돼야 한다. 실무라고 하면 의장대 사열이나 의회연설 같은 문제를 가지고 크게 신경 쓰지 않겠지만 국빈의 경우에는 매우 까다로운 합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 문제도 검토되고 만찬의 시간까지 의전상 확실하게 정해진다. 이번에 윤 대통령의 미국방문은 때마침 터져 나온 우방국 도청 문제가 불거지면서 별로 유쾌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행되었다. 한국의 대통령실과 미국의 백악관은 크게 떠벌리지 않고 쉬쉬하면서 방문일정을 소화해냈다. 그렇다고 아주 덮어버릴 수만은 없는 사안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양국의 대통령은 짜인 일정에 따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안보에 대한 핵 공유문제까지 깊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식 핵 공유냐 아니냐 하는 사안으로 이견이 노출되면서도 북한의 핵 공격이 있을 때에는 ‘북한 정권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한 마디는 북핵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발언이었다. 이 발언을 두고 북한 김여정은 늙은이의 망언이라는 독설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듣기 거북한 욕설을 퍼부어 그들이 미국의 핵 반격에 대해서 얼마나 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지 알게 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하여 대환영을 받았다. 수십 차례의 기립박수는 외교에서 여야 대립을 자제하는 미국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특히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극단적인 독재를 자행하는 북한 정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은 미국 의회의 갈채가 쏟아질 만했다. 또 6·25 당시 중공군과 맞붙었던 미군의 장진호 전투를 상찬한 데 대하여 ‘항미원조’를 자칭하는 중국 측이 윤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한국 통일의 결정적 기회를 인해전술로 방해한 장본인의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은 아직도 참혹한 살상극이 그치지 않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서 50만 발의 총탄을 대여하여 우크라이나 원조로 비어있는 총탄 재고를 채운다는 보도가 공개되었다. 이는 물어보지 않아도 우크라이나를 원조하고 있는 미국의 전쟁 준비일 것이다. 러시아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침략자로서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오직 영토적 야심을 채우기 위해서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무고한 우크라이나를 초토화하고 있으면서도 중국이나 북한 같은 공산주의 국가의 후원을 기대하면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자유 우방국들을 비판할 자격이나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일이다.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해서 확고한 입장을 밝히며 전쟁 중단을 요구한 것은 매우 정당한 정책발현이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온 나라가 총동원돼 결사 항전을 했던 한국에서 누가 정권을 잡았더라도 당연히 수호해야 하는 민족 애국정신의 발호라고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방문 직전에 일본과 껄끄러웠던 문제에 대해서 확고한 입장으로 관계 개선을 실행했다. 문재인 정부가 틀어버린 일본 관계는 식민지 경험을 가진 한국에서는 별로 인기 있는 사안이 아니다. 윤 정부가 이를 모르겠는가. 얄팍한 인기와 여론만으로 외교를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감정을 추스르고 상호이해의 외교적 판단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확고한 판단이 선다면 이를 거부하는 일이 오히려 국익을 해치는 일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윤 정부는 한번 내린 결정에 대해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념과 소신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우물쭈물하면서 시일만 끌어봐야 문재인 정권 재판(再版)을 면치 못한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고 정의와 자유 그리고 민주를 지켜내려는 확신이 있다면 결코 물러서지않는 추진력이 절대 필요한 사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방문으로 고무된 국격을 굳세게 지키는 것이 윤석열의 결의에 달려있다.

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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