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 ⑥] 무궁화
[아! 대한민국 ⑥] 무궁화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1.11.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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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한 나라, 한 민족이 상징으로 삼고, 온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꽃이나 식물을 나라꽃(國花)이라 한다면, 무궁화는 우리 민족과 함께 고락을 함께 해 오면서 자연스럽게 국화로 굳어져왔다고 할 수 있다.

한반도에 무궁화가 많이 분포되어 있다는 최초의 기록은 춘추전국시대에 지어진 「산해경」(山海經)의 제9권에,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가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君子之國 有薰花草 朝生暮死)는 대목이다.

군자국은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것이요, 훈화초는 무궁화의 옛 이름이다. 신라시대에 최치원을 시켜 당나라에 지어 보낸 국서에도 신라를 ‘무궁화의 나라’(槿花鄕)라고 했다고 한다.

또한 지봉유설(芝峰類說)에서 인용한 「고금주」(古今注)에도 “군자의 나라는 지방이 천리이며 목근화가 많더라” (君子之國 地方千里 多木槿花)라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이 보다 앞서 고려 예종 때 근화향이라 쓴 기록이 있고, 이로부터 100년쯤 지나서 이규보(李奎報)가 근화(槿花)를 논한 글이 전해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를 스스로 근역(槿域)이라 일컫게 되었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국화로 연결된 것이다.

일찍이 호암 문일평은 무궁화에 대하여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어지는 것은 영고무상(榮枯無常)한 인생의 원리를 보여주는 동시에 여름에 피기 시작하여 가을까지 계속적으로 피는 것은 자강불식(自强不息)하는 군자의 이상을 보여주는 바다.

그 화기(花期)의 장구한 것은 화품(花品)의 청아한 것과 아울러 이 꽃의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것인 바 조선인의 최고 예찬을 받는 이유도 주로 여기 있다 할 것이다”라 하였다.

영문학자요 수필가였던 이양하는 “무궁화는 흰 무궁화라야 한다. 우리의 선인(先人)이 취한 것도 흰 무궁화임에 틀림이 없다. 백단심(白丹心)이라는 말이 있을 뿐 아니라 흰 빛은 우리가 항상 몸에 감는 빛이요, 화심(花心)의 빨강은 또 우리의 선인들이 즐겨 쓰던 단청의 빨강이다… 감탄 없이는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꽃은 수줍고, 은근하고 겸손하다”하였다.

무궁화의 학명은 Hibiscus Syriacus Linnaeus이다. 앞의 히비스커스는 이집트의 아름다운 히비스 신을 닮았다는 뜻이다.

무궁화가 히비스 신처럼 아름다운 것은 사실일지라도, 시리아가 원산지라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학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무궁화의 자생지는 북부 인도로부터 중국의 북부, 그리고 한반도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무궁화의 명칭은 이름 그대로 무궁한 생명의 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무궁화는 보통 7~9월 사이에 개화하는데 보통 크기의 나무는 한 그루가 매일 20~30개의 꽃을 100여일 동안 지속적으로 피워내므로 1000~3000여 송이의 꽃을 피운다.

새벽 5~6시경, 일출과 더불러 활짝 피어 하오 5~6시경 오므라들고 시들어 일몰(日沒)과 더불어 떨어진다. 매일 20~30개 이상의 꽃을, 1백여일 동안 계속 피워내는 것은 다른 화목(花木)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무궁화라고 이름한 연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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