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칼럼] 혼자라는 것
[詩가 있는 칼럼] 혼자라는 것
  • 이용대<시인>
  • 승인 2012.02.27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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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밤
 
생각의 물결이
바람 따라 다가온다
 
투명 파도를 이루며
창을 두드리듯 맴 돈다
 
먼 곳의 목소리가
가까이 와서 들리고
가까이 있던 얼굴이 서서히 멀어진다
그 뒤 따라 내 별을 손끝으로 찾아 본다
희미해진 눈빛에 짜가운 물기가 서린다
 
수십 년을 휘돌아 다시 오는 배 한 척
바람 뒤에서 빈 그림자가
돛대처럼 흔들린다
 
모래밭에 남았던 나의 곤한 발자국도
바람 가는 어둠 속으로
흔적 없이 지워진다.
 
혼자라는 것
 

 
세상에 머문 시간이 많아질수록 사람대하기가 어려워진다. 사람 성격의 이중성이 더욱 명확히 보이기 때문이다. 조금 위해 주면 자기가 잘난 듯 기고만장해 짐을 흔히 볼 수 가있다. 조금 나무라면 돌아서서 상대에 대해 딴 말을 하는 것을 보면 그 얇음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치 않는 마음’이다. 아주 작게라도 잘 해 주면 금방 따라 오고 손톱만큼이라도 자기 이익에 부합 되지 않으면 돌아서는 모습들. 그래서 쓴 쑥을 씹듯 실망을 느낀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바라다 볼 뿐 말하지 말아야지... 따라서 사람에 대한 것은 속으로만 치부하기로 다짐해 본다.

꽃은 자기의 모습을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스스로 아름다움을 지향할 뿐이다. 그것처럼 혼자 가기로 한 길은 외로운 걸음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가다가 보면 강江도 지나고 푸른 솔밭松林도 나올 것이다. 나무와 풀과 변함없이 흐르는 강물이 더 정답고 가까워진다. 곁을 스치고 간 바람과 또 다가올 바람들. 그 바람 속에 혼자 쭈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생각해야만 할 때가 많다. 살아있음으로 또 결국은 혼자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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