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영석 신주쿠민단단장
[인터뷰] 오영석 신주쿠민단단장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04.20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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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커머로 첫 민단단장 맡아.... 처가방으로 입지전 써

동경 마루노우치선 요츠야산초메에서 한국문화원 가는 길에 김치박물관이 있다. 서너평 될까말까 한 크기에 벽 한켠으로 김치독들이 전시돼 있고, 가운데 탁자가 놓인 미니박물관이다. 처가방 ‘그룹’ 탄생지이자 본부가 있는 건물이다. 1층은 김치박물관, 2층과 3층은 음식점이다.

신주쿠민단단장으로 일하고 있는 오영석 처가방 대표를 만난 것은 오후 4시경 김치박물관에서였다.
“93년 이곳에서 식품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자그만 반찬가게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김치가 차별을 받았습니다. 백화점 식품코너에 김치를 진열하면 옆에 있는 만두집에서 만두에 김치냄새가 밴다고 불평했어요” 오단장이 사업초창기를 설명한다.

“하루는 백화점에서 연락이 왔어요. 김치가 썩었다는 거예요” 어떻게 김치가 썩었는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답답함을 호소하기 전에 스스로 속이 상했다고 한다.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우리 음식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게 뒤를 넓혀서 김치박물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1996년 10월26일이었다.

“김치박물관이 생겼다고 언론에 보도가 되니까 멀리서 견학하겠다고 연락이 와요. 소학교 학생들을 데리고 갈텐테 몇시간을 볼 수 있냐고요”

가게 옆에 소방서 있으니까 거기도 둘러 보고, 박물관도 보면 두시간은 된다고 해서 박물관 참관객들을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 김치박물관을 둘러보고 나가면서 입장권 어디서 사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어요. 다른데 본관이 있는 줄 알고 말이지요”

오단장이 껄껄 웃는다. 웃지못할 에피소드다. 이렇게 시작한 식품사업이 지금은 처가방 음식점 24개소, 백화점 입점 식품점 17개소로 늘었다. 오는 5월22일에 오픈하는 동경의 새로운 명물 스카이트리 타워에도 처가방이 입점했다.

오단장은 식품사업으로 성공했으나 전공은 패션이다. 1984년 일본으로 건너와 문화복장학원을 졸업한 그는 게이오백화점 숙녀복 상품기획 담당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유학생 현지취업 1진으로 대통령 하사품도 받았다. 일본 전체를 통틀어 연간 30명의 한국유학생이 취업할 때였다.

이신우 동경컬렉션 등을 성공적으로 치른 그는 1995년 패션컨설팅사를 시작한다. 일본열도에 코리아패션 드림을 일으키겠다는 그의 야심찬 꿈은 IMF로 물거품이 됐다.

“SBS의 ‘개천에 용났다’ 프로그램에 나간 후 모교에 장학금을 냈어요. 공부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학생들한테 주라고 했어요”
그후 장학금을 받은 학생한테서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교장선생님한테 불려갔어요. 또 꾸중 듣는가 했는데, 장학금을 주더군요. 과거 너 같았던 선배가 있어서 주는 거라고 했습니다. 부모 없이 고모 밑에서 있는데, 고모가 너무 좋아했어요. 이제 고모가 기뻐하도록 열심히 살 게요”
오단장의 소개다. ‘꼬마악당’의 개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2009년 3년 임기의 신주쿠민단단장을 맡았습니다. 뉴커머로서는 처음이었지요. 민단과 뉴커머의 가교역할을 하자고 맡았던 것입니다”
그는 민단이 일본 한인사회를 지켜온 근간이라면서 수선대후(守先待後)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배의 업적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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