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권위 실추시킨 국제 윤이상 작곡상 결선 연주회 및 시상식
[기고] 권위 실추시킨 국제 윤이상 작곡상 결선 연주회 및 시상식
  • 김규현(전 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
  • 승인 2011.11.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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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현(전 한국 음악비평가협회 회장, 작곡가)
윤이상 평화재단과 국제 윤이상 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 윤이상 작곡상 콩쿠르는 2007년부터 격년제로 열리고 있는데 금년이 세 번째가 된다. 예선은 작품심사로 하고 본선은 작품연주를 통해서 수상자를 결정한다.

이번 본선에는 다섯 명(이태리, 이스라엘, 중국, 일본, 홍콩)이 선정되어 작품연주와 수상자 시상식(9월 14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 있었다. 심사위원들(위원장 박영희, 위원은 중국의 탕지안핑, 이스라엘의 체르노위, 독일의 플라츠, 일본의 호소가와)도 국제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작곡가들이고 평자의 지인(知人)들도 여럿 있어서 반가웠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윤이상 작곡상 결선연주회 및 시상식은 일부 특정 젊은 작곡가들을 위한 작곡 잔치였고 부실한 심사로 인해 국제 작곡상으로서의 위상을 실추시킨 요식행위 같은 상(賞)주기 잔치라고 할 수 있겠다.

본선에 선정된 다섯 곡들(Cella의 ‘The Manhattan distance’, Cheng의 ‘shining’, Klartag의 ‘Background music for fundraising event’, Stepher Yip의 ‘Fragrance of Baekje’, Kobayashi의 ‘The plain of Grasses and sapphire’)은 홍콩의 작곡가 Yip의 ‘백제의 향기’를 제외하고 대체로 서구적인 표현접근을 한 곡들이고 실험적인 곡(Klartag의 ‘Background music for fundraising event’)도 한곡 있었다. Cheng의 곡은 구성은 우수했으나 음향적 구조가 다양성이 결여되어 곡이 단조롭고 무미건조했다. Kobayashi의 곡은 내용이 빈곤하고 구성력이 빈약해 싱거워 보였다.

Cella의 곡은 용두사미(龍頭蛇尾)의 엉성한 곡이었고, Stephen yip의 곡은 동양적 표현접근은 살만한데 곡 흐름의 일관성이 빈약해 설익게 들렸다. 그리고 Klartag의 곡은 실험성이 있어 신선해 보인 반면 전체 짜임새가 튼튼해 보이지 못했다. 다섯 작품의 공통적인 결함은 종지패턴의 형성미가 빈약했고 확실한 그 형태 설정을 하지 못한 것이다. 종지형태가 불확실하고 모호한 것이 근`현대 음악작품의 종지특성으로 간주한다면 그런 사고 자체가 미완성이다.

공개적인 심사는 공정성과 전문성이 요구 된다. 그런데 소위 국제적인 인물들이 심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엉성한 가작(cheng의 곡 ‘shining’)을 대상으로 뽑고, 싱겁고 단조로운 곡(kobayashi의 ‘The plain of Grasses and sapphire’)을 특별상을 주는 심사위원들의 모순된 심사기준과 가치평가능력이 불신을 초래했다.

객관성과 공정성 그리고 전문성이 결여된 편견의 눈 먼 심사가 지명도에 걸맞지 않게 전문성 있는 정확한 심사가 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청중들이 배심원이 되어 뽑은 청중상을 받은 이스라엘의 작곡가 Klartag의 곡 ‘Background music for fundraising event’이 심사위원들의 선정수준보다 훨씬 적합한 선정이었고, 윤이상 작곡상 성격(젊은 작곡가들에게 창의적인 창작의욕과 격려)과 격이 맞아 보였다.

대상없는 특별상은 받아야 될 곡이 입선도 되지 못하고 겨우 청중상이 되는 모순은 전문 심사위원들이 청중들만큼도 음악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고 파악하지 못한 심사모습을 보여준 것은 한심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럴 바에야 요식행위 같은 행사를 벗어나 대상이 없는 입상 작품만의 시상식도 할 필요하지 않겠는가.

5곡 중 제대로 된 우수한 대상곡이 안보였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시상식은 공연장 무대에서 한 것은 관례적이겠지만 국제적인 상을 주면서 초라한 모습 같은 인상을 주어 품위가 없어 보였고 품격이 떨어져 보이기까지 했다.

작곡상의 목적이 윤이상의 음악적 업적을 계승하고 국제적인 교류의 장을 확대해 가는 것이라면 (그것도 문광부와 한국 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아가며 주는 상이라면) 그야말로 국제적인 품위와 품격을 갖춘 권위 있는 작곡상과 시상식을 만들어가야만 했다.

작곡상을 받은 작품들이 국제적인 교류의 장에서 잘못 선정되어 웃음거리가 되는 곳이 된다면 윤이상 작곡상은 물론 국가의 망신이 될 수 있다. 그렇잖아도 국내 음악계와 음악가들은 윤이상 작곡상에 대해 무관심이고 국고손실을 해가면서까지 일개 작고가의 이름을 붙인 상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하는 판에 작곡상 콩쿠르 현장에서 정확성과 품격이 떨어지는 심사와 시상식을 하고 있으니 윤이상 작곡상을 도와줄 음악계나 음악가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번 제3회 2011 국제 윤이상 작곡상 결선 연주회 및 시상식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위상과 품격을 떨어지게 했고 실망을 준 작곡 잔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정체성까지도 의구심을 갖게 한 함양미달의 작곡 콩쿠르 잔치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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