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시론] 변(變)을 이끌 리더십이 필요하다
[신년시론] 변(變)을 이끌 리더십이 필요하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01.01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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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화두는 변(變)인듯...정치도 세계경제도 남북도"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최근 ‘대진제국(大秦帝國)’이라는 드라마를 봤다. 무료 VOD 드라마다.이름 만으로는 마치 진시황을 다룬 얘기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보다 100년 전을 다룬 드라마다. 진나라 천하통일 토대를 놓은 진효공(秦孝公) 시대를 그린 것이다.

진효공때만 해도 진나라는 변방의 가난한 제후국이었다. 왕이라고 칭하지도 못했다.인근 위나라는 왕으로 칭했으며, 진은 위나라를 패자로 인정했다.

오랜 전란에 시달리고, 가난에 찌든 나라를 물려받은 진 효공은 나라를 살리는 길은 부국강병 뿐이라고 믿었다. 당시 부국강병에는 두가지 방안이 있었다. 하나는 남을 침략해서 빼앗는 것이었다. 진나라에는 그럴만한 힘이 없었다. 나머지 하나는 스스로 잘사는 방법이었다. 내부의 소모적인 시스템을 개혁해서 흥국의 길을 가는 것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방법이었다.

효공은 두번째의 길을 택했다. 위나라와의 전투에서 전사한 부친 진헌공의 원수를갚는 일도 접어두었다.
진효공은 개혁을 위해 외국인사를 등용했다. 진나라와 늘 싸움을 해온 위나라의 선비 상앙을 개혁의 총설계사로 불러들였다.파격적인 인사였다.

상앙은 부국강병을 위한 혁명을 시도했다. 당시 이를 ‘변법(變法)’이라 불렀다. 법(法)이란 물길이 흘러가는 길이다. 사회의 시스템이다. 변법은 이 시스템을 바꾸는 일이었다. 저항은 당연한 일이었다. 험난한 길이었다.

이 같은 변법으로 진나라는 부강의 길을 걸었다. 진시황의 천하통일은 변법 시행 100년 후의 일이다.나무가 뿌리를 깊이 내리고, 튼실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세월이 흘러야 한다. 하루 아침에 결실이 맺어질 수가 없다. 진시황의 천하통일은 100년전 변법의 결실인 것이다.

새해인 올해는 임진년이다. 흑룡이 하늘을 비상하는 해다. 60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이 해는 임진왜란으로 우리한테 익숙하다.

당시 일본은 전국시대에 종지부를 찍는다.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의 뒤를 이어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일본을 통일한다.  일본은 봉건제였다. 왕실은 허수아비였고, 장군이 전권을 행사했다. 막부정치였다.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일본 통일에 기여한 가신들에게 나눠줄 봉토를 위해 기발한 발상을 한다. 조선과 명나라 침공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해탄 너머 조선에도 감지됐던 모양이다. 율곡 이이선생이 이조판서를 맡아 시무육조(時務六條)를 올리면서 10만양병설을 주장한 것은 임진왜란 발발 8년전이었다.  시무육조란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 6가지’라고 해석하는 게 옳을 것이다. 그 첫 조목이 ‘임현능(任賢能)’이다.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을 쓰라는 말이다.

8년 전에라도 대비를 시작했으면, 임진왜란으로 전국이 초토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조선의 철저한 대비가 일본에도 포착됐다면, 조선출병을 포기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명나라를 칠 테니 길을 안내해달라(征明假道)’, ‘길을 빌려 명을 치겠다(假道入明)’와 같은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구실은 조선이 만만했기 때문이었으리라.

이 전쟁으로 인해 일본의 토요토미도 망하고, 명나라도 망했다. 조선왕조만 어렵사리 살아남았다. 역사의 아이러니다.그후 조선은 살아남았으나, 변화의 동력은 상실했다.차라리 조선 왕조가 바뀌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흑룡이 비상하는 올해 우리의 화두는 변(變)이라는 생각이다. 총선과 대선이 있고, 유럽재정위기와 세계 경제환경의 급변이 우려된다. 북한의 정세도 변화의 기세가 강하다.

이 같은 변을 컨트롤 하려면, 걸맞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변을 이끌어가는 상앙 같은 리더십, 그를 떠받쳐주는 진효공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 임진년 벽두에 새삼 곱씹어보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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