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송년회도 못치른 LA한인회, 누구 탓?
[수첩] 송년회도 못치른 LA한인회, 누구 탓?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01.04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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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상유십이척(尙有十二隻)’이라는 말이 있다.

이순신장군이 선조임금한테 올린 장계에 나오는 말이다. “아직 12척이 남아있습니다”하는 뜻이다.

배경은 임진왜란을 지나 정유재란이 일어나던 해다. 당시 왜군들은 울산 학성 등 일부 지역을 근거지로 농성을 하고 있었다.

일본은 군수물자 보급을 위해 왜선들을 보내야 하는데, 이순신장군이 눈에 가시였다. 마침 때맞춰 선조임금이 일본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렸다. 이순신장군을 수군통제사에서 직위 해제한 것이다.

이순신장군이 만들어서 왜병들을 격파했던 배들은 모두 원균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 틈을 타고 일본이 다시 쳐들어왔다. 정유재란이다.

원균이 이끄는 조선수군은 그해 7월 거제도 앞바다에서 왜군과 격돌했다. 가슴아픈 칠천량해전이다. 200여척의 조선함대는 이 해전에서 대패했다. 12척을 남기고 궤멸했던 것이다.

조정은 부랴부랴 이순신장군을 복귀시켰다. 3도수군통제사로 다시 임명했다. 이 때 이순신 장군은 무능한 선조임금한테 장궤를 올린다.

“아직 12척이 남아있습니다”

그는 이 12척으로 일자(一字)진을 치고 해남의 울돌목에서 왜군을 맞는다. 왜군의 함대는 10배나 많았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있었다. 이 치열한 전투에서 조선수군은 왜선 31척을 격침시키고, 92척을 대파시켰다. 왜군 1만2천명이 죽거나 부상했다고 당시 사료들은 밝히고 있다.이순신 장군은 어떻게 해서 이겼을까? 기적이라고 할수밖에 없다.

'상유십이척'이라는 이순신장군의 말은 긍정적인 마인드의 중요성을 설명할 때 곧잘 인용된다. 리더의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사례에 이보다 나은 것이 없다.

새해 벽두에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LA에서 들려온 슬픈 소식 때문이다. 지난해 LA한인회는 연례행사로 해오던 송년행사를 치르지도 못했다. LA한인회 창립기념식도 겸하고, 송년회도 겸하고, 모금도 하는 행사다. LA한인회 연중행사 가운데 최대 규모의 행사다.

2010년만해도 LA 유니버설시티 힐튼호텔에서 LA한인회 창립48주년 기념을 겸한 헤리티지 나이트를 비교적 성대하게 치렀다. 가수 진미령씨 등이 가서 분위기를 돋궜다.

하지만 지난 연말에는 이 행사를 열지도 못했다. 추진력과 동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교민들을 모을 힘도, 그들을 위로할 책임감도 없었다. 나아가 이들로부터 모금할 자신감도 상실했다는 것이다.

LA지역은 미주 최대의 한인 밀집지역이다. 적어도 60만명은 된다고 하는 지역이다. 미주 최대의 코리아타운도 형성돼 있다. 이런 곳에서 연말행사를 못 치른 것이다.

한인회가 연례적으로 개최해오던 행사를 못한다는 것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죄송하다고 ‘반성문’을 내걸어도 시원찮을 판이다. 이게 스칼렛엄회장이 4년째 이끌어온 LA한인회의 현주소다. 그것도 선거 소송까지 치르고 연임했던 한인회장이다.

한인회장이 연임을 하는 것은 힘을 받아서다. 사람들이 밀어주고 힘을 실어주기 때문에 연임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LA한인회는 그렇지 못했던 것같다. 결과가 이를 말하고 있다. 잘못 연임하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 이보다 극명한 사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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