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활동가 재일교포 권 씨, 일본 당국 연행
미디어활동가 재일교포 권 씨, 일본 당국 연행
  • 이기백 특파원
  • 승인 2010.08.3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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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일본 이름 사용하게 했다” 일본당국과 소송 중

권 씨(가명)의 즉시석방을 요구하는 모임(Free K!)-탄압구원회 블로그(http://d.hatena.ne.jp/FreeK/) 갭쳐
일본 간사이 지역에서 미디어활동가로 이름을 알려온 재일교포 2세 권 모씨(가명)가 지난 22일 일본 경찰당국에 연행되고 가택수색까지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재일교포 2세인 권 씨는 그동안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일본의 ‘노숙인’, ‘철거촌’, ‘재일교포’ 문제 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왔다. 강제 연행된 권 씨는 현재 효고현 경찰 본부에 신병이 옮겨진 이후 접견금지가 내려져 있는 상황으로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당국은 권 씨가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23일 오오기마치 공원에 있는 카마가사키 패토롤회(노숙자 지원 단체)의 현지 본부와 인민신문사의 편집부도 가택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사카 지역 미디어 및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 따르면 일본당국은 시민사회단체 NDS(나카자키초 다큐멘터리 스페이스)에서 활동해온 권 씨를 ‘면상부실기재’와 ‘임대계약에 관한 유인사문서위조’를 혐의로 연행했다고 한다. 권 씨가 보증인으로 있는 NDS 단체 등록주소와 실 주소가 달랐다는 점과 사무실 임대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보증인 이름을 계속해서 사용해왔다는 것이 연행이유다.

그러나 오사카 미디어활동가들은 “이런 경미한 죄로 체포해 구류하는 것은 사회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위축시키기 위해 행해지는 수법”이라며 “이것은 명확하게 국가 권력의 남용이며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권 씨는 일본당국의 치부를 드러내는 다수의 다규멘터리를 제작해왔다.

권 씨는 그동안 오사카시에 의해 재일교포 일용직 노동자들에 대한 주민투표권이 효력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카마의 주민표를 반환하라>(2010)를 제작한 바 있다. 또한 오사카시의 노숙 천막촌 강제 추방과 관련해 <장거공원에 오와의 무대가 서있었다>(2008), 제주4·3항쟁, 2008년 촛불 관련 다수의 다큐들을 제작해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오사카시에 의해 철거당한 제주도 무속신앙을 계승해온 용왕궁의 모습을 기록 및 편집해왔다. 일본당국은 관련 영상을 모두 압수했다.

2010 현대판 창씨개명(?)…“현장에서 일본이름 쓰게 해”

오사카 미디어활동가들이 표적수사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또 있다. 권 씨는 지난 7월 일하는 현장에서 강제로 일본 이름을 사용하도록 한 것과 관련해 ‘대림조’(일용직으로 일했던 회사)와 일본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활동가들은 “일본이라는 국가가 식민지 지배 과정에서 우리 민족에게 창씨개명을 강요한 역사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권 씨가 진행하는 재판은 재일조선인 본명으로 생활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쟁취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도 일본에서는 재일 조선인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이 남아있다”면서 “현재 권 씨의 구금 기간이 장기화되면 9월 16일 진행된 공판에 소송 제기자가 없는 상태가 온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일본 내에서는 재일교포들이 일을 할 때 일본이름을 사용해야한다는 관행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전한 박도영 한국 미디어활동가는 “말도 안 되는 사유로 구금하고 있다”며 “압수수색해간 자료들 역시 반환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오사카 활동가들에 따르면 이미 오사카시는 권 씨를 비롯해 해당 지역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 및 한국의 미디어활동가들 사이에서 권 씨 석방을 요구하는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10남아공월드컵에 북한 대표팀으로 출전한 정대세 선수로 인해 재일교포들의 삶에 많은 관심이 쏟아진 바 있다. 또한 올해는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기도 했다. 종군위안부, 일본교과서, 강제징용 손해배상, 독도영유권 등 한일간 풀어야할 사안이 많은 상황에서 권 씨의 구금 문제가 어떻게 풀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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