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칼럼] 졸업식
[詩가 있는 칼럼] 졸업식
  • 이용대 시인
  • 승인 2012.02.0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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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VIII)

새 교복 쪽 빼입고 
학교 지붕에 나란히 앉았다
                         
들려오는 확성기에
고개를 꺄웃둥거린다
식순式順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있나보다
 
같이 자란 친구들
빠짐없이 모였겠지
 
방학내 맘대로 놀던
흙먼지 이는 운동장이
내 집의 안마당처럼 새삼 정다워 보이고
돌팔매로 괴롭히던 장난꾸러기도 궁금하다
 
잘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개근상 받으러 일찌감치
졸업식장에 왔다가
이 합창에 덩달아
눈물을 꿀꺽 삼킨다.

 
지식과 학문은 평생 배워도 모자라는 것이다. 졸업이란 학업을 마치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높은 공부를 위하여 새 출발을 하는 순서이다. 많이 알아갈수록 자기 아집을 쌓는 것이 아니라 이해의 폭을 더욱 넓히는 모습이 꼭 있어야한다.

4형제 중 막내인 K군은 형들 모두가 다 초등학교만 졸업한 것을 안타깝게 여긴 늙은 어머니의 뒷바라지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늙고 병든 어머니는 나무를 해서 시장에 내다 팔면서까지 막내아들 공부를 위하며 살았다. 학생회장으로써 우수한 학업을 마치는 졸업식장에 그러나 그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K군이 어머니보고 오지 말라고 했다 한다.

어머니는 천연두에 깊이 걸렸던 얼굴에 심한 구순열의 모습이었다. K군은 그것이 남 부끄러웠던 모양이었다. 아들이 도지사 상을 받고 또 많은 상을 받는다는 졸업식 자리에 마지막으로라도 어머니는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들이 오지 말라고 하니 안 갔던 것이다.

그러나 졸업식이 열리는 그 시각 추운 학교 담장 뒤에 어느 노파가 숨어서 멀리 학교만 바라보고 있었다. K군은 무엇이 부끄러워 그렇게 키워준 어머니를 오지 말라고 했을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학교에서는 K군의 모든 상장을 취소하기 전에 그 어머니를 찾았다.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그날 지병인 관절염이 몹시 도졌습니다. 아들이 졸업식장에 꼭 오라 했는데도 아파서 도무지 일어나서 갈 수가 없었습니다.’ 라고.

학문과 교육은 인간성을 고양 시키는 것이 첫 번째의 목표이고 이상이다. 위의 시는 까치들의 모습을 초등학교 졸업식에 대입해서 쓰 본 작품이다. 졸업식이란 부모와 스승 그리고 동문수학한 벗들을 다시금 새겨보는 엄숙하고 귀중한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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