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BS의 사태를 보는 평론가의 시각
[기고] KBS의 사태를 보는 평론가의 시각
  • 문일근<음악평론가>
  • 승인 2012.02.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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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인재 KBS가 이 문제 하나 해결 못하나 안하나

요즘 일고 있는 KBS향 사태를 보고 있노라면 잘못된 일을 더 그릇된 방식으로 풀려는 악 순환이 반복되고 있음을 보게 한다. 물론 그 중심에는 지휘자 함신익이 있다.

지난해 10월 20일 무대연습이 파행일 때 평자(評者)는 현장에 있었는데 그때 받은 느낌은 이 문제는 지휘자나 단원들 간의 문제이기 전에 KBS의 무성의에서 온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자. KBS는 우리나라 최고를 자랑하는 국영방송인 동시에 막강한 정보력과 모든 분야에서 최상의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는 최상의 방송국이다.

그 많은 훌륭한 인재들이 이런 문제하나 해결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이건 당연히 오케스트라에 대한 무관심내지는 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러다 보니 오케스트라문제는 자꾸만 커졌고 불필요한 마찰만 늘려간 꼴이 되고 말았다. 더 심각히 생각하게 한 문제는 적어도 KBS에서 왜 오케스트라에 무관심할까 였다. 우리나라의 국영방송이고 세계 각국의 국영방송은 다투어 좋은 오케스트라를 가지려 노력하는데 왜 유독 KBS만 피할까도 의구심이 들었다.

혹자는 예산문제를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방송의 생리상 좋은 방송을 위한다면 예산이 문제가 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릴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문외한이긴 해도 예산에 관한한 적어도 오케스트라가 문제될 KBS는 아니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게 국영방송의 일 아닌가하는 생각에 이르면 뭔가 잘못되어도 너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지휘자 제일 잘 아는 것은 단원 그 다음이 평론가

함신익 문제만 해도 그렇다. 잘못되었으면 바로 잡으면 되는데 왜 못할까라는 답답한 생각만 하게 된다. 함신익의 잘, 잘못을 따지기 전에 지휘자의 역할을 생각하면 된다.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라는 KBS향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지휘자의 능력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가를 따져보면 된다. 함신익이 어떤 지휘자인지는 이미 나왔을 것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너무 간단하고 쉽다. 그의 지휘를 가장 잘 아는 건 단원들이다. 단원들은 지휘자와 함께 호흡하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물론 그들은 당사자니까 편견이 있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으나 평자가 아는 한 KBS단원들은 자신들의 오케스트라에 대한 긍지가 대단할 정도이기 때문에 적어도 지휘자의 문제에 편견이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다음은 평론가들일 것이다. 어떤 문제가 있고 왜 오케스트라가 잘못되는 그런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이런 평가들이 편견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편견일 것이다. 그러면 함신익이 그동안 했어야하는 일을 살펴보자.

지휘자는 일단 부임을 하게 되면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정확히 판단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그래야 자신의 음악을 어떻게 펼치고 나아가서는 오케스트라를 얼마만큼 발전시켜야겠다는 플랜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계획은 한 두 번의 지휘로도 가능하다. 안되면 서 너 번도 좋다. 그러면 된다.

그리고 단원들과의 관계는 오디션이 아니라 지휘자의 개인적 요구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KBS측에서는 함신익에게서 전체 단원의 음악적인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서만 받으면 된다. 그런데 왠 오디션......? 우리나라에서 그동안의 오디션은 지휘자가 자신의 무능으로부터 벗어나거나 단원들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기 위해 도입된 아주 지져분한 악습으로 악용된 사례가 많았다.

물론 옳은 방법은 아니지만 단원들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쉽지 않아서 확인하기 위해 할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평가로 단원을 어떤 해치는 일은 안 된다. 근본적으로는 단원들은 입단 때 이미 평가를 받은 사항이라 징계사항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런 일이 빌미가 되어서 스스로 더 연습하고 발전적인 어떤 계기를 마련하게 할 수 있다면 그건 큰 소득이다. 그게 끝이다. 그걸 KBS에서 몰라서 승인할걸까? 아니면 위대한 함신익(?)을 도와주려고 승낙했을까?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하라고 했을까?

KBS 사장 바뀌면 직원 다시 뽑나

일예로 KBS사장 바뀌면 전 직원을 다시 뽑게 되나? 아니면 시험을 봐서 합격자만 다시 뽑을까? 그런 문제는 절대 발생해도 안 되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평자가 본 KBS향은 오케스트라의 기본 요소인 음색구성이라는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되어있다. 특히 이 음색구성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도약하려면 절대 갖춰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동안의 연주로 봤을 때 이 문제를 함신익은 전혀 체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오케스트라인데 왜 단원 오디션을 봐야하고 KBS측에서는 봐야한다고 강조를 할까도 이해가 안 된다.

단원들의 실력 문제는 지금 따질게 아니라 적어도 함신익보다는 한참 위에 있는 세계적인 전임 지휘자들(오트마 마가나 키타엥코)과의 연주를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왜 그런 좋은 전력을 참고하지 않는지도 궁금하다. 함신익의 문제는 그의 전력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문제다. 그는 대전 시향에서도 단원과의 관계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고 지금 대전시 향을 보자. 어떻게 되어있는지..... 그가 그렇게 큰 소동을 일으켰지만 그 소동의 결과가 어떻게 남아있는지.... 남은 게 하나도 없는 게 현재의 대전시향이다.

함신익은 예일대 교수로서 품위 잃고 치사하게 오디션 집착

그가 하는 소동의 결과는 항상 원점일 수밖에 없는 게 현재로서 우리 오케스트라들의 현실이다. 그의 노력(?)은 어찌되었건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왜냐하면 그의 노력은 단원의 근본적인 문제를 보는 게 아니고 자신의 앞가림을 위해 눈가림과 입 가림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지금까지의 지휘를 보면 음악적인 문제로 오케스트라를 다루는 게 아니고 지휘자의 권위를 이용 단원들을 긴장시키고 무의미한 연습에 의해 좋은 앙상블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그랬을 때 자신의 권위도 살고 오케스트라도 좋아진다고 믿고 있는 형이다.

그 결과는 대전에서도 그렇고 앞으로 KBS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의 지휘는 그런 그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자신을 보여줄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그는 강압적인(?) 방법으로만 추구한 결과가 현재다. 대전시 향은 산 증거다.

또 이해 안 되는 일이 있다. 적어도 예일대 교수까지 한 분이 왜 그 치사하고 잔인한 오디션 문제를 들고 나와서 악순환을 거듭할까? 하는 점이다. 적어도 그가 예일대교수로의 품위를 생각한다면 그동안 관행되어온 오디션문화는 잘못됐으니 없애서 이상적인 오케스트라문화에 앞장서야할 것이고 그게 그가 해야 할 일일 텐데 아직 그럴 정신없나?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는 客(객) 주인은 단원이다

오케스트라의 역사를 보거나 현실적으로 보면 지휘자는 영원한 客(객)이다. 즉 단원이 主人(주인)이라는 말이다. 음악구성체로서의 특성상 항상 객이 주인을 채근하지만 그게 오케스트라다. 다시 말하면 오케스트라의 주인은 단원이다.

그리고 오케스트라는 한나라 음악문화의 척도를 가름하는 기준자로 통용되는 게 국제적 흐름이다. KBS에서 KBS향을 잃으면 그만큼 손해 볼 가능성이 있는 것도 언젠가 나타날 수 있는 현실일 것이다. KBS여 부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갖도록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해서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국민에게도 즐거움을 주고 세계 방송계에서도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선진 한국의 그날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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