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호박벌의 꿈
{특별기고} 호박벌의 꿈
  • 월드코리안
  • 승인 2010.08.1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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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숙 (흑룡강신문 기자)

얼마전 흑룡강신문사 공식 기자증을 끝내 손에 쥐었다. 9년 만에 이룬 꿈이다.

그 소중한 기자증을 들고 나는 화장실에서 혼자 많이 많이 울었다. 그리고는 호박벌이 생각났다. 한 마리의 몸길이가 평균 2.5㎝에 불과하는 작음 몸집에 긴 여름내내 일주일당 1,600㎞를 날아다닌다고 하는 호박벌은 사실 날수없게 생겼다는것, 하지만 호박벌은 자신이 날수없게 만들어졌다는것을 전혀 모르고 날았다는게 더 놀라운 사실이다.

몸은 너무 크고 뚱뚱한데다가 날개는 몸집에 비해 지나치게 작고 가볍다. 공기 역학적으로나 어느 모로 보나 호박벌은 날게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호박벌은 자기가 날 수 없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또한 자신이 왜 날 수 없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지 않고 하루종일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꽃에서 꿀을 모으는 데만 집중한다.

문득 내가 호박벌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호박벌이 준 감동은 오래도록 날 위로해주고 격려해줄 것이다.  9년전 나는 어떻게 봐 줄래도 기자가 될 수 없게끔 생겨 먹었었다. 배운 전업과 기질 그리고 수준 등등… 소중한 꿈 하나 달랑 내놓고는 갖춘 게 하나도 없었다.

비웃음도 많이 받고 바보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거기에다가 매달 수입도 보장되지 않아 늘 어렵게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제 중국에서 떳떳한 기자가 되었다.

믿겨지지 않아 기자증을 보고 또 보고 만지고 또 만졌다. “기자증이 뭐길래 그토록 좋아해요?”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처럼 소중한 그 호박벌의 꿈을 몰라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 흘린 눈물, 숱한 고생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있을까? 아무리 힘들고 고달파도 결실을 이룰 꿈을 믿고 나는 호박벌처럼 말없이 이겨냈다.

산을 오르면서 마른 가지에서 솟아나는 파란 싹들을 보았고, 돌 위에서 힘있게 피어나는 꽃을 보았다. 그리고는 꿈속에서 나는 정말 호박벌을 보았다. 작고도 얇은 노란 날개에 온몸에 화분을 묻힌 채 오로지 꿀을 모으려 온 몸짓을 다 한다.

온 몸이 다 부서진다 해도 후회도 두려움도 없이 작고 진실한 꿈을 향해 날고 또 나는 호박벌은 나처럼 흘릴 눈물도 없는가봐, 나처럼 아픈 마음도 없는가 보다...

뒤돌아보면 너무 소중했던 크고 작은 추억들, 1%의 희망을 위해 난 정말 피를 말리는 노력을 했다. 실패와 아픔 속에서 꿈이 주는 희망의 의미를 캐면서 해낼 수 있을 때까지 나는 미래를 향해 몸부림쳤다.

어려움과 고난을 통해서 자신이 조금씩 다루어지고 철이 들어지고 씩씩해지면서 나는 정말 꾸준히도 걸어왔다. 때론 힘에 부쳐 넘어지고 쓰러져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 같았지만 슬픔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면서 오뚜기처럼 웃으면서 털고 일어서곤 했다.

어느날 저녁 나는 굶주림에 지친 채 더는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땅끝 막바지에서 바다를 보았다. 그 바다가 너무 넓어서 울었고 파도치며 찢어지는 바다가 너무 아파서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는 모래알 같은 입쌀을 꾸역꾸역 목구멍 속으로 억지로 밀어 넣었다. 꿈을 향해 달릴 수 있는 힘을 모으기 위해.

꿈이 있는 자에게는 불가능이 없다. 꿈이 줄 수 있는 기적을, 이루는 자 만이 믿을 수 있고 있는 힘을 다 해본 사람만이 알 일이다. 남아있는 긴 세월 나는 아무리 사는 게 힘들고 아파도, 아무도 없는 곳에서 꿀을 캐다 죽는 호박벌처럼 꿈을 이루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여 초심에서 “꿈 너머의 꿈”을 품고 다시 호박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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