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칼럼] 마지막 눈물
[詩가 있는 칼럼] 마지막 눈물
  • 이용대 시인
  • 승인 2011.10.17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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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니 찾아올까
아주 포기해 버렸을까

이 사람인가 가까이 보니
처음 보는 얼굴이었고
저 이인가 뒤 쫒아 봐도 낮선 모습뿐이었다

손 놓친 길가로는 흙먼지 자욱이 일었다
집 없는 밤은 생지옥같이
빨리도 밀려왔었다

굶주림으로 메마른 몸과
땟국이 찌던 몰골로
병들어 눈멀어져도 귀만은 열어두었다

기다림만이 견딤의
유일한 버팀목으로 이은 삶

붙잡혀 가두어진 애견병원 구석에서
꿈에도 잊지 못한
주인 목소리를 들었다

달려 나와 매달리며 눈물 한 줄기 비친 후
비로소 원願을 버린 듯
모진 숨을 거두었다.

생명을 함부로 대하지 말자

이용대(시인)
내가 사는 동네의 봉제산 길에서 주인을 잃고 당황해하던 애완견을 발견했다. 그 개를 데리고 이리 저리 산길을 오고가며 마침내 주인을 찾아 주었다. 주인을 만났음에 마음을 놓은 듯 졸랑졸랑 잘 따라 가는 그 애완견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4년 전 겨울 새벽 숲 속에서 우연히 만났던 ‘독’이 생각났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심히 다쳤던 ‘독’이였다. 깊은 상처에 탈장 까지 되었던 그 삽살개를 주인이 그냥 버려버렸던 것이었다. 버림을 당하고도 자연치료가 되어 가는 도중이었지만 말 못할 아픔으로 인하여 몸은 말랐고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던 조그마한 개였다.

‘독’을 차에 실고 동물병원까지 가서 치료해 주었지만 맡아 키울 수는 없어서 다시 산으로 돌려보내야만 했다. 몇 개월 후 산책길에서 뜻하잖게 만났을 때 나와 ‘독’은 서로를 알아보았다. 건강해졌었지만 바라보던 눈빛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그리고 약 50m 정도나 나를 따라 왔었다.

돌아갈 집이 없어 어둡고 구석진 곳에 몸을 은신한 채 엎드려 잠을 청하는 유기견들을 볼 때가 있다. 어쩌다 주인을 잘 못 만나 저렇게 버려진 생명이라 생각하니 참으로 애잔할 뿐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자비로 대해야함은 물론이다. 그리고 말 못하는 식물이나 동물 등 모든 생명들을 사람이 먼저 더욱 깊이 품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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