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학교가 생겼다고 너무 좋아해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 한글 학교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동포 자녀들이 반색하고 있다. 그간 좁은 월세 공간에서 눈치보며 한글을 배웠던 설움 때문일까.
김혜경(여) 한글 학교 교장은 “이런 기회가 이렇게 빨리 올 지 생각조차 못했다”며 “아이들이나 학부모나 학교 건물을 직접 가 보고서 하나같이 너무 좋다고들 한다. 특히 애들이 굉장히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1996년 멕시코 한인회가 창립될 때를 전후해 당시 멕시코시티에 문을 연 한글 학교의 교육 환경은 말그대로 ‘열악’ 그 자체였다.
주 멕시코대사관 지하실을 학교 교실로 사용하기 시작해 현지 학교를 임대하거나 가정집을 쓰는 등 곳곳을 전전하며 오랫동안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한 곳을 길게 써야 2∼3년이었고 월세를 올려달라거나 임대 계약기간이 끝나면 또 다른 터전을 찾아 나서야 하는 처지였다고 김 교장은 회고했다.
1995년 멕시코로 건너와 만만치 않은 유학 생활에도 한글 학교 교사로 활동했던 김 교장은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인지 학교 설립에 누구보다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교사들 마음이 다 학부모 마음과 똑같은 거 아니겠냐”며 “이런 환경을 갖게 돼 너무 행복하다”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문을 여는 한글 학교를 제대로 운영해보고 싶은 욕심이 크다. 주말에 한글만 가르쳐주던 기존 한글 학교틀에서 벗어나 학생들을 상대로 태권도나 미술 등 특별 과외활동도 하고 평일이면 동포 주부를 상대로 스페인어 강좌, 꽃꽂이, 인테리어 수업 등 다양한 교양 교실을 열 계획이다.
그는 수업에 현지인들도 올 수 있도록 학교 문을 활짝 열 생각이다. 김 교장은 “동포 사이에서는 건물 매입을 놓고 꼭 필요할까라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학교를 주중에도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그런 우려를 뛰어넘겠다”면서 멕시코 동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격려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