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관객과 하나 된 열정의 무대, 나도 오페라 가수다
[칼럼] 관객과 하나 된 열정의 무대, 나도 오페라 가수다
  • 탁계석<예술비평가회장>
  • 승인 2012.03.28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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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인씨엠 오페라단(단장 노희섭)에 의해 4회에 걸쳐 진행된 ‘나도 오페라 가수다’는 동호인 시대의 새로운 서막을 여는 아마추어 성악인들의 페스티벌이었다. (대구 영남천마아트센터 13일, 세종문화회관 M 씨어트극장 23일, 24일)

그동안 본격적인 무대 진출을 하지 못하고 기존 성악 무대에 한, 두 사람이 캐스트로 참여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정식 오페라 무대를 향한 프로젝트로 진행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아마추어 성악인들 가운데서 내노라하는 실력자들이 대거 몰렸고 이를 계기로 동호인 성악이 크게 활성화를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아마추어가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은 서양음악이 도입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어서 반신반의 했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예선을 거친 성악가들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그 첫 번째 꿈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설 오페라에도 자신감이 넘쳐났다.

모두 60 명에 이르는 동호인 성악가와 전공은 했지만 한 번도 오페라 무대에서 서지 못한 이들의 무대의 설레임은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

무대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각자 직업이 다른 출연진들의 면면이 감동을 연출했다. 특히 원로 성악가 김신환 테너와 83세의 최석순 소프라노는 이번 ‘나도 오페라 가수다’의 하이라이트였다.

최석순 여사는 “친구들은 치매에 걸리거나 다리가 아파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병 없이 이렇게 건강하게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며 늘 가슴에 품던 노래의 꿈을 풀어준 인씨엠 오페라단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피력 했다.

최근 발족한 대한민국 동호인성악협회 윤정국 회장도 “앞으로 이런 무대를 전국의 공연장과 연계해 노래 부르기 운동을 국민운동으로 발전시킨다면 우울증에 시달리는 분들에게는 노래가 치유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회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이런 프로그램에 건강보험사나 보건복지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태 베이스는 회원들이 “청소년 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기꺼이 문화 봉사를 할 것“이라했고 영등포구민회관 최소정 팀장은 “ 이렇게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 구민화관 등에서 많이 공연되면 시민 풀뿌리 문화가 정착될 것 같다며 환영한다”고 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공연은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회회관 등 특정 공간에 너무 치중되어 있어 지역 소극장 가동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아마추어와 전공 성악가들이 함께 좋은 문화를 가꾸어가야 할 것이다. 때마침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 백화점 등에서 가곡 교실이나 오페라 교실 회원들이 동참할 분위기여서 노래 운동은 새바람을 몰고 올 것 같았다.

최석순 소프라노를 지도한 예인교수앙상블의 박윤희 단장은 “지하 노래방 가수들이 가곡을 배우는 쪽으로 급선회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이 노래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신 외신을 타고 들려오는 한국 성악가들의 콩쿠르 입상 소식은 머지않아 아마추어가 오페라 무대에 섬으로써 우리가 성악 강국임을 세계에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전 출연진이 객석으로 내려와 ‘축배의 노래’를 부르며 관객과 하나 된 이번 무대는 그동안 출연자 중심의 무대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문화로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듯 했다. 로비에서는 친지들의 축하 꽃다발과 환호성, 기념 촬영으로 그 어느 때 보다 북적거려 동호인 성악 페스티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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