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멋있는 부(富)와 진정한 부(富)
[칼럼] 멋있는 부(富)와 진정한 부(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01.15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 박태준회장, MB사저, 그리고 한창우회장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고(故) 박태준 회장 보세요. 남긴 재산이 없다고하잖아요. 다른 사람들도 배우도록 청빈함을 널리 알려야 됩니다”

이런 말에 누군가 맞받았다.
“청운동에 집이 있어요. 아들과 함께 산다고 만년에 지었답니다. 박회장 영구차가 원래 거기를 들러가기로 했는데, 청빈하다고 언론에서 크게 보도하는 바람에 못 들렀다는 거지요”

청계산을 오르면서 얘기들이 이어진다. 북악포럼 산우회다. 북악포럼은 매월 한차례씩 등산을 해서 이미 210회에 이르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번도 빠지지 않고 등산을 했다는 것이다.

이날도 20여명이 산을 올랐다. 그러면서 회원들의 근황도 전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나눈다. 이날도 화제는 많았다. 부(富)와 청빈함도 화제의하나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도 얘기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큰 결단을 했다.그렇게 하고도 내곡동 사저 같은 문제로 기부의 의미가 희석되어 버렸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반론도 뒤따랐다. 참모진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오버(과잉)해서 충성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후관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시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버된 것은 없는지 반드시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기부에 대해서도 얘기가 있었다.세전(稅前) 기부와 세후 기부로 종류가 갈라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기부가 많으며, 특히 기업 차원의 기부가 많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비용처리가 되는 세전 기부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반면 서양에서는 세금을 낸 후 순수하게 자신의 몫이 된 부분을 기부하는 개인기부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나누며, 일본의 한창우 회장이 떠올랐다.그는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한일친선을 위해 쓰겠다고 지난 연말 발표했다. 한회장은 맨발로 일본에 건너가 파친코그룹 마루한을 창업한 사람이다. 그는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지만, 쓰는 것은 예술’이라며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금 어떤가? 우리는 부(富)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 듯하다. 부를 조성하는 과정, 부자가 되는 과정에서 불법이나 탈법이 개입됐을 개연성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법을 어기지 않고 부를 이룬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지만 언제까지나 과거의 굴레에 얽매일 수는 없다. 과거에 돈 번 방법을 비난하며, 부를 욕하고 있을 수많은 없다. 차라리 부(富)의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면서, 멋있는 부가 되도록 이끌어가는 편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나눔문화를 실천하는 부, 약자와 상생하는 부, 이것이 멋있는 부라고 할 것이다. 명품들로 집 장롱을 가득 채우고, 자기에게는 더할데 없이 후(厚)하면서 나눔에 인색하고, 남에게 야멸찬 것은 절대 멋있는 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유지되는 부는 결국 자신과 집을 망치는 흉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富)는 누울 집이 있고, 일할 밭이 있으면서 오손도손 먹고 사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의 이 풀이가 진정한 부의 뜻이 아닐까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