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동북3성의 CEO들
[기획연재]동북3성의 CEO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0.08.21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해의 유명 속옷 브랜드도 동북에서는 맥 못추죠”

 
훈춘에 들어서서‘길림특래(吉林特來)’가 어디냐고 묻자 지나가는 사람이 손짓으로 방향을 가르킨다.
한국의 쌍방울이 투자한 현지공장이다.공장 앞뜰에는 통근버스 10여대가 서 있다.
회사 직원이 1500명에 이르는 이 회사는 연변조선족자치주에 들어온 외국기업 가운데 가장 큰 회사다.
“훈춘에는 조선족 동포 25만명이 살고 있어요. 우리말이 통하니 공정관리가 수월하고, 효율이 높아지지요”

한국에서 온 김종승 총경리의 얘기다.그는 1983년 쌍방울에 입사한 베테랑이다.
“처음 중국으로 공장 증설을 추진했을 때가 1995년이었어요. 당시 산동성으로 가려고 했지요. 그러다 막판에 갑자기 방향을 돌려서 이곳 훈춘으로 왔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김총경리는 “당시 방향전환이 지금 와서 보면 아주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훈춘은 물류가 편합니다. 오늘 콘테이너 작업을 해 하루면 속초에 닿지요. 마치 부산에서 서울 보내는 것과 같아요”

물류가 편한 것은 훈춘 바로 인근에 북한의 나진항과 러시아 연해주의 자루비노항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재고를 위해 창고를 운영할 필요가 없어요. 여기서 보내면 되니까요. 한국에서 창고를 두면 비용도 만만치 않잖아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인건비도 산동성에 비해 1인당 월 300위안(우리돈 5만원 상당)이나 싸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인건비가 20-30% 적게 든다는 얘기다.

 
나아가 한국으로 가는 제품은 북한의 나진에 있는 봉제공장에서 마무리 작업을 한다. 이 때문에 부산으로 들어갈 때 13%에 이르는 관세가 면제된다. 나진의 인건비도 싼데다 관세 혜택까지 있어 가격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훈춘의 공장은 원면이 들어가 완제품 옷이 돼 나오는 일관공정의 공장이다.원면에서 실을 뽑아내는 제사, 실로 천을 짜는 직조, 천을 표백하거나 물을 들이는 염색 전,후처리공정, 천으로 옷을 만드는 봉제공정까지 이곳에서 다 이뤄진다. 이 때문에 공장을 한바퀴 둘러보는데도 한나절이 족히 걸린다.
“지난 겨울 한국에서는 내의가 없어서 못팔았습니다. 이명박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내복을 입은 것이 큰 역할을 했지요”

이렇게 말하는 김총경리는 중국 내수시장에서도 트라이가 고급제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한다.
“동북3성의 고급 백화점 5개소에 매장을 냈습니다. 인기가 좋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천진에도 사무실을 냈습니다. 진출지역을 확대하자는 생각에서입니다”
중국은 시장이 넓고 큰 반면, 관리가 어렵다는 게 김총경리의 얘기다.

 
그 때문에 상하이의 유명 내의 브랜드도 동북지역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는 것이다.
“물류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거지요. 또 매장을 내면 비용이 들고 브랜드 관리도 해야 하는데, 섣불리 지역을 넓히면 위험이 커지지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대해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동안 내수보다는 수출 위주였습니다. 한국과 일본, 중동으로 많이 나가고 있고, 지난해부터 미국시장에도 내보냅니다”
그는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은 아직 파트너를 못찾고 있다고 말한다.

“유럽은 인구가 많아 시장이 큽니다. 그리고 아프리카는 일교차가 큰데다 생활수준도 높아져 내의구매력이 커졌어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유럽과 아프리카의 한상이라면 트라이 제품에 눈길을 던져달라고 요청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