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근희 한국광장 대표
[인터뷰] 김근희 한국광장 대표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2.04.20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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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의 화장기법도 한국적인 것이지요"

‘신오쿠보 한류맵’이라는 팜플렛을 주워든 것은 쇼쿠안도오리의 ‘한국광장’ 맞은편에서였다. 펼치면 신주쿠의 한류거리가 지도와 함께 일본어로 표시돼 있다.

쇼쿠안도오리와 오쿠보도오리를 잇는 좁은 골목들이 가게들과 함께 한눈에 들어온다. 한류타운의 ‘터줏대감’으로 통하는 김근희 사장이 만든 것이다.

김근희 사장을 만난 것은 오전 9시반. 한국광장 맞은편의 코리아플라자에서였다. 한국광장과 코리아플라자 모두 김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공부하러 왔다가 김치 장사로 바꿨습니다”
그는 86년 일본 통산성 출연 연구소에 객원연구원으로 도일했다. 이어 히토츠바시대학에서 사회정책사로 석사 박사과정을 다녔다.

“일본의 조선 식민정책을 연구했어요. 조선신궁과 부여신궁을 중심으로 한 신사정책에 집중했습니다”
그의 ‘반골’기질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일본은 승승장구했습니다. 일본의 경제는 곧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언론들은 보도했어요. 한국과 홍콩 대만 등 아시아의 작은 네마리용이 등장하면서 일본 식민지지배의 긍정적인 효과도 논의되기 시작했을 때입니다”

이 같은 논리는 이해는 되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일본내에서도 한국이 그대로 비치는 곳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시작했다. 동화가 아닌 공존이었다.

“김치장사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이 그대로 비치는 한국의 창을 만들어보자고 했습니다”
그의 구상은 창(窓)-장(場, 마당)-항(港)으로 확장된다.한국이 비치는 창에서 장터가 만들어지고 교류가 이뤄지며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장의 차원이다.

이어 문화가 발산되는 기지로 되는 것이 항의 단계다.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고 다른 곳으로 전파되는 항구가 된다. 한국문화가 엔조이 되는 단계다.

그는 신주쿠에 그런 곳을 만들고자 시도했다. 1993년 쇼쿠안도오리에 수퍼마켓을 세웠다. 한국광장이 그것이다. 이어 책과 음악, DVD를 유통 서점도 만들었다. 코리아프라자다. 전통공예품도 들여놓아 뿌리를 알 수 있도록 했다.

고려박물관과 근현대사연구소인 아리랑센터도 유치했다. 김희로 등 차별에 반대한 재일교포를 도와 활동한 일본 시민단체들이었다.

“저는 이것을 성지 마케팅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대표성을 갖는 문화의 메카로 만드는 것이지요”
그는 신오쿠부 한류타운이 아직 새로운 문화를 생산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항의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다움이 뭐냐고 하면 우리는 김치나 불고기 김 등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의 젊은이들은 달라요. 카라의 화장기법, 소녀시대가 입은 옷이 한국적이라는 것이지요”

그의 얘기가 이어진다. 논리적이고 학구적이다. 뉴커머이면서도 한인사회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 그의 태도는 학자이자 연구자의 전력에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발 떨어진 상태에서 객관적으로 조명하려는 태도 말이다. 

그의 '강연'을 듣고 나오면서 한류타운을 한바퀴 돌았다. 최근 한국화장품 가게가 부쩍 늘어난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한국의 모습이 여기서 제대로 비치고 있는 것일까? 일본 한류팬들은 무엇을 느끼고 찾으려고 이곳에 붐비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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