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KBS 교향악단 이대로 가면 나라 망신이다
[좌담회] KBS 교향악단 이대로 가면 나라 망신이다
  • 장형익 기자
  • 승인 2012.02.13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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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투성이 경력에 들러리 심사위원들 함신익 지휘자 선임

오케스트라는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적어도 합리주의가 잘 정착된 서구에서는 그렇다. 前(전), 현직 KBS 단원들이 참다못해 증언에 나섰고 그 내용은 충격적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에서 빚어진 이 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의혹과 능력 검증이 되지 않은 체 무리한 지휘자 선임이 禍(화)를 몰고 온 것 같다. 추락하는 오케스트라가 자칫 나라 망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평론가들이 나섰다.<편집자주>

탁계석(음악평론가): KBS 교향악단이 내홍을 겪고 있는데요, 무슨 이유입니까.

이재규(첼로, 현 단원): 처음부터 함신익 지휘자가 오는 것을 모든 단원들이 반대했습니다. 이전에 함지휘자와 음악을 한 경험이 있었는데 실력이 부족함이 드러났기 때문이죠. 설상가상 대전시향에서도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고, 이런 것을 우려한 것이죠. 그래도 저렇게 무슨 힘으로 밀고 들어오니 한 2년만 참고 지내자, 그런데 1년 넘도록 해 본 결과 건건 마다에서 음악적으로 부딪히는 거예요. 실력도, 이력 문제도. 어느 것 하나 진실됨과 인간적 신뢰가 가지 않는 행동을 마구하는 것이 한계 점에 이른 것이죠.

배공준(콘트라베이스): 한 예로 객원 단원 한 사람을 함지휘자가 데리고 왔는데 실력이 부족한 거예요. 이 사람을 1st에 앉혔는데 자꾸 틀리니까 이의를 제기했어요. 그러자 1st 단원 5명을 2nd으로 물러앉으라는 거예요. 음악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횡포이거든요.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구조나 생리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음악 지식이 상식에도 못 미치는 사례가 연습 때 마다 발생했으니까요.

가까운 예로 지난 1월 예술의전당에서 대통령을 모신 신년음악회를 준비하는 연습에서 김덕수의 사물놀이와 협연을 했는데 템포가 너무 늦어 처음엔 연습을 위해 일부러 느리게 하는 줄 알았어요. (사실 직업오케스트라에서는 이런 것이 말이 안되거든요) 단원들이 이상해 지휘자에게 템포가 왜 이러냐고 물어니까 악보에 템포가 없다는 거예요.

우리 국악의 ‘자진모리’가 악보에 적혀있는데도 말이죠. 자진모리가 ‘템포기호’인줄 지휘자가 몰랐다는 겁니다. 순간 김덕수 리더가 인격이 높아서 지휘자 체면을 살려 주느라 불쾌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순간 단원들은 썰렁했죠. 때문에 실제 연주에서 단원들은 지휘자를 보지 않고 단원들끼리 김덕수와 맞춰 가며 음악을 끌고 가느라 진땀을 흘렸답니다.

검증되지 않은 협연자를 데려와 시키는 바람에 단원이 항의 하면 그 일로 바로 경고를 하고 징계를 내렸습니다. 공포 본위기 그 자체였죠. 그렇게 해서 그동안 19명의 단원이 각종 징계를 받았습니다.

베토벤 제 9번 교향곡을 할 때도 출연자가 음정도 안되는데 너무 심해 지휘자와 면담 신청을 해 말이 안된다했더니 자신도 잘 몰랐다며 시인을 했어요. 국내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외국 생활을 한 탓에 인재풀이 극히 제한된 지휘자가 가까운 주변 사람들 이야기만 듣고 출연자를 정하기 때문이죠.

탁계석: 대중들과 일부 매스컴들이 최고의 지휘자로 아는 것과 전혀 다르군요. 평생 오케스트라에 몸담으신 백선생님의 심경이 어떠신지요.

백운창(바이올린): KBS가 죽었는 줄 알았는데 살아 있다니까 다행이군요. 서울시향도 들어 온지 한 두 달도 안된 사람 마구 자르는데 이런 분위기로는 한국 오케스트라 미래가 없어요. 지휘자 실력 없으면 나가야 합니다. 함 지휘자 얼굴만 봐서는 잘할 것 같았는데 그렇게 실력이 없는 줄 몰랐어요. 지휘는 쇼가 아닙니다. 내가 오케스트라를 1956년부터 했으니까 55년을 했어요. 지금 돈 500원부터 시작했으니까. 이런 지휘자 난생 처음 봤어요.

정영갑( 바이올린): 저는 KBS 38년 근무 했는데 음악적 능력이 아주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 인데 그 원인은 미국에서 메이저 오케스트라는 아니더라도 어디 시골구석의 상임이라도 맡아 봤느냐는 겁니다. 그리고 학교도 그래요. 커티스나 줄리아드, 보스톤, 클리브랜드 등 수없이 많은데 음악전문학교에 한 발짝도 들여 놓치 않아 그의 음악교육에 의심이 갑니다. 우리가 아는 예일대학은 전문학교가 아닌데도 국민들은 ‘예일대’ 하니까 그만 꺼뻑가는거예요. 그건 인문학에서나 그렇지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러니까 상임지휘자로서는 아주 부적격합니다. 언젠가 정명훈 지휘자하고 뉴욕에서 동일한 레퍼토리를 LA 연주 때 한 적이 있어요. 뉴욕은 정명훈이 하고 LA 에서는 함이 했죠, 이때도 사물놀이를 협연했는데 전혀 협연자와 맞추지 못했어요. 그리고 국내에 들어와서 고전 레퍼토리(베토벤, 브람스)는 거의 하지 않고 팝스 오케스트라 레퍼토리만 하는 거예요. 애호가들도 클래식의 본령이 베토벤, 브람스인 것 다 알지 않습니까. 사실 이것 하면 실력 다 나오거든요. 듣기는 쉽지만 실제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들이 이런 레퍼토리를 두려워하죠.

탁계석: 평론가나 대부분의 음악가들도 함지휘자 오는 것 반대했고( 단 1명의 평론가 제외) KBS 방속국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네요.

이종일(튜바): 사실 81년 5공화국 때 전두환 대통령 각하께서(웃음) 국립교향단이 KBS로 이관해 오면서 ‘全統(전통)’이 한마디 하니까 당시 언론인 출신 이원홍 사장이 정치적 목적으로 “각하 제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당시 금난새 지휘자가 역할을 하고 해서 이관하게 된 것이죠. 나중에 대통령있는 자리에서 이 사장과 홍연택 지휘자가 만나게 되었어요. 그 때 홍선생께서는 탁자에 놓인 재털이를 날릴 만큼 분개했어요.(차마 대통령 앞이라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제가 이관해 오면서부터 1995년 까지 총무를 했으니 손바닥 금보 듯 훤하게 알고 있죠. KBS는 한 때 서기원 사장이 관심을 둔 것을 제외하면 누구도 부임하는 사장들 오케스트라에 대해 애정도 없고 운영시스템에도 무관심했어요.

시청료 인상 문제가 나올 때만 국민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우리 KBS는 시청료를 받아 국민 문화 향수권을 위해 수준 높은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선전 효과가 끝이에요.  뭐가 안 풀려 찾아가면 우리 KBS 직원이 8천명인데 무슨 걱정입니까? 걱정 마십시오. 그러고 끝이예요. 오케스트라 운영 시스템 빵점 수준이거든요.

황원택( 트럼펫): 말대로 8천명 직원이 있는데 사무국 직원이 음악 전공자 하나 없는데 KBS 직원을 우리가 마음대로 쓰는 것처럼 말하는데 공룡 KBS에 악단은 찬밥 신세예요. 지휘자 문제는 단원이 원하는 지휘자 쓰는 것,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다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베를린필은 단원들이 뽑고 비엔나필이나 등 모든 악단들은 단원 의사를 존중하는 운영시스템입니다. 지휘자가 운영이나 인사위에까지 가담해 단원들 자르고 징계주는 것 세계 오케스트라에서 보면 웃음거리고 이로써 우리는 오케스트라 운영이란 게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동고동락 할 사람, 대신 살아 줄 것도 아닌데 억지 결혼시키는 것과 뭐 다릅니까.

우 숙(첼로): 돌이켜보면 저는 드미트리 키타엔코(Dmitry Kitaenko) 시절이 가장 좋았고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했는데 함신익이란 사람이 와서는 단원들 문제 삼아 비열하게 면서 연주가 곤두박질쳤어요. 리더라는 사람이 모든 것을 연주가에게 책임을 돌리고 자기 열등감을 단원 징계로 막으려 하니 단체가 요절이 나고 말지요. 정말 그 사람 영혼이 없는 음악에다 인민재판을 하고 있어요.
 

함천혜(바이올린) : 저는 키타엔코 있을 때 함께 연주하고 2005년에 정년을 했습니다. 교향악단을 떠났어도 평생 몸 담았던 직장이라 정기회원권 끊어 객석에서 오케스트라를 쭉 보아왔어요. 함지휘자가 연주회에서 축구 유니폼 차람으로 지휘하고 이런 이벤트 할 때마다 대단히 화가 났고 듣도 보도 못한 남미 음악해대면서부터 점점 클래식 애호가들이 자리를 떴어요. 대신 그 자리를 악장마다 박수치고 휘파람 부는 떠돌이 청중들로 채워졌어요. 오케스트라 합창 포함하여 1, 000명 같은 쇼나하고. 그리고 정기 연주회 14번에 10번을 자기가 하는 지휘자가 세계 어디에 있습니까. 이후 더 이상 음악회를 보러 가기가 싫어졌지요. 정말 슬픈 일입니다.

사실 오케스트라 단원들 한 해에 80회 이상 연주하며 수 십 년간 세계적인 지휘자 다 경험해서 귀가 얼마나 고급인 단원들을 실력있다 없다하는 것 어불성설이예요. 단원들이 오케스트라에 자기 개성 죽이고 합류하는데 적어도 10년은 걸려요. 오케스트라는 솔리스트가 아니잖아요. 정명훈 서울시향도 이런 점에서 자꾸 잘라 젊은 애들 소리가 강해 거칠어요. 외국악단에 白髮(백발)이 많은 것 우리로서는 불가능하죠. 외국 오케스트라에 중간 오디션이란게 없거든요. 그러니 오케스트라 단원은 물 흐르듯 정년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하면서 악단이 지닌 원숙한 전통을 전수받는 겁니다. 그래야 무르익은 사운드가 나오죠.

김종훈(바이올린) :수석 포함 단원이 12명이 징계를 받은 것은 아마도 세계 오케스트라 역사에 유례가 없고 지난번에는 직위해제 플륫 수석 주자를 연주에 세컨 플륫을 연주하게 하고 연습에서 1st가 없어 안된다고 했더니 자기가 한다고 말했다고도 하는데요. 말도 안되는 말을 하면서 항의하면 무조건 징계라니 이건 오케스트라라고 할 수도 없어요.

김종환(타악): 저는 지난 11월 10일 정년을 했는데 맨 처음 함 지휘자가 여기 오면서 KBS 에 평론가 이모씨, 소프라노 김모씨가 선정위원회 들어 왔는데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지휘자 선정위원회로 구성되어 그 자체가 완전히 짜고 치는 것이었지요.

그 결과로 인해 제 1악장 김복수 악장이 그만두었고, 또 그 이후 연주거부 건으로 전용우 악장 이 중징계를 받는 것 역시 어떻게 악장이 오케스트라의 아버지 격인데 이런 일이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우리사회가 모르는지 한심해요.

한 번은 베이스 트럼본 주자가 없는데 없으면 세컨 트럼본 부는 사람을 시켜라 했는데 단원들이 경악했죠. 도대체 오케스트라 구조, 악기론에 대해 아는 사람인가. 문제는 이런 일이 다반사로 일어났어요.

박병훈(첼로): 교향악단을 떠난지가 오래돼서 최근에 기사화 난 것을 보면서 지휘자 함신익은 음악가로서 인정하지 못할 행동과 굉장히 상식도 아닌 몰상식합니다.

임흥희(더블베이스): 저도 40년을 했는데 상임지휘자 결정은 단원들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사측도 모든 문제에서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오디션에 대해서 일반인들이나 매스컴은 단원들이 실력이 없어서 안하려는 것이라는 말을 믿는 것 같아요. 매년 해서 오케스트라가 좋아진다면 오디션 많이 한 오케스트라들, 벌써 주목 받는 오케스트라 되었어야지요.

작년 5월에 바이올린 2명 오디션에 140명이 왔어요. 운영이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지 결코 단원들 문제 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아무리 좋은 성능의 컴퓨터라 해도 운영 능력이 없으면 기계는 죽고 맙니다.

파행을 겪은 이번 오디션도 문제투성이죠. 전체 80명 중 8명만 참여한 것이 오디션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레퍼토리 선정도 곡을 정해 범위를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악보 한권 몽땅 하는 식이고 오디션 심사위원도 우리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떨어진 클라리넷 주자가 오는가 하면, 외국인 두 사람도 자기 인맥관계이고 매이저도 아닌 역량이 의심스러운 심사위원이어서 자존심이 상해 거부했습니다.

한번 考試(고시) 보고 들어오면 판, 검사가 다시 고시 봅니까. 처음에 수십대 1의 경쟁으로 잘 뽑았으면 그다음은 운영자 책임이죠. 밥 먹고 눈 뜨면 하는 일이 오케스트라인데 그 놈의 실력타령 신물이 납니다. 오디션이 꼭 필요한 경우라면 충분히 납득할 사유가 있어야 하고 그 절차의 정당성이 담보되면 누가 거부하겠습니까.

백운창(바이올린): 이런 해괴한 일들을 방지하려면 예술에 이해가 없는 노조 말고 미국처럼 유니언이 있어야 합니다. 음악이 안되면 인간적으로 설득하던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자고 나면 오케스트라 망가트리는 행동만 해서는 나라가 부끄럽지요.

이제는 사회 전체가 과거에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는 시간이니 우리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이 문제에 대해 응집된 힘을 과시해야겠어요. 이 오케스트라가 지휘자만의 것이 아니고 단원들만의 것도 아닙니다. KBS의 사유물은 더더욱 아닙니다. 국민들이 보다 질 좋은 음악을 듣고 행복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서로 노력하고 애정을 가져야 합니다. 꼭 유니언 제도 도 좀 연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종일: 이번 기회에 애정도 없고 시스템 운영 능력도 전혀 없는 KBS를 떠나 국향으로 환원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는 정치적 목적에 의한 허울이었고 이번에도 정치 힘이 가세해 이처럼 큰 곤욕을 치르고 있는데 손봉숙 국회의원이 이런 오케스트라 운영을 질타한 내용이 인터넷에 떠있는데 아주 명쾌한 지적이더군요. 시청료 올리려 할 때만 KBS 교향악단 운운하지 그 외엔 관심도 애정도 없다구요.

퇴진할 때까지 힘을 합해 오케스트라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 우리가 끝가지 하겠습니다. 평론가들이 더 많은 의견을 개진해 주시고 의견도 수렴해서 오케스트라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많이 좀 도아주십시오. (박수)

탁계석: 오디션을 받아야 할 쪽은 단원이 아니라 지휘자이군요. 그리고 KBS는 감사가 필요하겠군요. 그토록 소통을 강조한 이명박 정부가 이렇게 무리하게 밀어 붙였으니 스스로 단절을 자초한 셈이군요. 내용을 번역해 세계에 알린다지만 좀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한편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금명간에 ‘오케스트라를 사랑하는 모임(오사모)’을 발족하기로 하고 향후 전국에서 마구잡이 낙하산 인사나 불합리한 오케스트라 운영에 공동대처하기로 결의하고 토론회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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