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칼럼] 풍상을 이기고
[詩가 있는 칼럼] 풍상을 이기고
  • 이용대 시인
  • 승인 2012.01.31 0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롱초롱한
맑은 눈망울들이 보인다
재잘재잘 대던
병아리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딱딱한 흙을 파고
어린 소나무를 심을 때
마음도 함께 심은 티 없는 조막손들
 
온갖 풍상 이기며 네가 곧게 자라듯이
너를 심은 소년도 튼실하게 꽃 피워
거목으로 우뚝 서고
대인으로 나타나라
 
지친 새가 날아와 걱정 없이 쉬어 가고
힘든 행인이 너를 찾아
편안하게 머무를 곳
 
비바람을 이겨야 할
풀 같이 어린 것들아.

 
고요한 숲과 산바람이 좋아서 비가 올 때나 눈이 와도 틈틈이 혼자 뒷산에 오릅니다. 너무 높지도 않고 그리 낮지도 않아서 만만한 마음으로 산에 올라가 봅니다. 오래된 굴참나무, 졸참나무들, 적당한 크기로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 우람한 오리나무들, 때가되면 풋풋한 향기를 마구 뿜어댈 아카시아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로 어우러져 있습니다.

도심 한 복판에 있으면서도 꿩이 깃들고 다람쥐도 뛰놀며, 까마귀 까치, 딱따구리도 뻐꾸기도 부엉이도 또 갖가지 새들이 깃들여 살기 때문에 야생 동 식물원 같은 산입니다. 오솔길에 하얀 종이에 글을 써서 코팅을 하여 작은 소나무 가지에 매달아 놓은 쪽지가 보였습니다.

‘ 햇빛을 먹고 잘 자라라 소나무야. 사랑을 머금고 크게 자랄거예요. 많이 사랑해 주세요. 2011년4월5일 햇빛 어린이 집’. 작년 식목일 날 어린이집 어린이가 선생님과 함께 와서 심었나 봅니다.

새해의 눈발이 풀풀 내리는 날입니다. 어린이나 이 어린 소나무도 많은 시련과 풍상을 이기며 잘 자랄 것을 염원해 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