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중국적 탓에 투표율 낮아질 듯
[시론] 이중국적 탓에 투표율 낮아질 듯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1.11.22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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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영국을 방문해서 들은 얘기다. 영국에 있는 많은 교민들이 선거 등록을 안 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영국에는 우리 교민 5만명이 있다. 문제는 이중국적이었다. 영국 국적도 갖고 있는 복수국적자들이 많다는 얘기였다.

현지의 추산으로는 1만5천명 정도에 이른다는것이다.  이들은 현지에 뿌리박고 살다보니 복수국적자가 안될 수 없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자녀들을 교육시키자면 울며 겨자먹기로 현지 국적을 취득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한국 패스포트야 한국 사람이라서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 사니까 한국의 주민등록은 말소됐지만, 그나마 한국 패스포트를 들고 한국인임을 느끼면 산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재외국민 투표가 아닌밤에 홍두깨가 되버렸다. 누가 복수국적을 갖고 있는지 우리 공관에서 다 알게 돼버린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만 해도 복수국적을 갖고 있든 없든 영사관도 오가고, 교민사회에도 나오며 생활을 해왔다.

그런데 재외국민 선거 등록을 하면서 막상 패스포트를 챙기자니 복수의 패스포트를 가진 사람들이 괜히 꺼림칙하게 느낀다는 얘기다.

우리 정부는 복수국적자의 투표를 허용하지 않는다. 65세 이상이 복수국적자만이 예외다. 나머지 복수국적자는 재외국민 투표는 안된다는 게 우리 정부의 방침이다.

그래서 재외공관에 설치된 재외선거관리위원회의 주요 임무의 하나도 복수국적을 가려내는 일이다. 이처럼 정부의 ‘단일국적’ 방침이 현지 교민사회의 투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해외에 달려있다. 해외로 많이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먼저 해외로 나가 자리를 잡고 있는 우리 교민들은 우리 나라로서는 보물과 다름없다. 재외국민 선거는 이들 보물과 모국을 이어주는 끈 중의 하나다. 해외에서 모국에 대해 투표를 하는 것은 재외동포가 모국을 느끼는 기회다.

한국도 해외로 나가는데 이들 재외동포들의 도움이 필요하게 됐다. 특히 젊은이들이나 시니어들이 해외로 나갈 때 이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재외선거는 이 같은 서로의 필요에 부응해 생긴 제도라는 느낌도 든다.

그런데 재외국민 선거를 도입해놓고 보니, 복수국적 문제가 생긴다. 재외국민들이 현지에 제대로 정착하고 발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지 국적 취득을 독려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 현지국적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버리라고 하는 것은 어딘지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그런 가운데 재외국민 투표가 복수국적의 문제를 새삼 깨닫게 하고 있다. 어쩔수 없이 복수국적을 얻은 많은 사람들이 투표 등록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공관행사에서도 멀어지고 교민사회에서도 멀어질 우려가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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