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총영사가 한인사회 챙겨야 한다
[수첩] 총영사가 한인사회 챙겨야 한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03.19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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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문 때 꼭 한인회 찾는 정성이 필요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총영사가 오면 시장도 따라와요”
재중국한국인회 총회에서 만난 지역한인회장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시장이 따라오다니? 얘기인즉슨 한국의 총영사가 관할 지역을 방문하면 현지 시정부의 대표가 나와서 총영사를 맞는다는 말이다.

중국은 관료의 힘이 센 곳이다. 담당분야의 관료가 도와주겠다고 마음 먹으면 안될 일도 이뤄지는 곳이다. 이 때문에 관료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그게 바로 꽌시로 불리는 것이다. 특히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관료들과의 꽌시는 사업의 흥망과도 관련이 있다.  외국인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인들에게도 이같은 ‘꽌시’의 인연은 예외가 아니다.

‘산은 높고 황제는 멀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현지에서의 꽌시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중앙정부의 고관대작을 아무리 잘 안다 하더라도 현지의 지방관리들에게 밉보여서는 잘 살아남기 어렵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방관리들은 지방에서는 ‘이바소우(一把手)’로 불린다. 모든 게 한 손에 들어있는 최고권력자라는 말이다. 이들과 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이 서로 만나는 것이다. 만나다 보면 아는 낯이 되고, 어려움도 토로하면서 정(情)도 들면서 친해지게 된다.

하지만 현지의 한인들이 현지 최고권력자를 만나는게 쉽지 않다. 외국인이라고 해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암참(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이라고 해도 한국의 대통령을 만나기가 쉽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을 만날 때 암참회장을 동반하면 자리가 만들어진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월 중동순방 중 카타르를 방문했을 때도 그랬다. 카타르 국왕이 개최한 만찬 때 카타르한인회장과 상공인들을 대동해 참여했던 것이다. 이 자리에 참여했던 이말재 카타르 한인회장은 카타르 국왕과 한인사회에 대해 결코 짧지 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카타르 국왕은 교민 자녀들을 위한 한국학교 건립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교민사회가 카타르 국왕에게 깊은 인상으로 각인되는 계기가 됐을 거라는 얘기였다.

이와 같은 일을 현지의 총영사도 할 수 있다. 관할지역을 돌면서 지역의 최고관리들을 만날 때 교민사회 인사들을 동행하면 되는 것이다.

“총영사가 우리 지역을 방문하고도 한인회한테 연락도 안했어요. 그래서 1년 정도 냉랭하게 지낸 적도 있어요”
중국 지역한인회장의 말이다. 그는 이때문에 한인사회가 총영사한테 삐쳐서 한동안 총영사와 내왕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총영사관이 뭐를 알아봐달라, 뭐를 해달라 요청은 한인회에 해오면서도 정작 방문할 때는 한인회를 배제해버려서 대화거부로 반격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있어서는 영사관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 그런 내용이 언론에 노출이라도 되면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될 뿐이다. 또 한인사회에도 도움이 안된다.

중요한 것은 총영사가 이런 일을 앞서 헤아리는 것이다. 총영사는 여러 공관을 돈 캐리어가 있다. 어떻게 하면 교민사회를 도울 수 있는지 모를래야 모를 수 없다. 아는대로 하면 된다. 총영사가 현지 정부관리들을 만날 때 교민사회를 좀 챙겨주면 된다. 그게 김성환 외교부장관이 말한 '국익우선'이요, 해외 한국인들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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