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어니언스 ‘편지’ 세계시장에서 통할 것”
“만남, 어니언스 ‘편지’ 세계시장에서 통할 것”
  • 장형익 기자
  • 승인 2012.02.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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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김충환 외교통상통일위원장

급속한 변화 속에서 총선 등 다양한 문제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FTA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재외선거에 대한 동포사회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월드코리안신문 탁계석 논설주간이 격랑의 중심에 서있는 김충환 외교통상 통일위원장을 만났다.<편집자주>

탁계석: 바야흐로 문화 시대입니다. 국민 삶에도 큰 변화가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문화와 오늘의 문화가 간격이 커지면서 가치관의 변화 등 혼돈이 있습니다.

김충환: 과거 우리들이 대학 다 닐 때 혼전순결 같은 게 매우 중요했고 이런 것들이 종종 신문에 크게 났지요. 이제 이런 걸 시비한다면 웃기는 사람이란 비아냥을 받게 될지 모르죠. 남성우위시대에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죠. 남자들이 힘겨움에 매달려 일하는 것에 비해 여성들은 더 자유스러워지고 생활환경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남성들이 여성을 일방적으로 통제하는 때는 지났죠. 서로 존중하고 신뢰를 쌓으며 남녀평등의 관계가 잘 발전하는 문화로 가야 합니다.

탁계석: 글로벌 시대가 오면서 한국이 선진화되기 위한 여러 덕목과 조건들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김충환: 한국의 어느 부분은 이미 세계가 부러워 할 정도의 선진화 된 부분이 있고 또 어느 부분은 여전히 후진국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TV, IT, 냉장고, 스마트폰은 세계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여기서 선진국과 후진국을 경계 짓는 중요한 키워드가 있는데 그 하나는 개방성(openness)이고 둘째는 관용(tolerance)입니다. 얼마나 마음을 열고 상대를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죠. 이게 안 되고 끼리끼리 서로 연이 닿는 사람끼리만 정보를 공유하고 나눠먹기를 한다면 공정한 사회로 갈 수가 없지요. 개인, 기업, 공무원, 조직 모두가 개방해야 서로 좋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거든요. FTA만해도 개방을 막고 나서고 이를 또 국민들이 반대 집회 등에 동참해 힘으로 개방을 막는 것은 선진적 사고와 거리가 멉니다. 둘째는 관용성이죠. 나와 다르다고 무조건 적대시하고 이를 세력화해서 물리력을 키워나가는 방식의 사회는 아무래도 후진국 현상이라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 세계에서 역사 이래로 선진국이라면 로마 시대의 로마, 마케도니아 시대의 알렉산드리아, 중국의 원나라인데 이들이 역사를 이끌어간 것이 모두 ‘개방성’입니다. 리더로서의 덕목 가운데 개방성은 가장 중요한 덕목의 하나입니다.

탁계석: 한류문화 3,0 진흥단이 발족하고 K-POP 등 한류가 세계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해외한국문화원이 속속 개설되고 있는데요.

김충환: 문화원 대단히 필요하죠. 그런데 문제는 인력과 예산이에요. 직접 선진국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예산이 너무 형편없어 문화 외교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외교 예산이 너무 부족합니다. 이래서 문화 외교 생각할 수 없지요.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들은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해요. 비가 줄줄 세는 공간도 있을 정도니까요. 대사관도 대사, 영사, 공사 직원 5~6명이 고작이고 그마나 인건비 예산과 시설 운영이 대부분이에요. 지금보다 두 세배는 올려야 합니다. 지금 0.8인데 2%까지라도 올려야 합니다. 한국의 대외의존도가 90%인데 그 기초를 외교부가 통신 역할을 해야 하는데 동포들과 현지 상사들과의 원활한 접촉이 어렵지요.

탁계석: 해외 동포들에게 참정권이 주어졌습니다. 생각보다 참여율이 적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충환: 투표자가 쉽게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유권자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선거는 우리가 개발한 것이 아닙니다. 영국, 프랑스에서 1948년 도입한 것인데 해방 직후 받아들였죠. 지금은 독일, 일본도 다 우편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만 유독 선거의 4원칙인 직접, 비밀, 보통, 평등 만 고집하는데 시대가 바뀐 만큼 수술이 필요합니다. 만약 서울시민 모두가 서울시청 한 곳에 가서 신고도 하고 서울시청에서 투표도 해야 한다면 30%나 나오겠어요. 우리보다 땅 덩어리가 엄청 넓은 미국, 호주 등에서 투표소 한 곳만 정해 놓고 투표를 하라면 비행기 타고 가서 투표해야하는데 이는 억지이죠. 750만 교포가운데 유권자들 표가 30만 표만 되어도 당락을 가를 수 있을 것이란 정치권의 부담과 이해득실 때문에 한쪽에 쏠릴 것이라 생각하지만 진정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선거가 잘 치룰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해야 합니다. 투표율이 적다지만 잘 알고 보면 오히려 상당한 것입니다. 주자학이 받아들여져 유학을 만들었지만 제사 방식도 90일다 100일다 고집만하는 경직된 사고가 있으면 누가 제사를 지내려 하겠습니까. 본래의 취지를 살리되 너무 형식주의에 묶이면 곤란합니다.

탁계석: 김 위원장께서 잘 알려진 대중노래들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을 들었는데요.

김충환: 아이디어인데 우리나라 노래로 교포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들을 세계인들에 알아들을 수 있도록 영시로 제대로 번역해 알리면 좋을 것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노래가 없던 시절 팝송을 들었고 캔터기 옛집이나 넓고 넓은 바닷가에 같은 곡들을 듣고 자라지 않았습니까. ‘만남’이나 어니언스의 ‘편지’ 등 정말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곡들을 골라 영어 버전으로 만들면 중국, 태국 등 영어에 익숙한 나라들과 일본어,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겠지요. 대신 최고의 악단, 최고의 외국 작사 번역가를 통해서 질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가곡도 ‘보리밭’이나 ‘향수’ 등 좋은 것이 많고, 우리가 뮤지컬 받아들이듯 한국의 전통음악을 재해석한 음악들을 우리를 동경하는 나라에서들 얼마든 받아들일 것이라고 봅니다.

탁계석: 한국음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진행해야 할 작업이 무엇인지요.

김충환: 한류음식이 맛있죠. 이건 세계가 다 인정하고 있지만 양념이 없어요. 고추장, 된장, 마늘 다진 것 등 이런 게 다양하게 팩이나 캔에 담겨 수출되어야 합니다. 우리 것은 서양 것에 비하면 너무 복잡한데 이를 단순화 시키고 표준화가 절대 필요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조리하고 한국 사람들끼리만 먹는 한식 세계화는 곤란하지요. 일본 음식을 보면 겨자, 단무지, 생선, 소바, 등 규격화가 잘되어 있고 위생적이에요. 그리고 밥을 제대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밥맛이 가장 중요한데 음식점에서 정작 ‘밥’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다른 음식도 한국사람 열 명이 먹어 다 맛있다하는 건 외국 사람한테도 통하거든요. 제빵 기술처럼 밥맛이 기막히게 맛있도록 하는 밥 조리사 검증제도 등의 이 역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음식점들이 대충 대충해서 오래된 밥을 내거나 좋지 않을 쌀로 막 짓는 경향이 있는데 밥집에서 밥을 무시하는 인식은 고쳐야 나가야 합니다. 불고기 같은 건 서양 사람들이 고기 먹는 사람들이니 양념만 잘 하니까 인기가 많지요.

탁계석: 바쁘신 일정에도 장시간 대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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