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으로 리비아 내전이 사실상 종식되자, 한국 기업들이 리비아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튀니지 제르바에 임시로 머물다가 지난달 트리폴리로 들어온 대우건설 임직원 세 명은 현재 리비아 내 자산 유지와 건설, 호텔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대우건설 리비아지사장인 정재학 상무는 24일(현지시간) 트리폴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트리폴리 자산에 대한 유지와 보존을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또 15명으로 구성된 긴급 보수팀을 오는 28일 트리폴리 시내의 JW메리어트호텔에 보내 전기, 설비 등을 수리한 후 조만간 호텔을 다시 열 예정이다. 400여 개의 객실을 보유한 이 호텔은 대우건설이 지어 지난 2월15일 개장했지만, 리비아 사태로 그동안 운영을 하지 못했다.
리비아에서는 대우건설 외에도 한일건설과 한일건설 임직원이 건설 등의 사업 진출에 힘을 쓰고 있다고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은 전했다.
그러나 트리폴리 주재 한국대사와 현지 기업인, 교민은 우리 기업들이 리비아 사업에 뛰어든다 해도 곧바로 수주 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대식 대사는 "초반 1~2년 차 때에는 준비와 리비아 정부와 교섭 등으로 재건 공사의 수주 실적이 바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도 "재건 공사를 빨리하면 좋겠지만 새 정부의 각 부처 장관과 발주처 실·국장이 임명된 뒤 실무적인 일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리비아 정부가 공사 대금을 줄 준비가 언제 되느냐도 관건"이라며 "이는 관공서에서 예산 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비아 재건 공사에 국내 업계가 400억달러 상당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란 일각의 전망도 부풀려졌다는 시각이 있다.
이윤규 전 리비아 한인회장은 "리비아에서 발주할 재건 공사 규모가 4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예상은 과거 기준을 적용한 탓에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200억 달러 규모가 합리적인 수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주 실적을 당장 기대하기보다는 리비아와 신뢰를 구축하고 기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 기업이 실질적으로 학교와 병원, 아파트 등에서 점진적으로 실적을 기대할 수는 있어도 바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월드코리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