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광복직후 부른 독립행진곡
[시론] 광복직후 부른 독립행진곡
  • 전대열<대기자>
  • 승인 2011.12.14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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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예전부터 가무음곡을 즐기는 선비들이 많은 나라다. 무예보다 문화 예술을 더 중시하여 무반(武班)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로 인해서 무반들의 반란이 일어나 고려시대에는 무인통치 시대가 80년이나 계속되었던 역사가 있다.

문무양반 중에서 문인이 우대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외침이 없을 때 얘기다. 전쟁이 나면 단연 무인 세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모든 백성들은 무보다 문을 더 숭상했다. 유학에 쪄든 문인 중심사상이 아무 것도 모르는 백성 사이에도 세뇌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이라는 전통이 대대로 물려내려 와 아무래도 문(文)에 치우쳤던 것이리라. 노래와 춤은 천민들이나 하는 것으로 하층계급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양반들의 잔치에는 이들이 빠질 수 없다.

흥에 겨우면 양반들도 덩실덩실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판소리가 발달한 것도 다 이들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전통 속에서도 신분차별은 엄격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평등사회를 지향하게 되었다. 우리는 일제 강점시대를 지나 이제는 최고의 민주주의 꽃을 피우며 산다.

시대착오적인 신분은 사라지고 가장 천대받던 광대라는 이름의 연예인들은 이제 시대의 각광을 받는다. 지금 청소년의 소원을 물으면 50% 이상이 “연예인 되고 싶다”고 대답한다. 이것과 연유가 같지는 않겠지만 어느 골목, 어느 지방을 가더라도 길가에 널려 있는 게 노래방이다. 한국의 노래방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술을 마시고도 노래방을 찾는다. 친구끼리 모여서도 노래방이다. 음치들도 노래 한 자리 못하면 끼워주지 않는다는 엄포에 어쩔 수 없이 노래를 배운다.

노래를 부르면 시름을 잊는다. 스트레스도 날아간다. 노래방을 찾는 사람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다. 클래식도 좋고, 유행가도 좋다. 노래방에서는 젊은이들의 노래처럼 빠른 곡조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느린 곡으로 옛날 노래가 선호된다.

노래를 잘 하면 좋겠지만 그것은 각자의 실력이기에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스크린에 나오는 점수는 숫자에 불과할 뿐 진짜 노래실력은 아니라는 게 통설이다. 어떤 프로가수가 자기노래를 불렀는데 “연습 좀 더 하시라”는 자막이 뜨더란다.

아무튼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성 덕분에 요즘 가장 큰 화제의 주인공은 K-Pop이다. 세계를 누비며 한국의 노래를 부른다. 한국을 잘 모르던 외국의 젊은이들이 열광한다. 참으로 자랑스럽다.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업 업종으로 IT를 꼽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케이팝이다.

이 통에 엔터테인먼트가 붕붕 뜨고 있지만 우리의 역사적 전통을 보면 강강술래로 왜적의 눈을 혼동시키는 전략적 역할을 했던 일도 있다. 전쟁을 치르는 군인들에게는 필수적으로 군가를 보급한다.

군가는 단순한 곡조에 힘이 넘쳐야 한다. 곡뿐만 아니라 가사는 더욱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노래는 본 가사를 1절, 2절, 3절식으로 나눠부르며 반드시 똑같은 낱말로 꾸며진 후렴이 있어 힘을 더해준다. 우리 군가 중에서 국민애창곡은 ‘진짜 사나이’다.

이 노래를 군가인줄 모르고 부르는 이들도 많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듣고 흥얼거리는 노래가 되었다. 근자에 필자의 이메일에 들어온 ‘예전의 귀중자료’에 1945년 광복을 맞이하여 기념엽서를 발행하며 그 후면에 기록되어 있는 ‘독립행진곡’ 가사가 번쩍 눈에 띄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불러보는 노래 가락이다. 어렸을 때 이 노래를 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 전연 기억에는 없다. 다만 귀에 익기도 하고, 가사도 힘차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를 통하여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해방의 기쁨을 노래 가사에 싣고 조국의 앞날이 더욱 밝기를 기대하는 내용이다. 게다가 피를 용솟음치게 만드는 박력이 있다. 다시 한 번 익혀 불러도 좋은 노래다. 틀린 철자법도 고치지 않고 원문 그대로 게재한다.

어둡고 괴로워라 밤이 길더니
삼천리 이 강산에 먼동이 텄다
동무야, 자리차고 이러나거라
산넘어, 바다건너 태평양넘어
아아, 자유의, 자유의, 종이 울린다

한숨아, 너 가거라 현해탄건너
서름아, 눈물아 너와도 하직
동무야, 두손들어 만세부르자
아득한 시베리아 넓은 벌판에
아아, 해방의, 해방의 깃빨날린다

유구한 오천년 조국의 역사
앞으로, 억만년이 더욱 빛나리
동무야, 발마추어 함께 나가자
우리의 앞길이 양양하고나
아아, 청춘의, 청춘의 피가 끌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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