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 ⑩] 우리는 단일민족인가
[아! 대한민국 ⑩] 우리는 단일민족인가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1.12.2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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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은 단일민족으로 이어져왔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엄청난 긍지로 생각하고 있다.

일제시대 또는 해방직후에 초∙중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특히 그렇다. 일제의 식민지배를 벗어나 독립된 조국을 갖게 된 민족적 감격에 비추어 단일민족론이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그 이후의 교육이 대체적으로 단일민족론을 근간으로 하여 이루어져왔다.

과연 우리는 처음부터 단일민족이었고, 또 연면히 단일민족으로 이어져 왔는가. 우리민족이 결코 단일혈통의 민족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다문화사회로 이행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단일민족론을 더 이상 고집할 수 없게 하는 측면도 있다. 언제까지 폐쇄적인 순혈주의만을 부르짖고 있을 것인가 하는 반성과 성찰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당연하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2010년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인구의 2.7%, 130만명의 이주민이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는 덴마크(8%), 노르웨이(11%), 스웨덴(18%)등에는 훨씬 못 미치는 비율이지만, 이주민의 비율이 계속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임은 분명하다. 문명교류학자 정수일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고려초기에 이미 전체인구의 15%가 이주민이었다고 하니, 이 같은 수치는 두려워할 일도, 놀라운 일도 아니다.

정수일은 이제 겨우 2.7%, 그 가운데 40%가 이른바 중국 조선족인 걸 가지고 뭘 그렇게 호들갑을 떠느냐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전래 성씨 2백여 개 가운데 그 절반이 넘는 성씨가 외국에서 귀화한 사람의 성(姓)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인적구성을 가진 나라도 없는 셈이다.

이미 신라시대에 아랍과의 교류와 아랍인의 귀화를 충분히 유추하게 하는 유물과 문화적 유산들이 수두룩하다. 왕릉 앞에 서있는 서역인의 석상이 그렇고, 처용가가 그렇고, 멀리 에집트에서 만든 유리제품이 왕릉의 부장품으로 들어있다.

고려사 공민왕 때의 기록에 의하면 오늘의 함경남도에 몽골족의 집단 거주지가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온돌을 잘 만들어 썼다고 한다. 조선왕조 개국공신 이지란(李之蘭)은 여진족이었다. 그는 이성계와 더불어 왜구를 소탕하고 그 뒤 정치적 행보를 함께 했다.

그는 귀화해서 청해(靑海)를 본관으로 하는 이씨 성(姓)을 하사받았다. 국조보감(國朝寶鑑)에는 이성계가 즉위한 뒤 이지란에게 여진족을 모아 안정케하는 한편, 여진족으로 하여금 “조선사람과 서로 혼인하고 병역과 세금도 똑같이 내게 하며, 호(戶)에 편입시켰다”고 전하고 있다.

중국의 한족(漢族)은 우리민족을 동이(東夷)또는 동호(東胡)로 분류했는데, 여기에는 우리 한민족 뿐만 아니라 말갈(여진), 몽골, 숙신, 선비족 등이 속해 있었다. 지금도 백두산 깊은 산 속에 들어가면 이들 민족이 모두 다 백두산을 그들의 영산(靈山)으로 알고 함께 살아왔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유적이나 전설이 남아있다.

백두산 서파(西坡)에 가면 청태조의 전설이 담겨있는 왕지(王池)가 있다. 어쩌면 우리나라는 처음 나라로 세워질 때부터 우리는 이미 단일민족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단군신화 자체가 그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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