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R&D정책, 세계적 흐름과 따로 놀고 있다
한국 R&D정책, 세계적 흐름과 따로 놀고 있다
  • 월드코리안
  • 승인 2010.08.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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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韓美과학자학술대회, 국제교류협력 필요성 절감

 
"우리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전 세계 연구개발비 중 36%를 차지하는 미국의 과학기술 동향을 모른 채 우리 과학 수준을 향상시키기엔 역부족이다."

한국과 미국에 있는 한인 과학기술자들이 뭉쳤다. 학문적 교류도 하면서 실질적인 산학 협력의 틀도 마련했다. 그리고 반성도 했다. 세계를 간파하지 못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닷새 동안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2010년 한미학술대회(UKC2010)를 찾은 한국 과학기술자들은 다시 한 번 국제 교류와 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매일경제신문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재미과학기술자협회(KSEA)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KOFST), 한미과학협력센터(KUSCO) 등이 주최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등 한국 정부 부처는 물론 미국에서는 보잉, 공군, 에너지부,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 기업과 기관들이 협조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KOTRA, 에너지기술평가원, LG전자, 포스코, 삼성종합기술원, 호남정유, KIST, 포스테크, SK에너지 등은 이 행사를 후원했다.

표준과학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과학창의재단, 현대중공업,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전기연구원, 분당서울대병원, 산업과학기술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전기통신연구원,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 등도 이번 행사 후원기관들이다.

이번 행사의 화두 중 하나는 한국 R&D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과학기술계는 `우물 안 개구리`였음이 드러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7년 기준 전 세계 R&D 지출액은 1조540억달러. 이 가운데 한국이 지출한 금액은 420억달러로 약 4%를 차지한다.

R&D 지출액이 가장 많은 미국은 3690억달러로 전 세계 R&D에서 36%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비중은 작지만 한국 R&D 지출 분야는 다양하다. 각종 유망 분야에 조금씩 배분하고 있다. 결국 적은 금액을 쪼개고 쪼개다 보니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기 어렵다.

연료전지분야를 보면 뚜렷해진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연료전지기술 개발에 대한 예산지원이 사실상 중단됐다.

배인태 미국 듀라셀 수석연구위원은 "스티븐 추 에너지부 장관은 연료전지 분야에 대한 지원을 멈추고 2차전지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기존에 지원하던 분야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정도면 어느 정도 타당성에서 뒤처진다는 점을 반영한 셈이다. 이런 내용을 모른 채 우리는 여전히 많은 비중으로 지원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이런 사실을 이번 행사에서 알게 됐다며 반성했다.

김상선 과총 사무총장은 "전 세계 R&D 지출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들과 협력이나 교류를 통해 우리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며 "R&D 지출이 많은 나라들과 과학기술 협력과 교류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LG등 대기업 이번대회 큰 관심

이번 한미과학자학술대회는 여러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들이 지원에 나서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노벨상을 수상할 잠재력이 있는 재미 한인 과학자들과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하거나 또는 우수인재 확보를 고려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외부 지식과 역량을 활용하려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미국에 있는 우수한 과학자들과의 네트워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이번 대회 기간 중 산업기술협력포럼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진흥원은 현대중공업 LS전선 녹십자 호남석유 등 18개 국내 업체들이 포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후원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참가 업체들은 기업 활동을 설명했고 포럼에 참석한 재미 과학자들과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만한 게 있는지 모색해보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미과학자학술대회에 처음 참가한 만큼 아직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재미 과학기술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돼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다.

기업 중에서는 LG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다. LG전자를 비롯해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6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지원했고, 특히 백우현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대회에 참석해 그린 테크놀로지를 강조하는 강연도 했다.

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도 대회를 후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후원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국 내 한국 과학자들과의 네트워크를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구축에 힘쓰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행사 후원은 물론 한홍택 원장이 대회에 참석해 미 공군 산하 연구소인 AFOSR 워크숍에서 기조연설을 했으며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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