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KBS 교향악단 사태 청와대 문화수석이라도 나서라
[칼럼] KBS 교향악단 사태 청와대 문화수석이라도 나서라
  • 탁계석<본지 논설주간·예술비평가회장>
  • 승인 2012.02.25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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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교향악단 사태를 보는 비평가들의 의견

 
KBS 교향악단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지휘자와의 불협화음, KBS 경영진의 방임, 주무 부서인 문화관광체육부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의 중간에서 조정역할을 하라고는 있는 청와대 문화수석에 이르기까지 누구하나 MB 대통령의 짐을 들어주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철저하게 자기중심이요, 보신에 급급해 눈치만 살피고 있는 레임덕 현상이다.

속사정을 모르는 국민들은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참다못한 비평가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여 이번 문제가 부적절한 지휘자의 임용에서 비롯된 만큼 인사 정책의 잘못임을 자인하고 수습해야 함에도 책임기관들이 하나같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단원과 지휘자가 때때로 다툴 수는 있지만 예술에 까지 노동판에서 일어나는 시위를 하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후진성이다. 아마도 MB 정부가 문화복지법 통과 등 잘한 일도 많지만 이런 문제로 낙제점 평가를 받게 될 지도 모른다. 유인촌 前 문화부체육 장관에 의해 해산된 국립오페라합창단 사건은 두고 두고 잘못된 기억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군부 시절 국립교향악단을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만든다고 해체하고 KBS 교향악단으로 태어난 이 교향악단을 다시 정치력이 가세해 훼손한다면 부끄러운 역사의 재현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임 서울시장 시절부터 문화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대통령의 눈에 들어 한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이제 는 눈에 보일까 숨을 죽이는 형상이다.

KBS 사장 역시 사퇴 압박을 받고 있고 노조원 90% 이상이 파업 결의를 할 것이라 하니 이래저래 대통령의 시름만 깊어 간다. KBS 사장이든 KBS 교향악단 지휘자이든 자신을 믿고 자리를 내 준 임명권자에게 누를 끼쳐서 안되는 게 인간의 도리다. 진정한 자존심은 버티기가 아니나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사리 분별력에 있다. 그것이 내 개인을 위한 것인가, 국가 사회의 공익을 위한 것인가,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 것이다. 그 판단 기준이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기준이다.

세간의 사람들은 대통령이 저렇게 열심히 일하고도 점수가 안 나오는 것이 ‘바로 저런 사람들 때문’이라고 비아냥하는 것을 안다면 거취는 더욱 분명해진다.

소를 강가로 끌고 갈수는 있지만 강제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 단원이 싫다는데 강제로 하자하면 온전한 화음을 만들 수 없다. 자기 자존심 하나 지키자고 역사성을 존중하는 오케스트라의 뿌리를 자른다면 두고 두고 지워지지 않을 오점을 남긴다.

세상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G 20을 치루었다 자랑하는 나라에서 이런 갈등하나 조기 진화를 못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청와대 문화수석’이라도 나서서 임명권자에게 보은하면 어떨까. 하도 답답해서 그토록 소통을 강조하는 저 높은 곳의 직함을 불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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