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학생 리한웨이(21)는 수업 중 한자로 "부끄러워하다"는 뜻의 '참'자를 쓰려다가 당황했다.
글자 모양은 대략 기억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획이 떠오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휴대폰에 병음자모(중국어 음을 표기하는 데 사용하는 로마자)를 입력해 글자를 찾아야 했다.
AFP통신은 최근 리씨처럼 휴대폰과 컴퓨터 등 전자통신 매체에 익숙한 중국 젊은이들의 한자 실력이 날로 퇴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자 매체를 사용하는 젊은이들은 한 획씩 손으로 글을 쓰는 대신, 병음자모 타자법을 이용해 글자를 찾아쓰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참' 자는 병음자모 'can'을 입력한 후 해당 글자를 검색해 집어넣는 방식이다.
한자에 취약한 젊은이들이 많아지다 보니 최근 중국에서는 '티비왕쯔(提筆忘字·펜을 잡아도 글자가 생각나지 않는다)'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지난 4월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가 10대와 20대 젊은이 207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3%가 "한자를 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한자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일본 젊은이들도 비슷하다. AFP에 따르면 전자통신 매체에 익숙한 일본 젊은이들의 한자 읽기와 쓰기 실력은 크게 떨어졌다. 웬만한 표현은 일본 문자 '가나'로 통용되고, 성능이 좋은 기기는 한자 변환을 자동으로 해주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월드코리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