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 신기수씨 "명성황후 사용" 추정
국립대구박물관(관장 이내옥)은 오는 24일부터 10월 26일까지 일본 오사카역사박물관의 협조로 '조선왕실 준이종정도 자수(刺繡)병풍' 진품을 국내 첫 공개한다.
대구박물관은 일반공개에 앞서 19일 언론에 자수병풍을 공개했다. 10폭 규모의 병풍은 재일동포 사학자 신기수(1931~2002) 선생이 수집해 소장하던 것으로 선생이 별세한 뒤 오사카역사박물관에 기탁보관 중이다.
해방 후 한국에 최초로 공개되는 이 자수병풍은 일본외교관이 명성황후를 배출한 민씨 문중으로부터 입수해 보관해온 것을 1970년대 신기수 선생이 구입했다.
신 선생은 생전에 "이 준이종정도 병풍은 자수 분위기가 은은하고 깊이가 있으며 매우 정교한 궁중자수 기법을 사용했다"며 "수집경위 등으로 미뤄 명성황후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수병풍에 새겨진 내용은 중국 고대시대에 쓰이던 종(鐘)과 정(鼎) 등의 제기(祭器)류로 형이상학적이며 관념적인 세계관을 표상하며 종묘제례와 관련이 있어 왕실과의 연관성을 제시한다.
또 짙은 회색의 공단 바탕에 꼬임이 일정한 황색 명주실을 써 정교하게 수놓는 등 자수 표현이 여염집 것보다 정밀하고 색상 배치가 세련된 점이 특징이다.
이내옥 박물관장은 "최근 섬유복식 전문박물관으로 재개관한데 맞춰 준이종정도 병풍 전시를 마련했다"며 "2004년부터 오사카역사박물관과 상호교류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행사는 한ㆍ일 문화교류 차원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드코리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